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를 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원하는 것이 저절로 끌려와 내 눈앞에 펼쳐진다.
학교에서 방송 업무를 맡게 되면서 외부 시험감독을 하게 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런데 이 외부 시험 감독은 학교 일정이 없는 주말에 해야 하는 일이라 주말 출근을 해야 했다요. 나는 주말에 여러 가지 해야 하는 일들이 꽤 있다 보니 외부 시험감독이 굉장히 부담되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외부시험 감독을 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이 말을 다시 긍정의 문장으로 바꿔보았다. “주말에 자유로운 내 시간을 원해!” 이렇게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나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할 수는 없는 걸까? 꼭 방송 담당인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일까?’
왜인지 그전까지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도 있다. 는 생각 자체를 아예 하지 못하고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깊게 가지고 있었는데 원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물어서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물어본다’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외부시험감독은 교사가 아닌 행정실에서 관리하는 일이고 학교에서는 선생님들과 행정실분들이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각자의 업무를 하기 때문에 행정실에 가서 이런 문의를 한다는 것도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물어볼까. 말까. 계속 고민을 하고 있던 어느 날, 복도를 걸어가는데 저기서 행정실 직원분이 걸어오고 있었다. 바로 내 쪽으로 똑바로. 사실 행동반경도 거의 겹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마주치는 일도 크게 없는 일인데 말이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우주님이 어서 행동으로 옮기라고 나에게 주는 힌트다!’ 내 쪽으로 마주 오시는 분에게 인사를 하며 여쭤봤다.
“외부시험감독은 꼭 제가 해야 하는 일인가요? 혹시 하고 싶어 하시는 다른 분이 계시면 그분이 할 수는 없나요?”라고 여쭤봤더니 “다른 분이 하셔도 괜찮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동안 고민했던 내가 너무 바보 같을 정도로 너무 간단한 해결책이 스르르 펼쳐진 것이다. 마침 얼마 전 만났던 다른 과학 선생님께서 제가 이런 고민을 얘기했을 때 “나는 외부 시험감독 하는 거 좋아요. 집에 있기보다 주말에 수당도 받고 좋던데.”라고 하셨던 말이 떠올랐다. 그 선생님께 여쩌봤더니 자신은 너무 좋다고 흔쾌히 수락을 하셨고 혼자 끙끙 앓고 고민하던 주말 출근이 사라지고, 주말 출근을 원하던 선생님께서 기쁘게 그 일을 맡게 되셨다.
아직도 생각하면 참 신기하다. 누군가는 ‘그게 뭐가? 별로 어려운 일 아니잖아.’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이 모든 게 참 어려웠다.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질문하는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황까지 만들어지고, 그리고 마침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분이 계셨던 것까지.
정말 나를 위해 판이 짜여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처럼 에너지 관리를 하게 되면 원하던 것들이 눈앞에서 저절로 움직여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내 삶이 수월해진다.
딱히 원하는 것이 없다고? 원하는 것이 없어도 에너지관리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모든 일이 수월하게 흘러감이 느껴진다.
나는 환기를 위해, 그리고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를 위해 베란다 창문을 항상 살짝 열어두고 출근한다. 그런데 어느 날은 왠지 모르게 문을 열고 싶지가 않았다. 그냥 정말 왠지 모르게 말이다. 그렇게 출근한 날 학교에 가서 오후 시간이 되니 밖에 비가 쏟아졌다. 창문을 열어두고 왔다면 집 안에 습기가 가득했을 테고 물이 튀어 들어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순간 “아. 그래서 오늘은 창문을 열기 싫었던 거구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갑자기 “어? 그 업무.. 언제 까지지? 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찾아보니 그 일이 바로 오늘까지가 기한이었다. 너무 다행스럽게도 그날 바로 업무를 마무리해서 늦지 않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이런 일들은 정말 수없이 많았다.
갑자기 ‘방송실을 점검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어 방송실을 점검해 보니 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왜 그러지? 하고 알아보니 얼마 전에 있던 소방 점검을 하면서 셔터가 내려왔고 그때 방송 관련 선이 잘려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수리를 받고 방송 시스템을 복구했다. 다행히 그 주에는 방송할 일이 없어서 충분히 수리받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만약 방송실 점검을 하지 않았다면 방송을 해야 할 때가 돼서야 뒤늦게 방송이 안 나온다는 것을 알고 굉장히 당황하고 업무에 차질이 생겼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런 모든 것들이 ‘갑자기’ 떠오르게 된다. ‘왠지’ 해야 할 것 같고, ‘왠지’ 그게 떠오르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것을 저는 ‘우주님’이 나에게 ‘힌트’를 주신 거야!라고 생각한다. (사이비 아님 ^^)
그리고 어김없이 그런 일들은 나에게 좋은 것을 알려주고 힘들게 하는 일들을 피해 갈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그런 신호를 받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날도 있었다.
4교시에 과학실에서 수업을 하고 점심시간 후 5교시에도 수업이 있어서 ‘문을 잠글까’ 하다가 그냥 닫아만 놓고 점심을 먹으러 다녀왔다. 과학실은 외진 곳에 있어 학생이 거의 다니지 않고 문을 닫으면 복도에서 볼 때 잠겨있는 것처럼 보인다. 누군가가 와서 일부러 문을 열지 않는 한은 말이다. 그렇게 점심을 먹은 시간은 20분 정도. '문을 잠글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시한 채 말이다. 그리고 그날 5교시에 수업을 하려고 와보니 누군가 과학실 의자에 껌을 붙여놓은 것을 확인했다. 몰래 과학실을 누가 들어왔던 것이다. 만약 내가 문을 잠갔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그 순간 ‘아. 아까 문을 잠글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 바로 나에게 알려주는 신호였구나.’를 깨닫고 아쉬워했다.
지하철에 서서 갈 때면 내 앞자리는 자꾸 자리가 생기고, 주차장에서도 좋은 주차 자리가 생길 때, 비가 오다가도 내가 지하철에서 내리면 비가 그치고 지하철을 타면 비가 오고,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내 삶을 수월하게 해주는,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그런 일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다 보니 내 삶이 수월해지고 사는 게 즐거워진다.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드는가? 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나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 말이지다.
이런 삶이 펼쳐진다면 어떨까? 행운의 여신을 곁에 두고 다니는 것처럼 어깨가 쫙 뼈지고 당당해지지 않을까? 모든 일에 열정적으로 집중하고 모든 일에 여유가 넘치며 마음이 편안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