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름다운 내일을 꿈꾸는..
얼마전 생일날 오랜 친구가 찾아와 둘이 주말 장마기간에 2박3일 고기 구으며 조촐한 술파티를 즐겼다. 아마도 내 생일을 기억하고 혼자 있는거 아니까 우연인듯 일부러 찾아준것 이리라.. (중년 남자끼리 생일 챙겨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친구말로는 내가 몇년사이 변했다고 한다. 짜증 내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성격으로 예전엔 보지못했던 나에대한 모습들 이란다.
변한것이 아니다. 산전수전 겪은 중년이 되면서 세상 사람들의 어리석고 올바르지 않은 생각들에 더 이상 동조할수가 없고 내키지 않음은 굳이 감추지 않기에 티가 나는것이다. 나는 그냥 무감정으로 하는말인데 예전 모습과는 다른듯 상대는 짜증내는(투)로 내가 반응한다고 느끼는것 같다. (사업을 접고 투병 이후는 사람 상대할 에너지도 딸리고 포커페이스로 무장할일이 없어 그렇다.)
다들 돈신을 숭배하느라 여기저기 코인에 미치고 부동산에 매달리고 가짜뉴스에 무더기로 쓸려 다니는 난장판 세상이다. 친하다 해서 무조건 편이 되어주고 호응해줘야 하는건 아니다. 세상이 미친 정도가 이미 말세기 끝자락에서 더 나갈 여유가 없다.
외눈박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두눈중 한눈을 몰래 감고 술자리를 즐기며 좋은게 좋은거야 같이 덤앤더머 처럼 살던 방식에서 술을 안 먹게 되면서는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
바보같은 놀음에 동조하며 술먹고 헬렐레 춤추며 노는것이 나이 먹을수록 더 이상 즐겁지가 않다. 이익권을 추구하기 위해 눈치봐야 하는 사회적 관계들도 전부 떨궈낸 이상 궂이 바보처럼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 술을 끊고 정신을 차려 살려다 보니 도리에 맞지 않는것은 생각보다 본능이 먼저 알아차린다.
작은일에 일희일비 반응하지 않음에 친한 이들에게 많은 오해를 산다. 인간의 다양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오해는 각자가 가진 인식문제다. 전부 자신을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일일히 해명하고 남들 기준에 일일히 맞추며 살아야 할 필요까진 없다.
코인 주식이 오르면 덩달아 만세하고 떨어지면 욕하고 같이 그래주지 못하는것이 내가 잘되는거 시기하거나 세상물정을 몰라서 그러는것이 아니다. 며칠만에 수십억 수백억 벌었다고 자랑하는 펀드 매니저들 말이 수치상으로 부풀린 실속없는 과장이고 조만간 또 수십 수백억 잃었다고 한탄할것 임을 알기에 동조해 일희일비 않는것이다. 몇년전 코인 열풍 불때 다단계 권유하던 지인들 (특히나 다단계마다 몰려 다니는 영성계 쪽)은 바로 전부 정리했다.
세상엔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큼 악한 사람들만 있는것이 아니다. 생각한것 보다 더 악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현자는 시대가 선택의 기로에서 어쩔수없이 외눈 세상에서 두눈을 뜨고 살아야 하는 시대로 접어듬을 자각한다. 외눈 세상에서 두눈을 뜨고 살아가려면 때론 고립과 불통, 오해와 편견등 인간관계 에서도 무수히 많은 제약과 저항을 감수해야 함을 의미한다. 친할수록 다시 한쪽눈을 감고 남들 맞춰 편히 살라는 애정어린 충고와 참견이 가해질 것이기에 부모 자식간 부부간 화합도 쉽지 않을것이다.
두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면 외눈박이들 눈에는 현실 감각 없는 바보 내지는 괴물로 보이는게 당연하다. 즉, 무리와 다른 생각과 행동에서 고립과 외로움이란 어쩔수없는 댓가를 감수해야만 한다.
고립은 사회적 인간이 가장 두려워 하는 기본 본능중 하나이다. 그래서 억지로 남들과 같아지기 위해 멀쩡한 눈을 감고 바보 흉내를 따라하기도 한다. 스티브 킹 원작 매드니스 공포 영화에서 보면 모든 인류가 미쳐서 좀비화 되는데 유일하게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던 주인공이 마지막엔 스스로 감염을 선택 미친 행렬에 동참하는것으로 결론 내린다.
배구공 윌슨을 유일한 친구로 삼는 ‘캐스트 어웨이’ 를 비롯, 우주공간에서 혼자 살아가는 내용을 그리는 영화들을 보면 고립된 인간의 본능이 어떤것인지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과거 대역죄인을 오지로 귀향을 보냈고 교도소 안에서 조차 독방이 체벌로 쓰인다. 그만큼 남들과 소통이 막힌 홀로 고립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겐 참기 힘든 형벌이 되는것이다.
그래서 다들 집단의식에서 낙오되지 않기위해 유행을 쫒기도 하고 항상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의 시선을 더 궁금해 댓글을 살피고 SNS 에 자랑질을 즐기기도 한다.
남들과 다른 두눈을 뜨고 살아가기로 한 이상은 오히려 그런 사회적 간섭들이 더 불편하다. 생각이 다르다 손가락질 받는것도 싫고 같이 먹고 마시는 행위를 즐기지 않으면 스스로가 혼자임이 더 편하다는것을 알게된다. 그 편함을 누리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사회적 외로움과 고독이다.
외눈 세상에서 고독이 편하고 자유로운가 제약에 괴로운가 차이는 자신이 그들과 같은가 다른가 차이로 관점이 갈린다.
침몰하는 배에선 탈출 하는것만이 답이다. 선장과 선원들이 미쳐서 시스템이 붕괴될땐 각자도생 할수밖에 없다. 세상이 미치건 말건 배가 침몰해도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철부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
출구를 찾으려면 감고 살던 눈까지 뜰수밖에 없다. 감춰있던 세상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할것이다. 전력과 노력을 다해야만 두눈을 뜨게 되고 출구를 찾을수도 있을것 이다.
많은이들이 외눈이 완벽하게 장악한 말세기를 살아가면서 출구를 찾지못해 지치고 한탄하며 자포적인 상태로 살아간다. 출구를 알아도 많은 장애물이 가로막는 현실을 계속 극복하며 나아가야 하니 이래저래 산넘어 산이다.
군대 제대하는 날을 미리 안다고 군대 생활이 더 편해지진 않는다. 제대까지는 뺑뺑이를 돌아야 한다. 오직 시간만이 답인지라 결과를 알아도 현실을 인내하며 하루하루 계속 보다 나은 자신을 만들며 가야만 하는거다.
매일 행복을 향해 노력하며 사는 사람들은 지나보면 그 자체가 행복 이었을 경우가 많다. 젊음이란 자체는 거의 그러하다. 한탄에 젖어 술잔에 의지해 살다보면 대부분 낭비한 시간들로 인한 더 큰 한탄 결산을 맞는다. 그저 하루하루가 미래로 인도하는 더없이 소중한 날들임을 자각하고 다시금 인간종 모두가 어울려 즐거운 시간들을 나누는 행복한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길 기도하고 또 바라노라..
* 대량 흡연과 함께 오트밀 라떼로 아침을 때우고 비온뒤 새소리에 파바로티 노래가 절로 나온다. 이 노래는 주기적으로참 좋다 특히나 파바로티 성추문은 있어도 목소리 만큼은 엄지짱 신급이다. 평범한 민중 모습을 담은 MV 영상도 맘에 든다. 갓파더 마피아의 나라도 외국인 눈엔 낭만이다. 불과 두세대 전만해도 부탄급 지구상 가장 순박한 민족이 한민족 민중들 이었던것 같은데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