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것은 나의 행색이 아니었다.
감추려 치장한들 숨길 수 없었던 것이다.
마음의 빈곤은 이리도 허술하게 낯짝에 다 드러난다.
결핍이라는 허름함을 숨기려 애지중지 노력했지만,
반짝임을 집어삼킨다고 해서
입안에서 광채가 퍼지는 것은 아니었다.
어설픈 상식을 머릿속에 붙잡아 두어도
무식함은 그대로였고,
집안에서 귀하게 사랑받은 척했던 연기는
도리어 안쓰러움만 더했다.
허름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까닭은
결국 결핍이 내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