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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24. 2017

시계추와 같은 반복생활속으로..

내안의 원숭이를 잠재운다...


4월달부터 다니던 온천이 영업중단을 하게 되므로 온천을 즐길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영업 중단되는 날까지 가급적 매일 가기로 결심했다. 게르마늄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것이 체온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것을 실제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산속 자연온천이 있는곳에 다친 동물들이 찾아와 스스로의 몸을 치유하듯 내입장에서는 본능적인 행동이라 할수 있다.


매표직원은 자주와서 내 얼굴을 알기에 자연스럽게 영광 군민인척 할인을 받으며 언제 다시 여는지 문의한다.


"우리도 4월달부터 문을 닫는다는것만 통보받았어요. 언제 다시 여는지는 군청에 문의해 보세요"



정말 많이 아쉽다. 온천이 없다면 이 백수도로를 다시 찾게될까..아무리 경관이 좋아도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 그냥 찾기에는 40킬로는 부담이 가는 거리이다.


날씨가 좀더 따듯하게 될때까지 당분간은 아무 생각없이 며칠안남은 온천을 다니며 시계추 같은 패턴으로 몸보존에 신경을 쓰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드디어 발굴한 된장찌개를 파는 식당으로 20킬로를 운전해 출근을 한다. 당분간 아침은 된장찌개로 채울 생각이다. 그런데, 시골 식당들은 하나같이 음식에 특정한 레시피란것이 없는 경우가 많다. 주방 아줌마가 번갈아 나오는듯 한데 사람이 달라진것을 확연히 알수 있다.어제 먹었던 된장찌개와 맛도 모양도 영판 다른 된장찌개가 나온다. 같은 식당 음식이라고 할수없을 정도로 어제와 오늘 맛도 모양도 다르다.


옆에 아주머니가 사장님인듯, 내가 어제먹은것과 완전히 맛이 다르다고 하니 뭐가 다른지를 물어본다. 어제는 큼지막한 새우도 있었는데 오늘은 새우가 없는대신 미더덕이 들어있다. 된장 국물 색상도 다르고 어제에 비해 형편없었지만 괜히 주방 아줌마 욕먹을까봐 끓이는 개성이 달라 그렇지 오늘 된장도 맛있다고 해 주었다. 사장님은 내일오면 새우를 두마리 넣어 특별히 신경써서 끓여주마 하면서 미안해 한다. 어쨋든, 몇달만에 찾아낸 된장찌개를 파는 유일한 식당이므로 당분간은 아침에 출근하기로 한다.



어제 납품한 버섯들이 품절되는 바람에 오늘도 납품 심부름을 갔다왔다. 당연한 일이다. 백화점에나 가야 볼수있는 쿠키모양의 최상품질의 버섯 300g 을 3천원에 파니 방문객이 오면 안집어들수가 없다. 로컬매장이 워낙 외져서 돈보다도 일단 홍보차원 이라고 하는데 다른 농민들도 마찬가지로 최상의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을 매겨 진열해 놓고 있다. 제품마다 대부분이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같이 진열해 놓아 이렇듯 훌륭한 농산물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알수있다.



고추 500,  두부 2500, 콩나물 1500,, 모든 싱싱한 유기농 야채들과 과일들 가격들이 너무싸서 사고싶은맘이 마구 솟아나지만 안해먹을거 같아서 구입을 꾹꾹참고 자제하다가 김치코너에서 먹음직 스럽게 보이는 2킬로 총각김치 하나를 집어들었다. 김치 하나정도는 비상시를 위해 기본으로 있어주는게 맞는거 같다. 모든 재료가 국산으로 인터넷등에서 대량으로 파는 김치와는 맛을보니 차원이 다른 김치이다.


아침을 먹으러 함평시내를 갔다가 이웃도시인 영광으로 온천만 다녀와도 하루100 킬로 정도를 운전하게 되는데 그것이 오전 일과이고 요즘은 먹고 살찌는것에 올인 하기로 했으므로 하루에 두번도 밥을 사먹으러 저녁때 다시 시내를 나간다. 그래봤자 정상인 식사분량의 3분의2 정도인데 그만큼도 부담은 가지만 일단은 밀어부쳐 보기로 한다. 오늘 몸무게를 재보니 52킬로 대다. 1킬로가 올라갔다는것에 위안을 삼는다. 땀한방울도 헛되이 흘릴새라 온천에서도 땀이 날 조짐만 보이면 몸을 식힌다. 내 몸무게 에서는 정말 소중한 땀한방울 이다.



온천이 문을 닫는 이번달 말까지 당분간은 시계추 같은 패턴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뇌파를 다운 시키기로 한다. 반복되는 패턴의 행동에서 원숭이가 날뛰면 많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뇌파를 최대한 다운시키게 되면 반 가사상태로 깨어있는것도 아니고 잠든것도 아닌 상태로 하루종일 지내게 되는데 몸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만을 사용하게 되면서 에테르체의 치유에는 수면과 같은 큰 효과를 볼수 있다. 실제 이런 상태에서는 수면도 하루 두세시간이면 충분하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시계추 생활에서는 브런치에도 마냥 똑같은 글을 기록이랍시고 올리기엔 무의미 하므로 글 올라오는것도 뜸해질것 같다. 의식과 내면에서 벌어지는 나만의 치유를 위한 일들은 절대 일반적이지 않으므로 외부에 공개해봤자 환자의 헛소리 내지는 황당하다며 웃음거리밖엔 되지 않을것이다. 특별한 약을 먹는것도 아니고 치료를 받는것도 아니면서 단지, 의식만으로 병의 증세를 호전시킬수 있다는것을 일반인들은 믿지 않을테지만, 나에겐 실제 큰 도움이 되고있다. 나는 특별하게 먹는 약도 음식도 없고 특별하게 하는 치료나 그런것도 없다..하지만,몰골은 환자여도 행동은 현재 일반인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은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것이 그 증거이다.


어쨋든, 그런 연유로 온천을 다닐수있는 며칠간은 나만의 의식속에 잠기는 반 가사상태의 조용한 생활을 할 생각이다... 소식이 없더라도 별탈없이 계속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다른분들 투병글을 보면 투병 글을 올리다 희망적인 엔딩이 없이 글이 안올라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슴이 답답해지곤 하는데 나는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언제나 투병기록의 끝은 해피엔딩 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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