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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Jan 28. 2022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참 어려운 질문이죠. 막연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럼 조금 쉽게 객관식으로 다시 질문할게요. 


A의 삶은 매일 운동을 하고 산책을 하며 매년 60번 정도의 공연을 관람합니다. 8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을 유지하며 지인들에게 편지를 쓰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시간을 보내죠. 한 마디로 아주 여유로운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B의 삶은 70권의 학술 저서를 내고 단행본 100권 분량의 연구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한 해 1만 3000마리의 곤충 표본을 만드는 등 일에서 굉장한 성공을 거둔 삶을 살고 있죠. 

    

자.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A와 같이 여유로운 삶? 아니면 B와 같이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성공한 삶?     


재미있게도 이 두 가지 선택지 앞에서 연령대별로 다른 대답이 나옵니다. 삼육병원에서 40~60대분들을 대상으로 이 질문을 던졌을 때는 A의 삶을 살고 싶다는 대답이 많이 나왔어요. 이미 충분히 많은 일을 하셨던 분들이다 보니 이제는 여유롭고 싶다. 는 마음의 표현 같았습니다.  중앙대학교에서 2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질문을 던졌을 때는 B의 삶을 살고 싶다는 대답의 비중이 좀 더 컸습니다. 혈기 왕성하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살고 싶어 하는 대학생들의 열의가 느껴졌죠.     


이때 씩 웃으며 이렇게 질문을 덧붙입니다. 

“이 두 가지를 다 원하지는 않나요?”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습니다.

“아. 그래도 되나요? 그럼 당연히 그러고 싶죠.”라며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며 저에게 눈으로 레이저를 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할 수만 있다면 이 두 가지의 삶을 모두 원하죠. 여유로운 삶과 일에서 많은 성공을 이룬 삶. 물론 여기서의 일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이 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고민하고 신중히 하나를 골라서 대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마음속으로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는 한계를 정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이 두 가지가 공존되기 어렵다는 것을 현실에서 느꼈기 때문이겠죠.


제가 학교에서 처음 들었던 이야기도 비슷했습니다. 여자가 교장 선생님까지 승진하기 위해서는 가정을 많이 포기해야 한다고요. 배우자가 가정 일을 많이 도와주고 이해해줘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이죠. 비단 학교만이 아닙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높은 곳까지 올라가려면, 또는 사업으로 성공하려면, 가정을 포기하거나 다른 무엇인가를 포기해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을 하면서 취미 생활을 유지한다? 퇴근하고 운동을 한다고? 일을 하면서 책을 쓴다고?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젓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 두 가지의 삶은 양립할 수 없을까요?

이렇게 불가능해 보이는 두 가지의 삶을 모두 누리며 산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 곤충학자 알렉산드로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세프예요. 시간관리를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 곤충학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이 두 가지의 삶을 살았습니다. 곤충학자로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면서 개인적으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여유시간을 누리며 살았습니다.     


이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니까 가능한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좀 더 가깝게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을 소개해보겠습니다. 그게 누구냐면, 바로 저예요.

     

현재 저는 10년 차 교사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자기 계발 모임, 바람꽃을 6년간 운영했습니다.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서는 다양한 강의 활동도 하고 있죠. 또 책을 1권 출판했고 매일 운동을 하고 독서를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취미는 탱고입니다. 주 1~2회 정도는 탱고를 하러 가서 즐겁게 춤을 춥니다.      


저의 삶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묻습니다.     

“잠은 주무세요?”

“그걸 대체 언제 다해요?”

“혼자 48시간 사는 사람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이런 책을 쓴다고 하면 ‘당신 같은 사람이?’라며 놀랄 사람이 수없이 많죠. 저는 정말 평범한 사람입니다.     


딱 하나 특별한 것이 있다면 바로 내 삶을 ‘관리하는 기술’이 있다는 것. 하지만 이 기술 역시 타고난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배우면 쓸 수 있는, 말 그대로 기술이죠. 저는 다행히도 그 기술을 배울 수 있었고 그렇게 내 삶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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