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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un 28. 2023

마신이 된 마징가 변천 살펴보기..


마징가는 70년대 탄생된 일본만화다. 우리나라가 자체 컨텐츠 제작 능력이 없던 시절, 일본것을 한국산으로 위장해 우리세대는 코우지를 쇠돌이로 인식한다.


마징가 주제가는 80-90년대 전국민이 축구 응원가로 때창할만큼 범 국민적 인기를 얻었는데 한일전에서 부르다 일본 관중들이 오리지널로 응수하면서 사실은 우리가 보던 모든 만화들이 일본것 이라는 쪽팔린 진실이 그제서야 일반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마징가를 모델로 국뽕 가락으로 탄생된것이 로보트 태권브이 인데 한국 법원에서 아무리 표절이 아니라고 공증(?)해줘도 마징가 아류 취급 당할수 밖엔 없는 슬픈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


70-80년대는 무식한 군인들이 문화를 쥐락펴락 하던 당시라 (자신들은 술자리서 엔카 부르면서) 만화는 (마약처럼) 사회악으로 취급했고 현 50중반 세대는 로버트 장난감 소스들을 국가가 강제로 빼앗아간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 싸우는 만화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크면 데모한다는 누군가의 한마디 덕분에 어느날 갑자기 싸우는 만화 방영금지, 남자애들도 캔디캔디를 봤다. (전씨 아저씨를 그래서 우리세대 남자들은 거의 대부분 싫어한다)  


인형놀이도 그냥 갖고놀게 놔두면 대부분 나이가 차면 저절로 그만두게 되는데 어릴때 강제로 빼앗기고 못놀게 하면 그에대한 아쉬움 꼬리표가 남게된다. 어릴적 습성을 졸업하지 못한 미성숙 어른들의 키덜트 문화가 그래서 생기는것이다.



마징가는 대형 로봇에 인간이 탑승해 조종한다는 개념의 시초인데 그 세월만큼 여러 버전이 생겨났다. 날라다니는 기계수를 날지 못하던 마징가가 땅에서 주먹을 하늘로 마구 휘두르며 쫒아서 뛰어다닐때 안타까워 하고 드디어 마징가 제트가 제트 스크랜더 날개와 크로스 한 순간 감동받고 박수치던 꼬마들은 지금 중년세대 이상이다.


https://youtu.be/T3uSXsC7mNI

미내르바와의 슬픈 사랑 이야기


아프로다이 와 미묘한 삼각관계를 보이며 미네르바 엑스와 갑돌이 갑순이 놀이 하던 로멘스도 지금보면 엽기적 코메디 지만 어린 동심엔 마징가 제트의 아름다운 비극적 사랑 이야기였다. 엉엉 울었다.



마징가 제트가 기계수 군단과 최후의 전투에서 재기불능 최후를 맞이하려던 순간 혜성같이 등장해 바톤터치를 이어받은 마징가가 바로 ‘그래이트 마징가’ 이다. 마징가 제트의 가장 큰 최후의 무기가 가공할 입냄새로 적들을 녹이는 거라면 그래이트 마징가의 가장 큰 특징은 거대한 검과 가슴 부메랑 그리고 번개를 쏠수 있던 바로 너 검지 손가락.. 한마디로 더 폼난다. 하늘을 나는것은 기본이고 풀장에서 나오던 마징가에 비해 바다속에서 등장한다.


https://youtu.be/31gywLYIiGk


칼라 TV가 처음 국내 보급될 당시 길거리 가전매장 쇼 윈도우에서 처음본 칼라의 충격이 당시 방영되던 그래이트 마징가 였는데 그래이트 마징가를 칼라로 보는것이 일반 서민 초등생이던 나의 소망이었다.


그래이트 마징가와 마징가 제트를 당시 부모님 세대는 구분을 못해서 아이들이 그래이트 마징가를 사달라 조르면 아버지는 계속 (촌스런) 마징가제트를 사다주고 아이는 울고 아버지는 똑같은데 왜 난리냐고 야단치고 아이와 어른 세대차이를 확실히 구분짓는 잣대가 마징가와 그래이트 마징가 였다. (아이들이 쓰는 모든 학용품 물건등의 선택 기준은 어떤 캐릭터 그림이 있냐이다. 저작권 개념이 없던 시대라 인기가 있는 캐릭터는 아무데나 막 갖다 썻던 시절이다.)


마징가 제트의 파일롯 코우지는 그래이트 마징가에게 지구를 맡기고 사야카와 함께 미국유학을 떠나며 시대는 그래이트 마징가의 시대로 접어든다. 적도 헬박사와 아수라 남작이 아닌 고대 신들이라 불리던 어둠의 군단과 맞선다.



악당도 지구 스케일에서 외계종들이 등장하며 외계로봇인 그랜다이저가 원래 마징가 3부작으로 기획돼 ‘ 마징가 3’ 으로 자리 잡으려 했다. 그랜다이저 부터 국가의 준엄한 훈육방침에 한국 어린이들은 로봇만화를 한동안 더 이상 못보게 된다. 나 역시 이때부터 여자아이가 해군옷 입고 빙글빙글 도는 류의 만화들을 좀 보다 만화영화는 졸업했다..


그랜다이저는 중남미 국가들에선 오리지널 마징가보다 더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고 하는데 곧 마징가 계열에서 족보를 파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왜냐하면..


정통 마징가의 계보를 잇는 ’마징 카이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마징가 + 카이저 = 마징카이저다. 근래들어 다시 관심 가지고 알게된 역사다.



그래이트 마징가가 마징가 제트의 전철을 밟고 시대에 밀려 더 강력해진 적에게 패배하는 순간 미국 유학갔다 돌아온 오리지널 마징가 제트의 파일럿 코우지가 궁극의 마징가인 마징카이저를 몰고 재등장하며 그래이트 마징가를 박물관으로 보내 버린다.



아이들 취향의 마징가의 동심 세계는 ‘그래이트 마징가’  까지만이다. 마징카이저 부터는 그래픽의 발전과 더불어 성인으로 자란 팬들을 위한 폭력 전투씬 액션이 펼쳐진다.


솔직이 마징가는 마징카이저에서 끝내도 될법한 전개 였지만 우리의 마징가는 이젠 중년이된 팬덤을 겨냥하고 마징카이저에서 우주로 한번 더 나아가 버린다네..



마징카이저에서 한발짝 더 궁극의 성인용 폭력물로 등장한것이 ‘마징카이저 스컬 SKL’ 이다. 파일롯도 코우지 테쓰야와 상관없는 광인 두 마리가 한팀으로 전쟁 미치광이들 이다. “베고 싶으니 벤다. 우리에게 대의 명분따윈 없다. 싸우고 싶으니 싸운다. 지옥에서 기다려도 소용없다. 내가 지옥이다 .” 한마디로 파괴의 신 그 자체라고 보면 된다. 마징가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까지 재패하는 순간이다.


그럼 여기서 멈추느냐..



기계인 마징가가 아예 자체 인공지능 의식을 지니고 생물체 마신으로 각성 진화해 버린 마징가가 바로 ‘진 마징가 제로’ 이다. (눈동자 까지 있다.) 인간 해충으로 오염된 지구따윈 마징가 제로가 화가나서 수천번 멸망시켜 버린다는 스토리가 진 마징가 제로의 스토리이다. 수천번의 반복된 멸망속에서 코우지가 다시한번 마징가에 탑승해 마징가를 제정신으로 되돌리려 하는 멀티 유니버스 세계관으로 봐도 내용을 이해못하는 독자들이 대다수 일만큼 내용도 심오하면서 심각하다. (지구가 간단히 수천번 멸망해 버리니 막장중에서도 막장이다.)


마징가 인피니티 처럼 한마디로 중년세대 이상이 되버린 마징가 성인 고정팬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이야기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트랜스포머’ 영향을 받은듯 하다.) 마징가의 원조 ‘나가이 고’ 승인 작품인지라 마징가의 정통성은 있지만 스토리가 워낙 기괴하고 매니아틱 해서 애니메이션 화 되지는 않은것 같다. 특히나 잔인한 폭력 묘사와 주인공들의 선정적 이미지 등이 완벽한 성인물 임을 나타내고 있다.



나의경우 마징카이저 스컬 까지 간신히 소화해 낸다. 마신으로 변한 진마징가는 아무리 봐도 내취향의 마징가는 아니기에.. 마징가가 미쳐 날뛰며 아무렇지도 않게 지구를 수천번 멸망시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긴 해도 마징 카타르시스와는 거리가 멀다. (나가이 고 할배가 너무 나갔다.) 마징가는 우리들을 위해서만 힘을쓰는 착한이로 나타나면 모두모두 덜덜덜 떨고 목숨이 아깝거든 모두모두 비켜야 한다.



그런 오리지널 마징가 제트에 대한 첫사랑을 되살려 기획된것이 마징가 인피니티 이다. 물론 스토리 전개에서 단순 아동용이 아닌 성인이된 고정팬들 연령 취향에 맞추려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돼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성공이라고는 말할수 없는 결과다. ( 성인들을 겨냥해 복잡하게 꼬이는 등장인물 심리드라마를 한시간 펼치는것보다 그냥 유치해도 핼박사 기계수 군단이 처들어오고 마징가가 막아내고 하는 유아적 스토리로 추억이나 살리는쪽이 나을뻔 했다.)


작년 여름에 주문했뎐 마징가 프린팅 티셔츠를 가을에 받아서 올해 입고 다니다.


올해는 중국이 5일 무료배송으로 국제 온라인 시장에 가격으로 도전장을 던지는 중이라 마징카이저 SKL 프린팅 티셔츠를 해외배송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얼마만에 오는지가 관건이다


헬박사와 아수라 남작, 날지 못하고 뛰어서 출동하던 시절의 오리지널 마징가제트가 우습지않고 낭만적으로 보이는건 그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이 외계인들에 맞서 최첨단 군사무기를 조정하면서 지구를 지킬수 있다는 꿈을 믿었던 시절이다.


하나의 캐릭터가 계속 신형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이유는 게임과 피규어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메인 사업들 때문이다. 영화나 애니는 단지 완구회사의 홍보수단으로 기획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계 초대형 프로젝트였던 트랜스포머도 출발은 그렇다.)


키덜트 문화를 즐기려고 해도 수십만원 하는 피규어 가격도 부담이고 무엇보다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기에 주변 눈치 안보고 누리려면 상당한 여유를 필요로 하게된다. 가정을 가진경우 시장물가에 한숨짓는 부인님이 수십만원짜리 고가의 장난감 좁은 집안에 죽 늘어놓는 남편 보면서 가정의 평화가 제대로 이룩될리 없다. (부부싸움 날때마다 집어던질 물건 무조건 1순위 예약, 부인님이 화날때 마징가는 부숴진다는 공식, 과학이다.) 서민은 영화나 보면서 보자기 두르고 수퍼맨 놀이하듯 그저 소심하게 티셔츠나 입고 즐길수 밖에다.



똑같은 마징가 지만 요즘 젊은층이 보는 마징가와 70년대 시대를 공유했던 50중반대 연령층이 바라보는 마징가는 그 느낌이 다르다. 부룩쉴즈를 단순히 할머니 배우라고 아는 세대와 이상형으로 애정을 지니고 바라보던 세대가 느끼는 감정 차이는 어마무시한 차이다. 어떤 멋지고 세련된 로봇들이 등장해도 언제나 마징가가 탑승형 대형로봇의 시조로 불멸의 정상 위치에 있음은 변하지 않는다. ( 외부 조종 대형 로봇의 시조는 철인 28호이고 자체 인간 생물형 인공지능은 아톰이다. 마신이 된 자체 생물형 거대 로봇은 트랜스포머 이전에 짱가가 시초다.)


이미 기록된 역사를 바꾸는건 불가능 하다. 과거를 넘고 싶다면 아예 새로 쓰는것만이 시조를 능가할 유일한 방법이다. 역사를 새로 쓰기 전까진 인간이 타고 놀수있는 대형로봇은 ( 어떤 새로운 신형이 등장하건 )마징가가 언제나 불멸의 짱이다.


https://youtu.be/YQjTmufAR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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