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판단은 의심에서 시작된다

『Data-Driven UX : 데이터가 두려운 실무자를 위한 입문서

by 여섯
(https://www.beusable.net/ko/book) by FOUR GRIT



책을 통한 서비스 홍보라니..! 흥미롭다


이 책은 시작부터 한계점을 인정하고 들어간다.

자사에서 개발·운영 중인 뷰저블(Beusable)이라는 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출판사 역시 아직은 초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나 역시 툴을 만드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바탕으로 데이터 입문자에게

책을 통해 도구를 홍보/설명하겠다는 선택이 인상적이었다.




비즈니스 관점이란, 문제를 시각화하는 능력이다


디자이너가 비즈니스 관점에서 사고한다는 건

단순히 매출이나 지표를 해석하는 능력을 뜻하지 않는다.


더 단순하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풀지 디자인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래서 비즈니스는

디자이너에게도 하나의 분석 대상이 된다.

우리 서비스의 타깃은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가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를 주기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지금 사용자가 겪는 어려움은 정확히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그리고 그걸 디자인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는 과정이

‘비즈니스 관점에서 디자인한다’는 말의 실제 의미에 가깝다고 한다.




서비스 성장 단계마다, 봐야 할 데이터는 다르다


서비스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면

성장 단계마다 봐야 할 지점이 달라진다.


AARRR 프레임워크는

그 지점을 나눠서 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Acquisition: 사용자는 어떻게 우리를 알게 되었을까

Activation: 첫 경험에서 가치를 느끼는 순간은 어디일까

Retention: 왜 다시 돌아오는 걸까 (혹은 왜 안 돌아올까)

Referral: 어떤 맥락에서 추천이 일어날까

Revenue: 돈을 내는 행동은 언제 발생할까


초기 서비스를 다루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는 리텐션이었다.


리텐션은 꽤 솔직한 지표다.

사용자가 계속 돌아오지 않는다면,

아무리 유입을 늘려도 성장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리텐션이 낮을 때는

UI를 조금 더 다듬는 문제보다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와

MVP 경험 구조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에 가깝다.




데이터에서 중요한 건 ‘가설’이다


디자이너가 데이터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이 있다.


결과는 말하지만

그 앞의 가설은 설명하지 않는다.

“전환율이 올랐습니다.”
“체류 시간이 늘었습니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그 이전의 판단이다.


왜 이 구간에서 이탈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는가

어떤 가설을 세웠는가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확인했는가

그 결과 어떤 선택을 했는가


데이터는 결론이 아니다.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근거에 가깝다.


같은 데이터를 봐도

마케터는 퍼널과 유입 효율을 보고,

디자이너는 경험의 병목과 실패 지점을 본다.

(관점이 다를 뿐 누구의 데이터가 더 중요한 건 아니다)




데이터를 ‘쪼개서’ 이해하기


PV, UV, 전환율, 이탈률, 유입 경로, 세그먼트, 히트맵.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용어 자체보다는

전체 평균으로 보지 않는 태도다.

모바일과 데스크톱 사용자는 같은 행동을 하는가

신규 사용자와 재방문자는 무엇이 다른가

유입 경로에 따라 기대 행동은 달라지는가


이렇게 나누어 보지 않으면

'어디를 고쳐야 할지'에 대한 가설이 나오기 어렵다.


데이터가 어려운 이유는

통계와 평균의 함정이 때로는 현실을 가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잘하려면

데이터를 믿는 일이 아니라

의심을 더 정확하게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실험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다.


A/B 테스트는 흔히

더 좋은 안을 찾기 위한 실험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다르다.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을 줄이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실험에서는 결과만큼 조건이 정말 중요하다.

비교 대상은 충분히 유사한가

테스트 기간은 충분한가

외부 변수는 통제되고 있는가


실험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개선 전후 데이터를 비교하고,

히트맵이나 행동 변화로 해석을 보완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편 직후의 수치만 보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

사용자는 새로운 경험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디자이너와 데이터는... 친해져야 해...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만든 디자인이
서비스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드리븐 UX는

디자이너를 숫자에 묶어두기 위한 개념이 아니다.

디자인 판단에 대한 책임을 더 확장하기 위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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