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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y 09. 2017

의식의 텅빈공간 휴게소에서..

비우고 생각하기..


"어떤것에 재미를 부치고 다시 뛰어 들어도 결국은 이 자리로 다시 돌아오게 될거란걸 알어"


인간들이 경험하는 삶이란것은 즐겁거나 기쁘거나, 혹은 아프거나 괴롭거나 모두가 영혼의 성숙을 위해 체험해야 하는 경험 놀이이다. 카르마를 만들어 놓았다면 그것을 해체하기 위한 경험 작업들을 하는것을 인간들은 때론 '운명'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암 환자체험 놀이는 이제 그만.. 내가 가진 암의 실체를 알고 그것을 통해 내가 해야 하거나 배워야 할것들을 알게 됐다면 더 이상 암으로 고통 받는것이 나에겐 의미가 없다.


"나 말기 암환자 할만큼 했고 이제 재미없어 안할래요."


우주에 선언하고 나서 온갖 좋아하던 불량 식품들을 먹고 술이랑 줄담배를 피고 어제는 정상인과 똑같은 분량의 식사를 억지로 하고 하루종일 결과를 지켜 보는데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통증도 없고 내가 그동안 말기암에 그렇게 시달렸던 증상들이 며칠 동안은 싹 사라졌다. 더 이상 관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종양을 만져보니 정말 많이 줄어서 잘 잡히지도 않고 기분으로는 며칠내 금새 날것같은 기분도 든다. 그러다 또 원상복귀 되기도 하고... 지금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환자라는 생각은 든적이 없으니 더이상 몸안에 암이란것을 키워봤자 나에게 도움 될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을 키워봄으로 인해 내가 해야할 것들을 스스로 자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는 암이 나에겐 무용지물 일뿐이다.


아니타 무르자니가 '그리고 모든것이 변했다' 라는 책에서 자신의 암이 사라진 이유를 영혼과 의식적 관점에서 다 적어놓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그 책을 보면 된다. 나 역시 비슷한 길을 가는중이다. 아니타 무르자니는 죽고 난다음 알아 차린거고 나는 그만한 용기는 없어서 죽기전에 그냥 여기서 인간들의 상식적인 자연치유로 낫겠다는 생각을 포기 하려는거다.



일반 인간들의 의식에서 납득할만한 자연치유 방법을 실천하고 기록해서 낫겠다란 내 의도는 일단, 실패했다고 본다. 나는 그들만큼 담배끊고 유기농 먹고 운동 해가며 자신을 통제할만큼 독하지도 못하고 그만큼 삶에 애착도 크지 않은탓인지 그런걸 따라 하기가 너무 힘이든다. 무엇보다 내 천성에 맞지 않는다. 결국, 막바지까지 몰려서야 다른 사람들 납득시키는 방법은 포기하고 일단 내가 살고 보는쪽으로 간셈이다.


건강한 사람들 한테는 그냥 시골에서 공기좋고 물좋은데 있었더니 괜찮아졌다.. 라고 넘길수 있지만 실제 암환자 분들에겐 나처럼 하면 절대 안된다는것을 강조하고 싶다. 내가 먹는것에 특별한것 아무것도 없고 도리어 줄담배에 불량 식품들만 먹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인간들의 자연 치유에 관한 지식들이 나는 제대로 실천하지도 못했지만 따져보면 스트래스만 받았지 의사들도 손댈수 없는 말기암 상태에서는 큰 도움은 안됐다.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거짓말을 할수도 없고 잘못된 정보나 허위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모는 그런 카르마를 지고 싶지는 않다. 성공하건 실패하건간에 솔직하게 기록으로 남기기로 한건데 개인적 으로는 실패라고 인정한다. 한달전 병원에 가서 사진 찍어본 실제 결과가 지난 10개월간의 에고의 자연치유 노력이 실패임을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다.. 정말 죽음이 코앞에 왔다는걸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무모한 시도는 안하기로 했다.


자연치유는 정말 독하고 긴 시간 스스로와의 싸움을 벌여야만 하는 힘든길로 주변의 도움도 필요 하지만 아무나 할수 있는일이 절대 아니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이틀전 전주에 들러 지인을 만났을때 술먹으면서 한말이다. 진심이다.


"어떻게든 사람들이 납득할수 있는 자연치유 방법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실천해서 다른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는데, 전 그런 스타일이 못돼나봐요.. 나 따라하라 그러단 다 죽고 말거예요. 제가 못하니 기록을 남기는게 의미가 없어 졌어요."


정말 나의 작년 계획은 실패한 것이고 나의 일년간 고생은 그냥 의미없는 개고생 이었나... 애초 자연치유로 낫겠다는 목표가 에고가 하려던 일로 에고는 분명 게으름에 빠져 실패했고 나는 다시한번 에고의 한계를 절감하고 십년전 그자리로 다시 돌아온셈이다. 개인적으로는 많은걸 깨우칠수 있었기에 꼭 실패라고 할수는 없다.


의식의 텅빈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나의 여러 의식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암이랑 노는걸 그만두면 이제 뭐가 더 하고싶어? "

"........"


"어떤것에 재미를 부치고 다시 뛰어들어도 결국은 이 자리로 다시 돌아오게 될거란걸 알어"


나에겐 이게 정답이다. 십년전에도 그랬고 지금은 아예 확인 사살까지 한 셈이다.



인간의 육체를 가지고 뭘해야 할지는 현재로선 텅텅 백지로 비어있다. 그냥 원숭이처럼 맛있는거나 먹고 즐거움만 쫒다 사는것도 질려서 내키지 않는다. 십몇년 그런 탱자 생활을 경험해 보니 지금의 나에겐 그냥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러니 스스로 암같은거를 불러서 정신 번쩍들게 하는거다....


그렇다고 다스칼로스 할아버지처럼 다른 누군가를 치유 하거나 도와줄 능력도 안되고 적성에도 안맞는거 같고.. 그저 내몸하나 안 아프게 만드는게 현재는 내가 할수있는 일의 전부이다. 게다가 육체적 사회적으로 이미 죽은 사람으로 처리 된지라 다시 맨땅에서 뭔가를 시작 해야 한다는건 정말 막막한 일이다.


하고싶은 일이랑 자신이 할수있는 일은 분명히 구분된다. 그러나, 하고싶은 마음이 생기면 길은 그 순간부터 무조건 열리게 된다. 여지껏 내가 살아온 경험들이 전부 그런것이다. 일단은 인간의 육체로 하고 싶은것이 무엇인지 그걸 우선 찾는게 먼저인것 같다.


쓸데없는 지식을 들어내고 의식을 비워놓으면 무한한 가능성이 보이게 된다. 어느 에너지 흐름에도 구애받지 않고  의식을 쓸수있게 되는데 예를 들자면, 일반 구도한다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의식이 5차원을 가서 육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고정관념 속에서 허우적 대지만 그런 지식이 없으면 반대로도 생각이 된다. 일단, 3차원에서 고통받는 몸부터 5차원 올려놓고 얼빵한 의식은 차차 적응하게 해도 되지 않겠어? 라는 생각의 전환이다. 실제, 급하면 그렇게도 된다. 당장 사람이 죽어 가는데 이론 따지고 들다간 그냥 죽어 나가기 때문에 모든건 상황따라 어떻게도 변할수 있다. 현재로선 아무런 지식도 없고 정해진것도 없으니 그냥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 봐야겠다.. 더 이상 암환자는 안하겠다고 했으니 의식의 휴게소에서 차분하게 앞으로 인간의 육체에 갇혀서 뭘할지 생각하는 시간들이 당분간 될것같다..


멀쩡히 지내다 다시 꼬구라져서 사경을 해메게 된다면 진짜 인간의 몸으로 할것을 못찾아서 지겨워서 그냥 몸을 버린 거라고 보면 된다. 언제든 원할땐 바로 죽을수도 있는 삶과 죽음의 티켓을 항상 쥐고 있다는것이 말기암 환자만의 특권 인것도 같다. 고통만 수반되지 않으면 왔다갔다 하는것도 괜찮겠지만 육체가 죽음으로 가는 고통은 너무 심해서 근처에 얼씬 거리고 싶지가 않다. 통증 NoNo.. 진절머리가 나므로 현재로선 나 스스로 죽음을 택할 확율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 할것이 있는데 내가 아직 지식도 없고 무지 하기에 못찾을 뿐이므로 마음을 열어놓고 있으면 그것이 알아서 다가올 것이다.. 이번 기회에 푹 쉬면서 나를 비우자.. 무엇이 채워 질지는 우주가 알아서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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