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대목이지만 찾아오는 이 없는 흙집, 어설프게 흰 페인트가 칠해진 엄니 바로 앞집은 정반대다.
목재로 지어졌으며, 넓은 잔디 마당엔 자식들 차로 가득이다. 같은 흰색 집이지만 우리 집과는 괴리감이 느껴지니 하필 왜 같은 흰색 집인지 원망스러울 때가 많았다.
아침 8시 반이다.
아침잠에 허덕이는 나는 10시에야 겨우 눈을 뜨는데,
오늘은 일찍 눈이 떠졌다. 윗집의 북적북적, 쿵쿵거리는 소리 때문이다. '꺌꺌' 웃는 소리, 물건 치우는 소리, 사람들의 발바닥 소리. 그 온기가 이 아래까지 다 내려온다.
신경 쓰지 않는 척하며 거실에서 잔잔한 음악에 맞춰 커피 한 잔 마신다. 자꾸 들리는 북적이는 온기에 헤드셋을 꺼내 귀를 틀어막는다. 그런들 새나오는 결핍은 안 막혀진다.
밖에 나가면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볼 정도로 닮은 구석 없는 모녀. 다들 안 닮았다며 놀란다.
그럴 때면 엄니는 "야는 지 아빠 닮았어요" 하신다.
아버지를 닮은 나는 그 소리가 싫지 않다.
우리 아버지는 인물이 훤하셨기 때문이다.
전혀 닮은 구석 없는 모녀가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쪽쪽 빨며 내 집 거실에 앉아 있다. 집안에 TV소리만 거실을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