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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Apr 04. 2022

지금이 바로 20공 바인더를 시작할 때

잘하지 말고 즐겁게 하자

잘하지 말고 즐겁게 하자.    


친구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다가 잠시 쉬자며 벤치에 앉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통기타 이야기로 넘어갔죠. 저는 그때 통기타를 배우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 수준에서 더 이상 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통기타를 치는 것이 재미있어서 꾸준히 통기타를 배우러 다녔습니다. 그때 친구가 “나도 통기타 잘 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놀라서 물었습니다. “응? 너도 통기타 쳤었어?”라고 물었더니 친구가 “아니. 근데 잘 치고 싶어.”라고 이야기했어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잘 치고 싶다는 꿈 먼저 꾼다며 어이없다는 듯 함께 웃었습니다. 이때 친구와 나눴던 이 이야기가 꽤 오래 저에게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의식하지 않았을 뿐 이런 말을 꽤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잘하고 싶다.” 거나 “못해”라는 말. 어떤 행동을 함에 있어 ‘잘’과 ‘못’으로 나눠지죠.

저는 취미로 탱고를 배우고 있습니다. 내 몸으로 음악을 표현한다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이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면 열에 아홉은 “나 춤 못 춰”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한 번도 탱고를 잘 춰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춤을 못 추니까 시작을 못 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못 추면 어떤가요. 탱고 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취미로 즐기는 활동인데 못하면 못 하는 대로 즐거우면 되는 것 아닐까요? 차라리 “재미없을 것 같아”라는 거절이 더 와닿습니다. 하지만 한 명도 이렇게 이야기한 사람은 없었어요.     

“나 박치야.” 

“나는 춤은 소질이 없어.” 

“나는 춤 안 춰봤어.”라는 거절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 상 춤을 배워본 사람이 얼마나 있고 춤을 춰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한국의 일반적인 교육시스템을 거쳐 왔다면 춤을 춰 본 적 없을 테고 춰 본 적이 없으니 춤을 잘 추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선은 못할 것이라 지레짐작합니다. 또 못하면 어떤가요. 잘해야만 취미를 가질 수 있다고 누가 그랬나요. 말 그대도 취미활동이니 재미있으면 그만 아닐까요.

왜 우리는 무엇을 하기 전부터 잘하고 싶어 하고, 잘하지 못할까 봐 시작하지 않는 걸까요. 탱고를 권하는 나에게 “그거 재미있어?”라고 먼저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왜 우리는 즐거움보다 먼저 잘할 수 있을까를 떠올리게 되었을까요. 그냥 즐기면 됩니다. 즐기다 보면 저절로 숙달되고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올라갈 수 있게 됩니다.


제가 탱고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합니다. 궁금증에 한 번 가봤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처음 추는 춤이다 보니 얼마나 어색하고 삐걱거렸겠어요. 하지만 저는 춤을 추는 내내 너무 즐거웠고 저도 모르게 까르르 까르르 계속 웃고 있었죠. 그래서 덜컥 2달 과정 왕초보 수업에 등록했습니다. 내가 과연 이 춤을 잘 출까를 고민하지 않았어요. 즐거웠으니까. 이 즐거움을 내 삶으로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저는 사람들에게 탱고를 가르칠 정도의 실력이 되었습니다. 즐거우니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잘하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 아닐까요?     


제가 20공 바인더를 쓰는 것을 늘 신기해하고 궁금해 하기에 한 번 써볼래?라고 권하면 “나는 꼼꼼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그런 거 못해.”라는 답이 날아옵니다.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일단 시작하세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든 환경과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졌을 때 시작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계획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이번 주에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안 되고, 다음 주에는 회식이 있고, 하나씩 따지다 보면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하는 날짜는 결코 오지 않습니다. 마음먹었다면 그때 바로 시작해야 하죠. 그때 주어진 상황에서 일단 시작하고 시작하고 나서 하나씩 수정해가고 맞춰나가면 됩니다.     


20공 바인더를 쓰고 싶다, 내 삶의 여유를 찾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든다면 지금이 바로 20공 바인더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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