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름이지만, 사실은 네 발 달린 사고뭉치 녀석
오늘도 그 이름이 울러퍼진다.
"오태식! 야이 씨!" 안마의자를 망가트린 것 이다.
신랑이 씅을내도 눈치살살보다가 다시 뻔뻔하게 신랑 품에 여우 처럼 파고든다.
그럼 신랑은 백기를 든다.
이 사고뭉치 녀석이 어떻게 가족이 되었나면...
1. 어느 선선한 밤의 일탈
한날 선선한 밤이었다. 해피와 행복이를 앞장세우고
엄니와 신랑이 두 손을 잡고 함께 논길을 걸었다.
(나보다 더 사이가 좋다.)
해피와 행복이는 그 논길을 자유롭게 뛰어다녔다. 행복이는 뛰어다니다가도 우리 옆에 잘 붙어 다니는 성격이지만, 해피는 영리해서 그런지 좀처럼 고개를 들지 않고 코를 바닥에 박은 채 냄새만 맡고 다녔다.
자기 세상에 갇히면 불러도 오지 않다가도, 우리가 멀어졌다 싶으면 저 멀리서 가만히 기다려 주는 똑똑한 친구였다.
그날은 해피가 어디론가 급히 도망치듯 뛰어가길래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러다 다시 돌아와 밤길 수호자처럼 서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신랑과 엄니는 느낌이 이상하다며 해피를 찾아다녔다. 나는 두 사람이 유별나다고 느끼며 혼자 산책을 이어갔다.
이때까지 봐왔으면서도 저리 파악이 안 되나? 싶었다. 하지만 내 촉이 엄청나게 구리다는 걸 그날 알았다...
이 녀석이 연애를 하고 온 것이었다!
2. 다섯 생명의 탄생과 육아의 현실
한 달이 지나자 해피는 만삭이 되었다.
못난 나는 그런 해피를 원망하기도 했다.
더 이상 늘어나면 곤란하니 제발 세 마리만 낳으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해피는 다섯 마리를 안겨주었다.
내가 태어난 새끼를 바로 만져도 이 녀석은 으르렁거리지 않았다. 눈물이 쏟아졌다. 나보다 일찍 엄마가 된 이 녀석에게 존경심을 느꼈고, 생명의 탄생에 울컥함이 터졌다. 연신 핥아대며 뒤처리를 하는 그 모성애에 감탄하며 낮은 자세로 배우게 되었다.
그 후 3개월은 곤욕이었다. 이유식도 챙겨야 했고, 약해진 해피도 정성으로 돌봐야 했다. 강제로 육아를 떠맡게 된 것이다.
얼마나 울어대는지 그 소음에 정신이 나갈 정도였다. 아랫집에서 올라와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고, 냄새 또한 고약했다.
3. 운명처럼 남은 막내 '오태식'
겨우 네 마리는 분양에 성공했지만, 남은 한 마리는 계속해서 실패했다. 문의도 이상한 사람들에게만 왔다.
이 녀석은 다섯 마리 중 제일 시끄러운 말썽쟁이였다.
고집도 세고, 다른 형제들이 내 발가락을 핥아줄 때
이 녀석은 내 발가락을 물어버리는 녀석이다.
'별나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놈이었다.
결국 신랑과 나는 정이들어 버린 이 녀석을 가족으로 맞이 하기로 하였다.
신랑은 태식이를 유독 아끼는 편이다.
내가 해피에게 마음이 가는 것처럼, 신랑은 손바닥보다 작을 때부터 봐온 저 녀석이 더 귀했을 것이다.
신랑은 이 녀석의 이름을 직접 지어주고 싶어 했고, 군청에 가서 등록한 이름은 '오태식'이었다.
지금 태식이는 개그맨이 따로 없다. 식탐쟁이이면서 애교는 단연 최고다. 우리 품에 파고들며 온갖 아양을 다 떤다.
해피는 점잖고 무뚝뚝한 면이 있는데, 이 녀석은 수컷인데도 무척 귀엽게 군다. 보들보들한 털을 만지고 있으면 정말 귀여워 죽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어제보다 오늘이 더,
오늘보다 내일이 더,
편안하시길 두 손 모아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