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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함성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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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May 30. 2023

작은 참새의 장밋빛 인생

후회의 의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 배우를 꼽으라면 알랭 들롱이겠지만 현시대에선 아마 마리옹 꼬띠아르일 것이다. ‘Midnight In Paris’에서의 사랑스러움, ‘Public Enemies’에서의 조니 뎁과의 잔잔한 사랑 등으로 인해 로맨스 전문 배우로 볼 수도 있겠지만, ‘La Vie En Rose’를 본다면 일반적인 배우가 아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La Vie En Rose, 장밋빛 인생이란 뜻이다. 마리옹 꼬띠아르에게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가져다준 영화이며 샹송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영화다. 그러나 영화의 제목이 장밋빛 인생이라 해서 영화의 내용이 전부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La Vie En Rose’는 원래 프랑스의 국민 가수이자 가슴 아픈 삶을 보낸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이며 위에 서술한 동명의 영화 역시 에디트 피아프의 일대기를 다룬 것이다.



 에디트 피아프는 전설로 남은 가수다. 하지만 전설로 남은 만큼 그의 일생은 비극에 가까웠다. 불우한 어린 시절, 매춘, 딸의 죽음, 연인의 죽음, 교통사고, 알코올과 약물 중독으로 설명되는 그녀의 인생은 단어를 나열하기만 해도 가슴이 아파온다. 그리고 이겨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 ‘Non, Je Ne Regrette Rien’는 그녀가 불행한 삶과 투쟁하여 결국엔 승리하리라 믿는 장밋빛 희망과 같은 곡이다.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감에, 삶과 기쁨들을 새로이 시작함을 기념하는 웅장한 행진곡과 같다. 크리스토퍼 놀란을 거장의 반열에 올린 영화 ‘Inception’에서 킥이란 방식으로 꿈에서 빠져나올 때 들리는 음악 또한 에디트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이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마리옹 꼬띠아르도 인셉션에 출연한다. 그것도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사랑했고 사랑하는 아내 역할로 말이다.




 프랑스의 영원한 작은 참새 에디트 피아프. 불행한 삶에 날개가 묶였던 에디트의 비극적 인생이 그저 잠깐의 꿈이었길 바라며 이제라도 자유롭게 노래하고 날개를 펼쳤으면 한다. 그녀의 음악을 듣는 모든 이가 후회로 가득한 과거를 생각하며 무너지는 게 아닌 지금의 현재를 살아가며 사랑을 꿈꾸고 장밋빛 인생을 누리길 원한다.


Edith Pi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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