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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y 03. 2017

인간이 만든 매트릭스'웨스트월드'

인공지능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신 '인간'


어제 그동안 보려고 생각했던 미드 '웨스트월드' 를 감상했다. 예고편을 보면서 무척이나 끌렸던지라 본방을 나눠보는건 무리고 시즌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는데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듯 10편으로 간단히 시즌1이 끝난듯 하다.


내용은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다. 인간들이 '쥬라기 공원'처럼 서부시대를 그대로 재현한 대형 공원을 조성해 놓고 그안에 인공으로 만들어낸 인공지능 인간들을 캐릭터로 심어놓고 관광객들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영화 '매트릭스' 의 관점을 뒤집는 내용으로 '매트릭스' 팬들이라면 꽤나 좋아할텐데 일반인들 에게는 내용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듯 하다.


웨스트월드 안의 캐릭터들은 자신들이 인간들에게 프로그래밍 된 인조인간들임을 누구도 자각하지 못한채 관광객들을 위한 시나리오 대로 삶과 죽음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 관광객들은 무법천지인 서부 시대에 들어와 게임을 즐기듯 살인을 무차별 저지르기도 하는데 캐릭터 들에게 관광객인 인간은 불사신이자 공포의 존재들 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바로 이 캐릭터들이 가끔씩 프로그램 오작동으로 자신들이 누구인지 왜 계속 죽음을 맞아야 하는지 자각해 나가는데 있다. 자신들의 운명을 디자인 하는 실제 인간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마치 인간이 느끼는 데자뷰 현상처럼...



누군가의 스토리에 따라 자신이 살해 당하는것을 무한반복 하는 삶을 깨달은 인공지능들에게 운명을 거머쥔 인간이란 '신' 들은 분노의 대상이 된다. 5회 시리즈 딱 중간까지 봤는데 아마 이런 자각이 든 인공지능들이 신으로 군림하는 인간들에게 반기를 들게되는 내용이 후반부 줄거리 일듯.. 왜냐고? 드라마 한국 제목이 '웨스트월트: 인공지능의 역습' 이니까.. 역습을 한다는건 스포일러도 아니다..



웨스트월드 안에 들어온 관광객 중에서 뭔가 비밀스런 목적을 가진 위 남자가 웨스트월드 안에선 최강자 이다. 뭔가 목적을 위해 살인을 마구 저지르면서도 그 세계에선 총을 맞아도 안죽는 불사신 이다. 캐릭터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아닐수 없겠다. 살인을 저지르면서 단순히 인형들을 상대로 하는 게임일 뿐이라고 관광객들은 생각하지만, 자신들이 인공지능인것을 모르는 캐릭터들 에겐 모든것이 현실이다. 실제 고통을 느끼고 공포를 느끼며 자신들이 살해당하는 삶을, 단지 인간들의 오락을 위해 무한 반복 중이란것을 알지 못한다.


영화 '매트릭스' 가 인간들이 사실은 인공지능의 조정으로 가상의 공간에서 살고 있다는 세계관을 제시 했다면 이 드라마는 그 반대적 관점에서 인간이 또다른 인간들을 창조해 신으로 군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쨋든 개인적으론 흥미진진 하게 봤다. 오늘밤 나머지도 볼 생각이다.



어제 종양이 땡땡해져서 예상했던 대로 심하게 아픈 바람에 고생을 좀 했는데 덕분에 몇가지 통증을 다루는 기술들을 터득할수 있었다. 췌장과 비장의 통증은 잠잠해졌고 위장과 대장의 통증만 다스리면 되는데 통증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임시방편 보다는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기세를 꺽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신기하게도 종양이 의식의 치유를 하는동안은 거의 사라진듯 줄었다가 일상 생활로 의식이 돌아오니 조금씩 다시 원상복귀되는 현상을 경험했다. 신기하군..


우리가 현실이라고 인지하는 이 육체와 세상도 결국은 의식이 만들어내는 환상이라는것을 몸으로 경험하면서 터득해 나가게 되는데 고통 앞에선 뭐든지 한다..라는 절실함이 게으름이 천성인 나를 강제로 공부시키는 중이다.


집에 있게되니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들 심부름이나 수발들일이 계속 생기게 돼서 잡스런 집안일들이 계속 이어지는것 같다. 주로, 외식을 위해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다니는 일인데 먹고싶은게 있음 차라리 사서 싸들고 찾아 가려해도 궂이 나와서 드시겠다고 하니 자식입장에서 집에서 놀면서 그냥 택시타고 다니시라고는 못하겠고 시중들 어머니도 그냥 돌아다니시라고 하기도 그렇고 어쩔수 없이 하루종일 부모님 운전사 노릇을 하면서 여기저기 다닐수밖에 없게된다. 그야말로 거동 불편한 노인들 모시고 어디 한두 군데만 다녀도 하루가 가는 형국이다.


오늘도 아버지가 외식을 하러 나가겠다고 어머니에게 부축 해줄것을 요구해와 어쩔수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아버지 집을 찾아가 아버지를 또 모시고 식당을 가고 다시 집으로 바래다 드리는 너무도 뻔한 스케쥴이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오늘은 숯불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시니 나역시 위험물질인 숯불 고기를 집어 먹어야 될듯하다. 내 인생도 누군가 쓰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는건지.. 어쨋든 신경안쓰고 흐름에 맡기면 오늘의 나의 스케쥴 프로그램은 그렇게 정해져 있고 별다른 변동사항은 일어나지 않을것이다. 부모님의 생각에 따라 강제로 정해지는 스케줄의 흐름에 맞설 생각도 기력도 없으니 일단은 인형처럼 그렇게 따라간다. 그런 하루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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