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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llow bricks Apr 15. 2020

투표용지에 담긴 4년의 무게

투표용지 무게, 약 8g

며칠 전 라디오 방송에서 투표용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길어진 투표용지에 수검표를 해야하고 한 번 접던 것을 두 번 접어야 한다고. 방송을 듣던 중 처음엔 투표용지 제작에 얼마나 많은 종이를 쓸지 가늠했었다. 하지만 각 지역구 마다 후보수가 다르기 때문에 투표용지 길이를 정량화하기 어렵고, 같은 크기로 배포될 비례정당국회의원 투표용지(이후 '비례투표용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래서 시작된 포스팅이다.


투표용지를 영어로 'ballot' 또는 'voting card'라 한다. 그 중 'ballot'은 '공'을 의미하는 'ball'과 '넣다'의 어원 'lot'이 결합된 단어다. 'ballot'의 어원은 이탈리아의 방언 'ballotta(작은 공을 넣다)'에서 찾을 수 있다고하는데, 고대 그리스에서 재판할 때 찬성은 흰공을, 반대는 검은공을 상자에 넣은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총선 선거 이슈가 다르다. 코로나19 포함해 N번방 사건, 채널A 기자 사건까지 사회적으로  사건들이 얽혀있다. 이런 와중에 비례정당의 복잡한 선거 셈법으로 35 정당이 등록되어 비례투표용지 길이는 역대 선거  가장 길다.  길이가 무려 481mm. 웬만한 성인의 무릎 정도까지 올라오는 길이다. 20 총선이 335mm였던 점을 감안하면 투표용지로 사용되는 종이 양은 1.5  쓰인다. 게다가 이번 선거권은  18 이상으로 연령이 낮아졌으니 다른  보다 종이를  소비하게 된다. 종이는 선거권이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 이미 준비되어 있다. 다음 선거에 재활용하기도 어려우니 사용되지 않은 투표용지는 폐기될 것이다.



그럼 비례투표용지 무게는 얼마일까? 중앙선관위의 2016년 자료를 찾아보니 지난 총선의 종이 평량은 100gsm(Gram per Square Meter)였다. 이를 근거로 (올해도 크게 바뀌지 않을테니) 투표용지 가로 길이는 규격화된 100mm, 세로 길이 481mm를 가지고 계산하면 약 4.81g라는 것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이는 숟가락에 쌀밥 절반 정도 떴을 때 담기는 무게와 같다. 여기에 지역구 투표용지까지 더하면 대략 8g정도 될까?


이번 코로나를 겪으며 지난 정부가 같은 상황이면 어떻게 대처했을지... 생각하면 아찔하다. 가벼운 종이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4년의 무게를 결정짓는 중량이다. 부디 어느 수저로 밥을 떠먹던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고 평등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선거는 투표 전 앞뒷사람 거리 1m를 지켜야 하고, 마스크에 미끈한 비닐장갑 착용하고 긴 투표용지를 잡아야하니 꽤나 번잡할 것 같다. 불편하지만 미량의 무게에 최선을 다해 꼭 투표하길 바란다. 처음 선거권이 주어지는 고등학생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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