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육체로 같은 정신으로 이 삶을 버티어도,
오늘 같은 날은 머릿속 벌레가 나의 정신을 갉아먹는 날이 있다.
지독한 고통에 몸부림치면 드디어 저 녀석이 찾아와 비웃는다.
그 악취 나는 비웃음은 빈방 안을 가득 채우고 침대는 끈끈이로 변해 발버둥칠수록 못 벗어나게 한다.
눈물로 얼룩진 오전은 그렇게 어둑한 새벽까지 이어진다.
사랑하는 이가 나를 껴안고 다독인다.
그 껴안음으로 어느 정도 진정을 되찾은 나에게 그가 조심스레 말을 이어간다.
“밝은 글을 써 봐, 어두운 글 말고...” 밝은 글이라?
아, 저기 노란 진달래꽃 어여뻐라 하며 시를 써 볼까? 아니면 저 구름은 해피를 닮았고, 저기 저 구름은 사랑을 닮았고, 이런 걸 쓰면 되는 걸까?
사랑하는 그의 한마디가 ‘숙제’로 다가왔다.나도 어느 정도 그의 뜻을 알고 있다.
그는 그저 나의 ‘시선’,
즉 삶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누구보다 밝기를 소망하는 바람인 걸 알기에 마음은 아려오고
머리는 지끈 아파온다.
저 검은 덩어리가 나를 뭐라 비웃든 이겨내어 ‘한 걸음 나아가는’ 나의 모습을 원하는 그의 욕심은 오늘도 버거운 짐가방을 한가득 멘 거 같다.
그렇게 그는 내가 강해지길 바랐겠지.
커튼을 열고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듯 마음을 그렇게 정화시키기를 바랐을 거다.
그렇게 탁한 공기가 밖으로 흘러가듯 그 우울함도 흘러보내길 원하는 그 마음이 너무 묵직하여 가슴 아픈 말 이다.
그런데도 말이다...
밝은 글 하면 뇌에서 정지가 온다.
밝은 글이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