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뒤에 숨은 ‘왜’를 끝까지 묻는 사람의 일

『데이터 삽질 끝에 UX가 보였다』Part 3~4

by 여섯
디자이너 관점 시장 조사, 248p



3–4장은 1–2장보다 훨씬 실무적이다.

좋은 질문을 어떻게 설계하는지,

설문과 인터뷰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예시와 케이스를 통해 요청 메시지까지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을 실무 초반에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처음 PM, 개발자분들께 데이터를 요청할 때

‘포트폴리오에 결과치를 넣고 싶다’는 마음만 앞서

맥락 없이 질문을 던졌던

부끄러운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디자이너가 데이터를 보는 이유


디자이너가 데이터를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책에서는 디자이너가 보고 싶은 데이터를

사람을 이해하는 순서로 정리한다.


이 사람은 누구인가

무엇을 이루고 싶어 하는가

그 목적을 이루었는가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디자이너의 일은 화면을 그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비스는 결국 사용될 때 의미가 생기고,

그 사용이 의도대로 작동했는지는

사용자 행동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아무리

“이 디자인이면 목표를 달성하기 쉬울 거야”라고 생각해도,

실제 반응을 보지 않으면

그 디자인이 좋은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데이터는

디자인의 결과를 판단하는 기준이자,

다음 질문을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디자이너의 시장조사는 ‘돈’이 아니라 ‘선택지’를 본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관점이다


UX 관점에서의 시장이란
사용자가 목적을 이루기까지 거치는 모든 선택지의 총합이다.


사업 전략이 시장의 ‘크기’와 ‘가능성’을 본다면,

디자이너는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선택 과정을 본다.


우리가 만든 프로덕트는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이렇게 물어가야 한다.


왜 이걸 선택했고

왜 저건 포기했고

왜 이건 계속 쓰고

왜 이건 한 번으로 끝났을까


우리는 종종 단일 화면에 갇히곤 하는데

사용자가 어떤 경로로 이 서비스까지 왔는지,

어떤 기대를 품고 있었는지,

어떤 맥락에서 만족하거나 이탈했는지를

읽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 요약, 인사이트를 구분하자


실무를 하다 보면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 게

생각인지, 요약인지, 인사이트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래서 디자이너에게 메타인지가 중요하다고 느낀다.

이 세 가지를 스스로 구분할 수 있느냐가

일의 깊이를 가르기 때문이다.


생각: 데이터 없이 자기 의견 위주로 해석한 것

요약: 수집한 데이터를 그대로 정리한 것

인사이트: 행동 뒤에 숨은 이유를 해석한 문장


인사이트는

사용자의 다양한 말과 행동 속에서

공통된 본질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결과다.

사용자의 ‘본심’을 대신 써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UX는 결국

이 인사이트 문장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

사용자는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그래서 이 사람은 진짜 무엇을 원하는 걸까?





결국,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일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회사 안에서 가장 숫자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숫자에 머무르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

(= 사용자에게 과몰입해야 하기에...)


표면적인 행동 아래에 숨은 이유를

끝까지 묻는 태도.

감각보다 근거로 말하려는 집요함.


그리고 그 모든 질문의 출발점은

사용자에 대한 관심과 공감이다.


데이터는 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더 나은 질문을 하기 위해 방향을 잡아가다 보면,

UX는 분명히 보이기 시작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이 일은,

숫자 뒤에 숨은 '왜'를 끝까지 추적하는 사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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