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잃은 우편함이 뱉어내지 못한 고지서 뭉치,
부재의 시간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이 집에는 앵두 할매, 저 집에는 무서운 개 두 마리.
어릴 때 보았던 장면을 마당의 풀 더미가 가려버린다.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하며 삭아가는 집들에
안쓰러운 사연이 울려 퍼진다.
대문은 제 역할이 사라지자, 녹슨 채 무너져 죽어간다.
그 빈 거리를 걸어본다.
낡아져가는 그리움이 나의 마음과 시선에 겹겹히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