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 살아있는 붓다'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명성을 떨치고 '다음 차원으로 가는 여행' 이란 다큐멘터리 영화로 큰 상업적인 성공까지 얻은 기록영화 전문감독이 클레멘스 쿠비이다. 클레멘스 쿠비는 독일인으로 철저하게 서양식 기독교적 사고관속에서 자란 인물인데 왜 그는 동양의 주술사, 성자, 신비가들을 몇년에 걸쳐 추적하고 그것을 필림에 담았을까..
20여년전, 그는 15미터의 다락방에서 추락해 '가능성 제로 회생불가' 하반신 마비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의사들의 냉철한 진단과는 달리 그는 스스로 정신력을 통해 자신의 장애를 치유했으며 그가 치유된 현상은 아직도 의학적으로는 풀리지않는 미스테리 이다. 즉, 그냥 기적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그는 사고를 통해 영혼과 의식의 세계에 대해 스스로 눈을 떳고 문명이 설명할수 없는 의식의 세계를 영화로 찍겠다는 결심을 하게된다. 여행길에서 우연히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도 하고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비 주술가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행적을 파헤치는 과정들이 그의 필림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다음 차원으로의 여행' 영화를 찍는 과정을 기록한 동명의 저서를 읽었는데 서양인의 눈으로 본 주술사와 성자들에 대한 인상들을 살펴볼수 있다. 사기꾼으로 판명난 필리핀의 퍼포먼스 주술사를 비롯, 대중들 앞에서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인도의 사이바바, 죽기전 자신이 환생할 장소를 예언하고 환생한 아이가 그임을 증명하는 티벳의 지도자 키르마파등이 그의 추적대상들이다. 영화속에선 밝히지 못했던 촬영과정과 그가 직접 그들을 찾아다니며 보고 느낀점들을 책으로 기록해 역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아무것도 희망이 없던 사고당시에 그가 느꼈던 에고와 영혼에 대한 발견은 그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심한 동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책 앞줄에 있던 사고당시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랑 똑같군ㅋ 했던 구절이다.
" 내 자아(Ego)는 이제 비교적 조용해졌다.겁쟁이 여서다.자아는 몸이 건강할때 큰 목소리를 낸다. 자아는 자신에게 무엇인가 부족하면 아파한다. 나의 자아는 고통을 참지 못한다. 고통이란 자아에게 불편한 것이며 모든것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회의를 품게한다. 아플때면 자아가 주춤하고 영혼이 앞으로 나선다는것을 매번 확인했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나처럼 조만간 죽는다는 사형선고를 받은 병에 걸린것은 아니지만 척추가 뭉개진 하반신 마비라는 추락 사고를 당한 고통도 당시는 나와 비슷한 감정이었으리라..어쨋든, 그는 스스로 정신력만으로 기적을 만들었고 자신의 일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머쥐기 까지 한다. 우리는 그의 노고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필림을 통해 이 지구상에 수많은 신비 주술사와 치유가가 있음을 보면서 편안하게 앉아서 감상할수 있다.
우리나라의 유명 연예인도 암을 치료했다는 썰로 한때 유명했던 필리핀의 치유사는 비록, 닭의 피로 연출한 사기 퍼포먼스 라고 저자를 통해 밝혀졌지만 그가 행한 치유로 인해 실제 많은 불치병 암환자들이 치유됐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저자는 기적을 경험한 환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그가 왜 그런 사기 퍼포먼스를 벌여야 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환자들에게 뭔가 강력한 믿음을 주기위해 피를 이용한 시각적 퍼포먼스가 더욱 효과적이었음을 인정한다. 치료를 받아 완치된 환자들에게 그가 벌인 퍼포먼스가 사기행각 이었음을 말해도 기적을 경험한 환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어쨋든 자신은 그 치유사로 인해 불치라고 판정난 병이 나았기 때문에..
인디언 주술사 갓프레이 칩스의 이야기는 주술사가 꼭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자분위기가 아닐수 있음을 보여준다. 갓프레이 칩스와 저자는 서로 의견에서 대립했고 주술사는 온갖 협박과 저주를 저자에게 퍼부어대서 저자는 그를 깡패정도로 인식하게 된다. 그의 부분을 주술사의 부정적인 전형 이라는 생각에 영화에서 잘라내기로 마음먹게 되지만 호기심에서 그에게 치료받았다는 사람들과 통화해 보고는 이내 혼란에 빠져든다. 같은 사람에 대해서 자신만 정반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갓 프레이는 저자가 찾아갔을 당시 4년후 자신이 52세가 돼면 자신은 분명히 죽을것이며 이 지구상의 삶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기에 죽는것이 기쁘고 다시는 이 세상에 환생하지 않을것이고 인류와는 끝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오토바이 폭주족 처럼 거칠고 폭력적인 언사를 내뱉는 그런 사람이 그런 기적적인 치유들을 행하는것에 이해를 하지못해 혼란 스러워 한다. 나는 충분히 갓프레이 칩스의 심정을 이해한다. 그가 백인들에게 학대받은 인디언 부족의 후예라는 사실을 알면 인간으로서 그런 회의감들은 대부분 이해할수 있지 않을까.. 그만큼 인간들의 역사와 실제 세상은 정의롭지 않고 온갖 모순들이 가득하니까..
어쨋든, 책보다는 다큐 영화가 더 재밌게 볼수 있는것 같다. 이 감독의 다큐 영화들은 예전에 전부 TV나 동영상으로 봤던 기억이 난다.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이 찍은 다큐들을 통해 이 세상에 신비한 주술사들이 숱하게 존재함을 알게됐다고 할수 있다. 허공에서 온갖 물질들을 만들어 낸다는 사이바바의 경우 많은 추종자들이 있지만 그의 사기술을 밝혀내려는 서양 다큐감독들의 집요한 대표적 추적 대상이기도 하다. 그가 사기꾼이라고 단정짓는 영상들도 꽤 많다. 나 역시 그 영상들을 보면서 동의한적도 있는데 실제 기적을 체험했다는 사람들도 많으니 일단 판단은 유보한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사고에서 어떻게 스스로 치유했는지가 궁금해서 읽어보았는데 책 내용은 내가 기대했던 내용들이 아닌 자신이 치유돼고 나서 다큐멘터리 과정을 기록한 내용이라 조금은 실망했지만 재밌게는 봤다. 예전에 다큐멘터리 영화로 봤던 내용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글로 읽는다는 의미이다. 일반 서양인들의 의식한계 에선 그냥 의지가 만들어내는 기적이다.. 이런 단순한 결론밖에는 내릴수 없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기적들이 어떤 원리로 일어난다기 보다는 정말 신기하다.. 그런 기적들이 있다..라고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역활이 기록영화 감독의 역활이다. 그것에 충실하기에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수 있었을것이다..어쨋든 개인적으로 저자의 사고에서 치유되는 기적의 과정이 소개돼 있을것이란 나의 예상은 어긋났지만 다큐 찍는 내용들도 재미는 있게 봤다. 본인도 자신이 어떻게 치유됐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그다지 쓸말이 없을 것이다..그냥 치유될수 있다 라는 단순한 믿음이 그런 기적들을 만들었다는 것만 알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