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운 당신은 지금,
종종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때 그 괴로움은 전생에 있었던 일 같고
지금 이 평화가 현생인 것 마냥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현생이 꿈이고, 전생이 현실이면 어떡하지
현생에서 깨어나 다시 전생으로 이동하면 어쩌나
그럼 난 다시 그 차갑고 적막한 호수에 발을 담근 채
고양이도 없고 당신도 없는 세상에 덩그러니 놓이게 될 텐데
짜도 짜도 물이 나오는 축축한 행주가 될 텐데
손 안의 평화가 모래알처럼 빠져나갈까 두려워
두 손을 꼬옥 쥐고 있다.
꼬옥 쥔 손으로 수평선을 바라보며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운 당신은 지금, 나는 지금,
어쩌면 아직은
살 만하다.
글, 그림 by 예주 (@yeju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