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선제, 현 한국 민주주의 제도가 태동을 시작하려 했던 1987년도는 내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성인으로 입문 하려던 때다. 1988 서울 올림픽을 치루기 위해 눈에 거슬리는 판자촌들 밀어 버리고 나라가 온통 꽃단장에 열을 올리던 때이기도 한데 박통의 18년 독재 바톤을 이어받은 전두환 정권의 헌법이 정한 리미트 8년 임기가 마무리로 들어간 시기였고 신군부 쿠데타의 핵심 세력이던 노태우를 체육관에서 자기들끼리 짝짜꿍으로 차기 대통령으로 공식 확정지어 국민들에게 일방 통보한 상태였다. 세습을 통해 영구집권을 꾀하려 하는 군부 정권에 맞서서 대학생들의 독재타도 대규모 집회가 매일같이 도시 전쟁을 방불케 했다. 지금의 미얀마 사태보다 더 심각했던 것이 당시 우리들의 모습이다.
주로 대학생들로 이뤄진 데모대와 정권의 나팔수인 언론이 지시 하는대로 고분고분 말 잘듣는 일반 시민들로 국민들은 양분화 되었다. 대다수 국민들은 오랜 군부 독재에 길들여져 (박정희 정권 18년 + 전두환 정권 8년) '반대는 북한 간첩 사주 받은 빨갱이' 라는 프레임으로 백골단이 시위대 때려 잡는 것을 일상 풍경으로 받아 들였다.
그러던 중, 일반 시민들 까지도 분노하게 만들어 대규모 민란 사태를 불러 일으킨 시발점이 바로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 살해 사건이다. 사건이 드러나자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 라는 말도 안되는 정부의 공식 수사발표가 일반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항전에 도화선을 당겼다.
건강한 사람도 책상을 세게 '탁' 내리치면 놀라서 '억' 하고 폐에 물이 차올라 죽을수도 있다는 정부 수사 발표를 안 믿으면 빨갱이라고 우겨댔다. 곧 이어 벌어진 시위에서 연이어 또 이한열 군이 최류탄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생생하게 사진에 잡혀 전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다.
일반 시민들은 잡혀가 행방 불명이 되도 뉴스꺼리가 되지않던 시절인데 정권에 의해 자행된 명문대 어린 학생들의 연이은 죽음을 접하면서 시위는 각계 각층 전국민이 동참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학생뿐만이 아닌 일반 회사원을 비롯 전국민의 대규모 민중 봉기 사태는 결국 노태우 차기 대통령 지명자가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 하겠다는 항복 선언인 <6.29 선언>으로 종식을 맺는다. 민중이 승리했고 한국은 오랜 군부독재 시대를 종식 시키고 대통령을 직접 뽑는 민주주의 주권 행사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26년만에 찾아온 민주주의의 시작점에서 국민들은 잔치를 벌였고 나라가 온통 축제 분위기에 빠진것은 당연하다. 기쁜날 <오늘 차값, 술값 무료> 가게들이 여기저기 열렸고 오랜기간 탄압 당했던 야당 대표 양김씨 사단과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새 시대의 주역이 될것이라는 꿈을 가졌다. 그렇게 전국민이 갈망하고 오랜기간 피흘리며 투쟁해서 얻어낸 민주주의 체제이고 대통령 직선제 인데 그 이후 벌어진 결과는 코메디에 가깝다.
한국 민중들의 습성을 제대로 파악한 집권당의 계략이 그대로 적중해서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감정을 지지기반으로 삼았던) 양김씨는 단일화에 실패했고 언론의 일방적 찬양에 힘 입어 6.29 선언을 한 노태우의 인기는 나날이 상승, 결국은 세습 군부독재를 벗어 나겠다고 그렇게 싸워서 얻어낸 보람도 없이 정작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되자 국민들이 노태우를 정식으로 대통령으로 뽑아주게 된다. 쿠데타 핵심인물 이지만 군에서 제대했으니 <보통 사람> 이라는 프래임이 진짜로 통했다. 국민들이 자기손으로 직접 뽑은 군부세력 지도자를 보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걸고 투쟁했던 많은 열사들의 탄식과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국민들의 자포 자괴감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그나마 여소야대 라는 정치 판도가 야당 지지자들에겐 위안 이었는데 여기에서 지지기반이 무너진 군부세력 여당이 여소야대 상황을 뒤집고 거대 정당으로 재 탄생하면서 야당인 김대중 사단을 고립시킨 희대의 정치적 야합 사건이 바로 노태우, 김종필, 김영삼의 <3당 합당 선언>이다. 이 나라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무조건 야당 이어선 안된다 라는 김영삼의 민주세력에 대한 배신 이었다. 김종필은 박정희 정권 쿠데타의 주역이고 노태우는 전두환 정권의 핵심인물인데 줄곧 야당 대표로 군부독재에 대항해 민주주의 상징처럼 행동했던 김영삼이 돌연 태도를 바꿔 군부세력과 야합해 여당으로 변신,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 차기 대통령이 됨으로써 이 나라 민주주의는 야합과 배신이 정치 성공의 정석인양 '꽃'을 피우게 된다.
그나마 군미필의 민간인 출신 대통령은 처음이라 ,,,[문민정부] 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던 김영삼 정부는 IMF 국가부도 사태라는 쫄망으로 막을 내리고 그 뒤를 이어 - 김대중 - 노무현 - 이명박 - 박근혜 - 문재인 - 지금의 윤통 정부.. 한국의 50대 이상은 민주주의가 태동해 격변을 격고 정권이 바뀌는 그 격동의 현장을 생생히 겪었고 지켜 봤으며 참여 하였다.
그 많은 사건들을 겪었음에도.. 정치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가.. 잘못된 역사가 반복 되는것은 인간의 습성이 그대로 이기 때문이다. 노태우 당선처럼 조건을 달리해 주고 상황을 반대로 뒤집어도 결론은 같은 쪽으로 내려진다. 독재와 왕정으로 망한 조선이라는 나라를 민중들이 민주주의 해보겠다고 뒤집어도 결론은 같다. 반복 학습 효과가 없는것은 그 수준이 그 수준이라는 얘기다.
바이든이 날리면 사태와 환율, 청와대 이전, 영부인 주가조작, 온통 엉망진창인 작금의 나라 꼴을 볼때 민주주의가 과연 이나라 국민들 수준에 적합한 제도인가 묻지 않을수가 없다. 똑같은 잘못을 반복 반복 지난 역사중 가장 안좋은 부분들만 모아 놓아도 또 뽑아주는 그것을 민주주의 라고 자부하는 수준의 참담함에 할말이 없어진다.
사고 판단과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왜 스스로 공멸할수도 있는 투표권을 주어야 하는지 납득할만한 이유를 이 나라 국민들에게선 찾지 못한다. 세월호 사건을 격고도 반복 학습 효과가 없다는건 이미 증명됐고 법을 수호해야할 검사 나리가 어떤 편법과 나쁜짓을 저질러도 이 나라 많은 국민들은 좋아하고 박수 친다는걸 안다.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들이 바라는 정치는 1987 이전의 정치고 그런 군인 검찰 나리들의 통치가 정상 이라고 착각한다. 그 시절이 돌아와 추억을 자극한다고 자신들이 다시 젊어질리는 없음에도 그런걸 판단할 객관적 지성이 부족하다. 민주제도에 의한 복지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림에도 적반하장, 이율배반, 배은망덕 이 일반적이다.
망국의 역사가 반복 된다는 것은 같은 부류의 선택에선 희망을 가지기 힘들다는 말 과도 같다. 한국인들은 민주주의를 과연 유지할 자격이 있는가? 새벽에 전국민이 불려나가 똑같이 국민체조 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민주주의가 꼭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적질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을 두목으로 뽑는 집단은 도적 집단이다. 부동산 코인 도박에 미쳐 온갖 조작질에 능하고 나라 곳간 들어 먹는걸 능력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 한답시고 나라의 주인 행세를 해선 안된다. 집안이 몰락하듯 나라도 망한다. 범죄자들끼리 자신들이 형량 정하고 이전에 충분히 나라 말아먹은 전적이 있는 전범들에게 다시 나라 곳간키를 넘겨주고 다수결로 유무죄를 가리는 작금의 형국을 민주주의가 내린 정의라고 포장해야 하는가 말이다.
https://v.daum.net/v/20220930142405101
황망한 사태들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잘하고 있다 응답한 지지자들의 잘하고 있다 라고 판단한 이유 1위는 '모름' 이다. 이유는 몰라도 스스로 몰락을 향해가도 잘한다고 무작정 찍어 주는게 민주주의는 아니지 않는가? 그 주권은 누구를, 무엇을 위한 주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