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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크레파스

무언가를 빌려준다는 건

by 김예람

어렸을 때 하늘색 크레파스를 빌려달란 친구에게 선뜻 내 크레파스를 빌려줬다.


얼마 뒤 돌아온 건

내 새끼손톱만큼 남은 끝이 거뭇거뭇해진 하늘색 크레파스.


그때 알았다.

무언가를 빌려준다는 건 내 것이 닳을 각오를 해야 하는구나.


마음껏 써도 괜찮으니,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으니

부디 소중히만 여겨 줘.


당신에게 닳고 닳은 마음을 건네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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