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Ah May 30. 2024

수컷은 배려하고 기다릴줄 알아야해


집안에 암컷이 있음에 녀석의 관심은 이제 내 침실과 집안이다. 아침마다 마당에 내보내 달라고 졸라대던 것에서 아침에 마당을 나오면 집안에 시선집중이다.


나와서 같이 놀아줬음 하겠지만 사람도 타인의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데 하물며 고양이들이라.. 돌쇠의 순정으로 무식하게 달려들어 봤자 상대는 단순 폭력으로 여긴단다.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는것이 순리다. 똑같은 아저씨 지만 연장자로서 든든한 나의 아저씨가 되느냐 어리다고 지배하려 드는 불량배가 되느냐 애정에 있어서도 한끗차이다. 바로 ‘배려’와 ‘자제’ 라는것이다.


왜 수컷이 암컷을 배려해야 하는가? 단순하다. 물리적 힘에 있어서 암컷이 ‘약자’ 이기 때문이다. 약자가 강자를 배려한다?  뭔가 이상하다 생각지 않나? (그런 사람들 투표해보면 한국엔 많다.)


마당에 나와서도 집안만 주시하는 녀석 팬스 바깥만 주시하던 것에서 방향이 내실로 바뀌었다.


고양이가 스스로는 그런거 생각하고 알리가 없다. 녀석은 인간인 나의 코치와 통제가 있기에 본능을 순화 시켜가며 적정선을 유지하는 중이다. 그냥 자기들끼리 내버려두면 녀석은 무식하게 달려들고 암컷은 할퀴며 반항하고 전쟁나면서 바로 파토다. 다 큰 녀석들이라 발톱들도 쎄고 물리적 충돌나면 데미지도 크다. (녀석도 길양이들 상대로 충분히 학습 경험했기에 이번엔 신중하다.)


*고양이들의 본능은 기본적으로 동일하기에 성묘끼리의 합사에 실패하는 경우는 전적으로 초기에 인간의 선택 실수와 관리 소홀로 인함이다.


동물들은 순간순간 즉흥적인 감정만이 지배할뿐이라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른다. 사람도 길가다 어깨만 부딫쳐도 시비 붙는 종자들 있지 않나. 출신이나 계급이 아니라 인간의 예절과 법도를 모르는 것들을 일컫어 ‘상놈’ 이라 하는거다. 대체적으로 환경과 교육의 문제다. (청소년 학원 폭력물들이 대개 그런 내용이다.) 충분히 교정이 가능하지만 안 그러는게 문제다. (본인들은 자존심이라 착각한다.)


이틀만에 나를 보호자로 인정, 배를 내보이고 골골송을 하는 암컷 아비


 암컷이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 질때까지 수컷들은 없는듯 빠져 주는게 배려하고 도와 주는거다. 낮에는 별 무리가 없는데 고양이들에겐 밤이 문제다. 새로온 암컷과 놀게 해 달라고 발광하는 녀석과 이틀밤 지나는 동안 두번 가정 드라마 찍으며 난리를 쳤다. 그나마 내가 녀석과 같이 있음 새로온애 한테 가자고 졸라대며 울고 내가 새로온 암컷 배려해 거실좀 둘러보라고 혼자만 문밖에 내 놓으면 엄청 삐져서 서럽다고 둘째인양 반항아 쇼를 한다. (흥분할땐 주인을 물기도 한다.) 녀석 삐지는것 때문에 나까지 TV보다 말고 마당에서 못 들어간다.


사람도 아이나 동물에 대한 이해와 인내가 없으면 훈육 한답시고 폭력적 감정이 생기고 갈등을 증폭 시킨다. 때쓰니까 철부지 아이 인거고 고양이 인거다. 무리한 요구는 받아주지 않아야 하지만 같이 감정적으로 대해선 안된다. 삐져서 텐트안에서 집안에 안 들어가간다는거 (마당 가출?) 달래주며 빗질해주고 무마 시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작은 행동 습관 하나만으로도 그동안의 살아온 경험들이 그대로 전해진다.


모든걸 순리대로 풀어 나가려면 시간을 탈줄 알아야 한다. 갈등을 증폭 시키느냐 창창대로로 나아가느냐 현재의 감정을 어떻게 순화 시키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꼬여가거나 길게 이어지거나 이다. 처음의 작은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꼬이기 시작하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내눈엔 그게 보이고 고양이인 녀석은 알리가 없으니 감정만이 지배하고 스스로의 삶을 망쳐가는 쪽으로 가려하는 것이다. 치기어린 충동적 사랑에 인생을 걸고 바로 후회하는 청춘들 바라보는 부모들 시각도 그런 종류일 것이다.


집안에 암컷이 있음을 알아서 하루종일 들떠있다. 아마도 기분은 청춘일 것이다.
새로온 암컷이 내 침대를 차지하고 앉아 웃긴 녀석 둘의 우당탕탕 소동을 관찰중이다. 삘리 적응해 한 가족처럼 알콩대며 지내는 날이 오기를..


잘 나가는듯 해도 한순간 삐끗하면 일 벌어진다. 감시의 눈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 아무리 신뢰를 쌓고 당장 눈앞에선 말을 잘 듣고 알아듣는것 처럼 행동해도 고양이는 고양이의 한계가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매트릭스 규격을 정확하게 알고 맺고 끊는것을 잘 해야 한다. 아무리 양양대고 졸라도 되는건 되고 안되는건 안되는거다. 아이가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는게 얼마나 아이에게 위험한 짓인지 어른도 알아야 한다.



”아직은 너가 무섭대 좀만 더 기다려“


자율적으로 상대에 대한 배려와 기다림이 안될땐 강제 분리 방법외엔 없다. 아무리 똑똑하고 집안에선 말 잘듣는 개들도 야외 산책시엔 목줄 필수다. ‘우리앤 절대 그럴리가 없다’  어른이나 애나 무식한 소리다.


그나저나 이제 녀석이 마당보다 집안을 더 좋아하니 마당에서 나 혼자 놀게 생겼구나.


https://youtu.be/KPiXRq8YN7o?si=LEs7M9QF9904tH82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지낼 환경을 마련해 놓거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