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일기
낭만일기 by 노랑돌고래 | 8. 이동이 주는 낭만
2024.12.05
'Movement that Inspire'
어느 자동차 기업의 슬로건이다. 난이도가 조금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대중에 노출되는 영어 문구는 진짜 진짜 쉬운 난이도로 개발되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아하는 문구다.
'이동'이라는 것이 단순히 물리적인 이동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영감을 주목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인류가 걸어온 길을 돌아봐도 로마제국과 칭기즈칸의 영역 확장도, 17세기 귀족들의 그랜드투어도, 미국 개척의 역사도 이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 기업은 자동차를 이동의 수단이 아닌 이동의 순간에도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그 슬로건을 내세웠던 것 같다.
나는 운동을 싫어하는데, 산책은 좋아한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날씨 좋은 날의 평지 산책을 좋아한다.
복잡한 일이 있을 때도, 싸움을 하고 난 후에도, 다 후려 패고 싶을 때도 산책을 하면 기분이 정리된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도 책상에서 끙끙 앓는 것보다 머릿속을 비우고 멍하니 배회하다가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도 있다.
그래서 명명했다. Walks that Inspire라고.
요즘 산책을 뜸하게 했다. 점심을 먹고 바로 나가야 하는데 뒷정리하고 나면 시간이 애매해서 앉아서 빈둥대며 소화 불량과 하지정맥류를 착실하게 키우고 있었다.
오늘은 타이밍이 좋아서 한 바퀴 돌았는데 마침 날씨까지 좋아서 산책의 기분 좋음을 다시 만끽할 수 있었다.
다시, 일상과 일상 사이, 기분과 기분 사이에서 산책을 통한 이동에서 낭만과 영감을 얻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