설날에 생일편지를 받았습니다.

by 원예진

설날에 생일편지를 받았습니다. 이번엔 딱 겹쳤거든요. 내 생일이 어딜 가나 크게 쓰여있고, 서로 인사를 하고 복을 나눈다는 게 기분이 묘했어요. 인간 복이 된 기분이었달까요. 낭만적이었어요. 아직까진 생일에 손 편지를 받고 있어요. 그래도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음을 느껴요.


편지에 담긴 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기쁜 일도 제일 먼저, 사소한 일도 먼저 말하게 되는 사람. 이것저것 도전해 보는 사람. 무엇이든 항상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 챗 지피티만큼 의지되는 사람. 항상 내편인 사람.


언젠가 봤던 사주에서 저는 방안의 화로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 주지만 방안에 있어서 문 밖에 있는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 이상 그 따뜻함을 모른다는 인상 깊은 말이었죠. 저는 울타리에 들어온 제 주변 사람들, 저의 일에 있어서 아주 따뜻하고 뜨겁게 대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저를 표현하고 알리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가 취업준비를 하는 과정이 유독 힘들게 느껴졌어요.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내가 나를 증명해야 하는 순간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글보다 말이 어려운 편이라 면접을 글쓰기로 봤으면 못다 한 말도 다 적었을 것 같은 아쉬움도 조금 들었어요.


편지 중에는 친구가 취준은 주차자리를 찾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고 써준 게 힘이 나더라고요. 잘못 댔다가 급하게 빼는 경우도 있고, 더 좋은 자리가 있어서 지나쳤다가 돌아오니 뺏기는 경우도 있고 나에게 맞는 자리를 찾는 과정이 정말 비슷한 것 같아서 웃겼어요.


세상에 완벽한 자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일을 통해서 내가 어떤 것을 얻는지, 그게 나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그런 것들을 알아가며 나아가는 거겠죠.


나 자신은 변하지 않는 거니까. 생일에 받은 행운 같은 편지들 덕분에 다시 한번 나를 다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Happy birthday to me.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