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일기
낭만일기 by 노랑돌고래 | 6. 오래된 노래의 낭만
2024.08.12
나이가 들면 듣던 노래만 듣는다고 한다.
에이~ 나는 최신 아이돌 노래도 많이 듣는데? 반박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재생목록의 80%는 20년도 지난 곡이다.
20년 전이 2004년이라구... 동방신기가 그때도 있었다구...
사실은 최신 아이돌 노래라고 하는 곡들도 1~2년은 된 노래들이다. 지금 인기가요에서 1위 하는 곡은 뭔지 모른다.
하지만 오래 들은 노래는 그만큼 나와 파장이 잘 맞다는 이야기니까 중요하다.
노래는 내 인생을 4D로 만들어주는 장치이다.
지긋지긋한 출근길에 Suddnely I See 들으면서 뉴욕 거주 보그 에디터 기분인 척하고.
솜처럼 지친 퇴근길에는 커피소년의 전화해 줄래 들으면서 감성에 젖어 버스 창밖을 구경한다.
몇 주 전 금요일에는 노엘 갤러거의 콘서트를 다녀왔다.
내가 제일 뚜렷하게 기억하는 오아시스의 활동기 D'you know what i mean? 시대로만 세어보아도 27년 전의 가수.
하지만 공연장에는 27살도 안 되어 보이는 어린 친구들이 가득했다. 작년 11월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도 매진이어서 놀랐는데, 이렇게 세대를 가리지 않고 오니까 그렇구나 싶었다. 오히려 그들의 젊음을 함께 했을, 나 보다 약간 윗세대는 플로어석에서 보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힘들겠지... 나도 작년에 지정석에서 플로어의 흥을 부러워하다가 이번에 내려와서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탈탈 털렸으니...
공연은 즐거웠다.
하지만 노엘의 곡과 오아시스의 곡을 할 때 호응도는 달랐다. 주변 관객들의 '역시 이거지'라는 반응을 보면 반가움 이상인 것 같았다.
나도 그랬다.
몸은 나이 들었지만, 기억은 생생하고, 마음은 라 큰 롤인 현재의 나를 순식간에 27년 전으로 보내주는 곡이 나오니 순간적으로 에너지가 꽉 차는 기분이 들었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는 신곡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것도 중요할 것 같지만
리스너로서는 언제 들어도 낡지 않은 생생한 음악으로 나에게 4D의 경험을 주는 것에 감사하고 싶다.
그나 우리보다 오랫동안 남아있을 live forever.
live forever는 내 최애 곡 중 하나인데 (매일 바뀜) 이번에는 간주 부분이 정말 좋았다.
말 그대로 'In the morning rain As it soaks you to the bone'처럼 느껴졌다.
또 고백
사실 27년 전에는 blur 팬이었는데 오히려 지금 더 많이 듣는 건 오아시스다.
미안합니다.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