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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Dec 22. 2021

네오, 트리니티 '또' 만나다.

Neo Meets Trinity


엄마 백내장 눈 수술 하는날. 코로나 시국에 보호자 1명 외엔 대기 출입금지라 이모님이 보호자로 동행 하시고 나는 시간이 4시간 가량 남아 매트릭스 개봉첫날 이라는 소식에 병원근처 극장으로 GoGo.. 상영시간도 정확하게 자투리 시간이랑 딱 맞다.



트릭스 3부작은 나의 인생 영화다. (30대 때는 매트릭스 따라 한다고 블랙 알마니와 뉴락 부츠 취향 가졌던적도 있다.) 역시나.. 나처럼 매트릭스 광빠들이 많아 코로나 시국임에도 좋은 자리는 전부 예매가 끝났고 아이맥스 맨 앞줄 가운데 자리 .. 매트릭스가 아니면 두시간 넘는 시간을 눈알 고문하며 그 자리에서 영화 볼일이 없다.



영화 감상평은 그렇다고 치고.. 완연한 중년끝에 있는 네오와 트리니티의 꿏튀는 사랑을 보는것이 세월 무상에 젖는다. 3부작 대미를 장식하며 멋지게 인류를 대신해 죽은 네오를 살려내긴 했는데 네오도 늙었고 트리니티도 늙었다. 그래도 이왕 살려낸김에 아직 폐기처분 될만큼은 아닌지라 몇번은 더 욹어 먹을수 있겠다. 


할아버지가 되서 지팡이 짚고서라도 싸워야 하는 람보와 고물이 되도 주인공 쫒아다니는 터미네이터 처럼.. 매트릭스의 네오와 트리니티도 조금씩 그런 전철을 밟아 가는듯.. 배우와 배역이 하나로 인식되는 영화들의 숙명이다. 그 배우가 아니면 안되니까..



나이를 먹는다는것. 주위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수없는 아기와 같아 지는것이 노년의 인간이다. 노환에 시달리는 부모  모시고 계속 병원을 다니다 보면 인생이 참 시도때도 없이 울적하고 울고 싶어진다.


젊을때는 돈이 인간의 모든 불행을 책임질수 있다는 착각속에 지내게 된다. 그것이 환상임을 깨닫는 시기는 늙고 병들어보면 자연스레 알게된다.


할아버지 람보와 터미네이터를 보게 될줄이야..


함께 울고웃던 모든 문화들이 같이 늙어간다. 지팡이 짚고 구부정 하게 틀니 끼고 싸우는 람보와 터미네이터 일지라도 계속 보고 싶은건 그들의 전성기를 함께 보낸 우리 중년 세대들이다. 할아버지가 돼서도 죽도록 고생하는 다이하드 형아도.. (할아버지 인디애나 존스와 할아버지 백 투더 퓨처도 다시 나온다고 한다.)


아무리 전세계 팬들이 끊임없이 원한다 해도 세월 앞에선 그 누구도 당해낼수가 없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아도 즐거움 보다는 나이먹은 배우들의 노고에 안쓰러운 마음만 가득이다. 요즘은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가 아줌마가 되서도 쌔끈한척 꾸미고 싸워대는걸 씁쓸히 지켜보고 있다.


광고계에서 사람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가상모델 '로지'

https://youtu.be/Q-nsRtyo5L0


광고계에선 늙지않고 사생활에서 사고치지 않는 가상 모델이 점점 떠오르는 추세다. 가상 인물들이 배우의 영역까지 진출할수 있을지켜보면 되겠다. 그럴시 늙지않는 람보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대를 이어 볼수 있다. 레지던트 이블도.. 그러나 아무리 완벽한 외모에 연기를 잘한다해도 실제 인간 배우들만큼 정이 갈런지는.. 


뭐든지 첫 시도는 쪽박 아니면 대박인데 대박은 그리 흔치 않고 시행착오로 무모한 도전으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하나가 성공하면 그 뒤로는 봇물을 이룰테고.. 그래서 아이디어와 영감은 누구나 가질수 있지만 새로운 문화의 문을 여는 임자는 따로 있는거다. 시대가 도와주어 실패를 하지 않는 그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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