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겸손함은 묵언.

by 노란빛방울

문학 교수님은 부족한 나의 독후감에 무엇이 좋다고 가산점을 주셨을까?

다시 꺼내어 본 독후감은 폭소가 터질 정도로 엉망인 글이었다.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아니, 하다 하다 나까지 못 읽을 정도로 심한 악필이었다.

그걸 읽으니 든 생각, 아... 이 교수님은 나에게 이제서야 '겸손함'을 가르쳐 주시는구나...


초등학교 때부터 받은 상이라곤 '글'과 관련된 상뿐이다.

국어 선생님이 나의 글에는 '원석'이 있다 하셨다.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를 와서도

흘러가는 그 '글'과 관련된 칭찬 한마디를 고이 못 보내고 품에 끌어안고 살았다.

그거라도 품지 않으면 나는 정말 하등한 인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그런 내가 브런치 '작가'까지 됐으니 기고만장함은 하늘을 뚫었다.


하루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학점 4.0 받은 것을 자랑했다.

인정받고 싶었다.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 아니라는 걸... 그 작은 대학에서 받은 성적에 좋다고 말이다.


초역된 부처님의 글은 그런 나를 꿰뚫어 보듯 한 줄 한 줄 '교만함'에 채찍질을 때린다.

삶의 깊이를 아는 자들의 책들은 무게가 너무 무거워 일어서지를 못하게 한다.


이 정도 회초리에도 아프다, 무거워 일어서지 못한다 할 거면서 어찌 그리 경거망동하게 구느냐며 잔소리가 들린다.


진정한 삶은 과시가 아니었으며,

진정한 겸손은 묵언이었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아도 각자 분야에서 모두가 전문가이다.


내가 못하는 것을 모두가 하고 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쥐고 있어도 그들은 자랑하지 않는다.


오늘도 말의 무거움을 한 수 배우고 간다.

과거의 나의 모습은 반면고사가 되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