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경력자의 성공적인 협업 준비 3단계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업무를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는 많지만, 정작 협업을 제대로 배우거나 잘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협업은 단순한 업무 스킬 이상의 복합적인 능력을 요구한다. 관계 형성, 전략 수립, 설득과 영업, 진행 관리, 피드백 등 여러 요소를 조화롭게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마다, 회사마다 문화와 방식이 다르기에 협업에는 일괄적인 정답이 없다.
그럼에도 협업은 조직 내 성공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핵심 역량이다. 나 역시 두 회사에서 근무하며, 일반 사원으로 시작해 최연소 신설 부서 리더로 발탁되었고, 해당 부서를 회사 내에서 영향력 있는 팀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협업 능력’이 있었다.
협업은 단순히 함께 일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고객과 조직 내부의 공감을 얻어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나는 설득과 영업을 공부하며 협업의 본질을 이해했는데, 그것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도 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나만의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몇편이 될지는 모르지만 협업의 기본적인 자세와 준비 과정을 넘어, 전략적으로 협업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하나씩 풀어보려한다.
협업을 할 때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준비 단계다. 내가 협업 미팅에서 자주 마주하는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을 소개하면 이렇다.
1. 아이디어 보따리
미팅 전에 사전 자료 공유 없이, 뇌피셜에 의존한 아이디어만 가득 들고 오는 유형이다. 데이터 기반의 논리보다는 감각적인 의견에 치우쳐 방향 설정이 어렵다.
2. 답정너
미팅 전에 주제와 자료를 공유하긴 하지만, 이미 답을 정해 놓고 그저 지시를 내리는 스타일이다. 협업보다는 독재에 가까워 상대방의 의견을 수렴할 여지가 없다.
3.투척러
문제를 던져 놓고 해결은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유형이다. "이 문제는 네가 알아서 해"라는 무책임한 태도로 협업 의욕을 꺾는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협업의 비효율을 야기한다. 방향 없이 시간을 소모하거나, 의견 충돌로 독재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며, 최악의 경우 책임 회피로 이어진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준비는 철저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협업의 필요성을 명확히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나는 CSI 전략을 활용한다.
먼저 해결하고자 하는 협업 과제를 구체화 해야한다. 과제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결국 산으로 간다. 협업 과제를 정의할 때,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고객은 외부 소비자뿐 아니라 내부 임직원, 즉 내부 고객도 포함된다. 협업 과제가 어떤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도출되었는지, 이를 해결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스스로 질문하기: “이 의견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까?”
명확한 문제 제시: 데이터나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설득력을 높인다.
협업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논리를 준비한다. 어떤 방법이 효과적이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역할 분담: 협업에서 누가 주도할 것인지, 각 팀의 역할은 무엇인지 정의한다.
유연한 태도: 초안을 준비하되, 50%의 여유를 남겨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한다.
스몰미팅 활용: 협업 요청 전에 간단한 논의를 통해 기초적인 방향을 설정한다.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를 두 가지로 나누어 제시한다. 상대를 설득할 때 가장 큰 공감과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회사 차원의 기대효과: 문제 해결로 조직이 얻는 이점, 고객의 만족도 상승, 업무 효율화 등.
각 부서의 기대효과: 해당 협업을 통해 각 부서가 얻게 될 구체적인 이점.
구체적인 숫자나 목표를 설정해 공감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때로는 정량화하기 어려운 분위기적 변화나 감각적 기대효과를 어필하는 것도 유용하다.
직전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가장 큰 협업 프로젝트 중 하나로, 6~7개 부서가 함께 참여한 업무 프로세스 개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는 회사 내 다양한 부서 간의 협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내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 사례로, 협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다.
협업의 첫 단계는 각 부서의 업무 로스와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각 부서의 사례별 업무 문제를 수집하고, 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이나 비효율적인 절차를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공유 과정에서 발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과 비용의 손실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했다. 이를 통해 개선의 필요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기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초안을 준비하고 단계별 개선안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각 부서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모의 실행 후 불편요소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단계를 추가하였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최초 방향으로 원상 복구까지 마무리 할 것을 표기 했다.
공감 기반 자료 준비: 각 부서가 겪고 있는 고충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그들의 주된 불만 요인을 구체적으로 작성했다. 이를 통해 "우리를 이해하고 있다"는 신뢰를 형성했다.
질문 리스트 활용: 각 부서에 협업의 필요성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 리스트를 준비했다. 예를 들면, "이 과정에서 시간을 줄이려면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할까요?"와 같은 질문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성과 강조: 개선으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결과를 제시했다. 효율 증가, 업무 스트레스 감소, 시간 절약 등 각 부서와 개인에게 실질적인 이점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한 것을 넘어, 각 부서가 협업을 통해 서로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번 글에서는 협업 준비 과정을 중심으로 다뤘다. 내가 현업에서 사용하던 방식을 글로 풀어내 이름을 붙이고, 이를 전략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즐겁다. 나만의 노하우가 단순한 경험을 넘어 하나의 체계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 준비 과정을 바탕으로 협업 미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법을 다룰 예정이다. 준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미팅 중 판을 엎어버리는 사람들과의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팅 스킬이야말로 협업의 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