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가'가 아니다."

부러진 안경테와 조잡한 문장

by 노란빛방울

완벽해 보였다. 수정할 부분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이 정도 퇴고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함께 업로드할 사진도 정성스레 보정하여 '발행'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하루만 지나도 글의 허점과 빈 구멍이 보여 창피함이 올라온다. 나의 흠 중 가장 큰 흠이 '성급함'임을 또 잊은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글을 내려가며 퇴고한다. 수정한들 이미 지나간 글을 다시 봐줄 이는 드물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다시 고쳐 쓴다.


첫 번째 이유는 내가 나의 첫 번째 독자이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언젠가 누군가 이 글을 찾아 읽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세 번째는 그 뒤늦게 찾아온 손님에게 귀한 차 한 잔 대접하지는 못하더라도, 조금 더 생동감 있고 깊이 있는 글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는가.


좋아요 수와 상관없이 삭제할 글은 과감히 버렸다.

기교가 가득하고 허세가 섞인 문장도 미련 없이 구겨 휴지통에 던진다.


1월 30일부터 올렸던 글들을 찬찬히 살피며 전부 다듬는다.

수정하는 내내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지만, 이런 글에도 마음을 두고 가주신 손님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이 교차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의 열렬한 팬이자 사랑하는 배필이 종종 농담 섞인 말을 건넨다.

내 입에서 거친 표현이 나오면

"작가님, 그렇게 말하면 쓰나요?"라고.

나는 애써 내색하지 않았지만 '작가'라는 단어가 좋아 속으로 헤벌레 웃곤 했다. '그래, 내가 작가야!'라고 조용히 외치면서 말이다.


그런 내가 지금은 '나는 작가가 아니다'라고 역설적으로 굴고 있다.

지금의 내 모습은 그저 작가의 흉내만 어설프게 내는 인간이라 정의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작가의 태도'를 갖추지 못했으며, 그 태도가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함부로 발행 버튼을 누르는 성급함과 퇴고의 고통을 모르는 자가 어찌 감히 작가라 할 수 있겠는가.


간호학과 성인 학습자들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던 중,

한 분이 나를 보고 문학소녀 같다고 했다.

책 읽는 모습도 몇 번 보았다며 "책 좋아하시죠?"라고 물었다. 그저 가벼운 친밀감을 쌓기 위한 질문임을 알면서도, 나의 뇌는 쓸데없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상에 아직 못 읽어본 책이 너무도 많으니 함부로

"네! 독서가 취미예요"라고 대답하지 말라는 경고가 울렸다.

입이 떨어지지 않아 눈만 껌벅거리는 사이, 화제는 이미 다른 주제로 넘어가고 있었다.


작가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사실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때 그 상황처럼 오늘도 나는 묵언수행을 한다.

진정으로 모르기 때문이다...




기억 속 1월 30일 그날을 떠올러본다.

그날은 모든 장면들이 완벽하게 느껴졌었다.


커피 쿠폰을 쓰러 카페에 들렀던 날이다.

카운터 앞에서 여사님 두 분이 주문에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크림 들어가고 달달한 거 없으요?"라 묻자, 당황한 아르바이트생은 "그럼 라떼에 설탕 시럽 두 번 넣어드릴까요?"라고 제안했다. 여사님들은 이 곤혹스러운 상황을 빨리 마치고 싶어

"에이, 그러소. 뭘 알아야지"라며 대화를 끝내려 하셨다.

그 상황에서 풍기는 사람 냄새가 좋아 결국 오지랖을 부리고 말았다.


"믹스커피처럼 달달한 거 찾으시는 거죠?" 하니 "그래요! 아가씨가 잘 아네!"라며 두 분의 눈이 구세주를 만난 듯 반짝였다. "그럼 바닐라 라떼를 조금 더 달게 주문하면 맛있어요"라고 말씀드리자,

곧장 "들었지요? 그걸로 두 잔 주쇼!" 하며 가방에서 지갑을 찾으셨다. 아르바이트생도 나를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 미소가 노란 프리지아 꽃처럼 예뻤고, 쑥스러워하던 여사님들의 모습에서는 따뜻한 인간미가 깊이 느껴졌다.


카페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그라인더에서 원두 가루가 나오는 기계음, 아르바이트생들의 싱그러운 웃음소리.


또 주변을 둘러보니 내 또래의 남성들은 거친 언어로 주식과 코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건너편 남자는 깔끔한 분위기로 사과한입 베어 문 그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 대비되는 장면들마저 완벽해 보였다.


그때 휴대폰 진동과 함께 브런치 앱 알림이 떴다.

'작가 신청 결과인가?' 싶어 눌러보았다.

합격이 고시보다 어렵다는 말을 들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화면에는 나를 환영하는 메시지가 띄워져 있었다.


나의 흠 중 고질적인 흠이 바로 '성급함'이기에 바로 사랑하는 이에게 전화를 걸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쏟아냈다. "나 작가 됐어! 아아아악!"


그리고 지금, 나는 부러진 테를 본드로 겨우 붙인 조잡한 안경을 쓰고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다.

그때의 환희는 사라진 채,

부러진 안경테처럼 조잡한 문장들만 남겨진 글을 다시 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