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드립니다

세잔이 먹은 사과

 피카소는 폴 세잔을 두고 유일한 스승이자 모두에게 있어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 했다. 세잔의 그림에서 인상파, 입체파, 야수파의 화풍이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라 생각한다.

 이브의 사과와 뉴턴의 사과, 그리고 세잔의 사과. 세잔을 존경하던 모리스 드니의 말에서부터 정립된 세계 3대 사과는 실제로 각각 인류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캔버스가 평면이라 해서 인간이 사는 세상이 2차원인 것은 아니다. 폴 세잔은 원근법을 파괴함으로 미술의 지평을 새로이 열었고 관점의 중요성을 시각화한 최초의 화가이다. 하지만 폴 세잔이 처음부터 정물화, 그중에서도 사과만 그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초기작들을 보면 어두운 화풍의 작품도 많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그의 사과다. 세잔도 분명 본인의 초기작들을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그의 사과를 그려냈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는 그의 생각을 담은 그림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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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생각할 때 무언가가 떠오르는 것은 대표성을 지닌다는 뜻이다. 모든 인간이 그러하다. 나 또한 마찬가지. 그리고 누군가 나를 생각한다면 새로움을 함께 떠올려 준다면 좋겠다. 마치 세잔의 사과처럼.

Paul Céza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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