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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Dec 08. 2024

매운맛과 MSG 를 못 먹는다면?

별종이 되는 ‘맛‘ 의 기준이 달라지다.


집단 종의 스탠다드 에서 종을 구분짓는 가장 단적 현상이 종마다 입맛에 따른 주 식량의 다름이다. 동물들도 종마다 식성이 다르기에 주식종류가 다르다. 성분 모양은 같아 보여도 고양이와 개의 사료가 다른 이유는 입맛의 차이다. 동물종마다 선호하는 맛이 다르기에 타종이 먹는 주식 사료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사람이 먹는 MSG 참치캔을 고양이들은 선호하지 않는다. 고양이 참치캔을 따로 만드는 이유다.)



소화기관이 통째로 제거된 나의 경우 근래들어 먹을것 천지인 대형 마트에 쇼핑을 가도 먹을수 있고 끌리는 음식이 거의 없기에 매번 시행착오에 버리는 음식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밀키트도 대부분이 그러하다. 예전 맛있던 것들이 지금은 역겨워 넘어가지가 않아서 샀다가 바로 음식물 쓰래기로 직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전에 맛있게 먹었던 그 맛들이 아니다. 제품 품질이 달라진것이 아니라 체질이 변하면서 내 입맛 감각이 변한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매운맛을 못 먹는 증상과 화학 조미료 속칭 MSG 의  ‘감칠맛‘에 대한 심한 거부감이다. MSG 의 원조인 ‘미원‘이 처음 등장했을때 자장면과 라면도 느글거린다 해서 못먹는 사람들 (현재 노인세대) 이 많았는데 지금 사람들은 반대로 MSG 맛이 들어가야 맛있다고 먹는다. 현대인들 거의 전부 MSG 나 인공 조미료 맛에대한 중독증상이 대세가 된 시대인지라 적응하지 못한 극소수는 아웃사이더 종이 될수밖에 없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체질이 변하고 식생활과 몸에서 추구하는 입맛이 변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경험상 면역력이 약해질수록 육체는 화학 성분인 ‘감칠맛‘ 에 거부감이 심해진다. 노화가 진행되도 그렇다.



빈부차가 가장 심하게 나는것이 식생활 식비다. (먹방하는 유투버들 보면 한달에 수천만원을 식비로 썼다고 자랑 하기도 한다.) 화학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전통 방식의 깊은맛은 현대인들에겐 고급 식자재와 음식점을 이용하는 부유층 이거나 자급자족이 가능한 시골생활에서 옛날 방식으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직접 담구고 만들어야만 그나마 가능하다. 서민들 대부분 식생활은 가성비에 충실한 온라인이나 마트에 의존할수 밖에 없다.


화학 조미료를 못먹는다 가정하면 사실상 시중에서 파는 거의 모든 음식들은 못 먹는 음식이 된다. 현대인들 입맛이 화학 조미료의 느글대는 속칭 ‘감칠맛( 기업체에서 만들어낸 단어다.)‘ 에 깊이 중독돼 있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공장 제조 방식에선 이 화학 조미료가 안 들어간 제품이 없다. 시중에 파는 모든 반찬들이 그러하고 심지어 장 종류 김치 짱아찌 종류에도 화학조미료 범벅이다. MSG 무첨가로 선전하는 제품들도  MSG (L-글루탐산나트륨) 대신 다른 화학조미료 쓴다는 말인데 보통 흉칙한 이름들 가리고  ‘향미증진제‘ 라 표기한다.


* 화학 조미료 역사도 반백년이 넘어가면서 세대가 갈수록 신세대에겐 진짜로 어릴때 먹던 ‘고향의 맛‘ 이 된것 같다. 예전 국맛을 책임졌던 집에서 직접 담궜던갈색나는 투명한 조선간장은 보물처럼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MSG와 다른 화학조미료 중독에서 벗어난 이제서야 과거 할머니 세대가 라면과 자장면이 느글거려 못 먹겠다던 말이 이해가 간다. ‘감칠맛‘ 이란것이 없었던 이전 사람들에게 지금 온라인이나 마트에서 파는 현대인들이 먹는 음식을 먹어 보라고 한다면 대부분이 느글거려 못 먹겠다 손사래를 칠것이다.


https://youtu.be/XMwncEox14c?si=kbwxs6RMvm2mN8hj


매운맛을 못먹는것은 근래 알려진 ‘구강 작열감 증후군‘ 이란 다소 생소한 질병 때문이다. ‘버닝 마우스 신드롬‘ 이라 해서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원인도 치료방법도 아직은 밝혀진바 없다. (근래들어 생긴 신종병이라기 보다는 아마도 이전엔 사람들이 매운맛을 못 먹는것을 단순 입맛 차이라 보고 질병이라고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매운맛을 통증으로 느끼는것이 맛이나 취향과는 별개의 문제다. (불과얼마전 까지도 누구보다 매운맛을 선호하고 좋아했던 나다. )


MSG가 면역력과 관계 있다면 구강 작열감 증후군은 갱년기 여성들에 특히 많이 발생하는것으로 보아 노화나 호르몬과 관련있을 거라는 추측이고 유툽보면 여기저기 근거없는 치료방법들이 썰로만 나돈다. 의사라 해도 원인을 모르는데 제대로 된 치료방법이 나올리 없다. 증상의 강도는 몸 컨디션에 따라 편차가 심해 그날그날 완화 되기도 하고 심해지기도 한다. 잘 먹고 쉬고 스트래스 안 받는것이 최상의 방어책이다. 경험자로서 하는말이다.


서양인들이 매운맛을 못 먹는것은 좋고 싫고 맛의 취향 문제가 아니라 동양인과는 체질이 달라 받아 들이지 못하는것이다. 매운맛을 못 먹는것이 백인들 기본 체질이다. 한국 사람으로 매운맛을 못 먹게되면 고추가루가 베이스인 한식 거의 대부분을 못 먹는다 보면 된다. 한국에서 매운맛을 못 먹으면 김치도 물에 씻어 먹어야 하고 외식으로는 베지테리언 처럼 먹을수 있는것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MSG 와 화학조미료의 가장 대표적인 맛은 국민식량이 되버린 인스턴트 ‘라면‘ 이다. 나 역시 50년 이상을 주식처럼 맛있게 먹었던 라면 애호가이다. 이전에 맛있다 여겼던 한국 라면들 모두가 화학 조미료 국물에 매운맛이 특징인지라 전세계 라면을 종류별로 온라인으로 마이너리그 까지 뒤져 사보곤 결국 전부 못 먹겠다는 결론이 난다. 신제품 일수록 대중들 입맛 따라 가느라 화학조미료와 매운맛이 점점 강해진다. 그나마 대형마트 메인 진열대 꾸준히 올라가는 40년 이상된 제품들 절반나눠 끓여 먹는데 초창기때 먹었던 국물맛이 결코 아니다.


북 유럽으로 수출되는 일본 라면들이 그나마 자극적이지 않은데 젊은시절 유학기간 내내 즐겨 먹었던지라 내 입맛에는 딱 맞지만 국내서는 구할수가 없다. 일본 라면이지만 일본에서도 못 구한다. (신라면도 각국마다 맛이 달라서 한국에서 중동지역에 수출되는 신라면을 구할수 없는것과 마찬가지다. ) 레몬과 새우를 베이스로 삼는 태국 라면을 몇년전까지도 즐겼는데 신맛과 매운맛이 강해 지금은 못 먹는다.



체질이 다르면 맛에대한 감각이 달라져서 같은 음식을 두고 개개인마다 다른맛으로 인지한다. 취향에 따라 맛있다 없다로 구분하는것이 아니라 같은 음식으로 다른맛을 느낀다. (같은맛 소주도 상태에 따라 달거나 쓰거나 한다.) 영화보면 뱀파이어로 변하는 순간 기존의 사람들 먹는 음식이 엽겹게 느껴지고 피 비린내에 입맛이 끌리게 된다. 삭힌 홍어를 맛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역겨워 도저히 못 먹는 사람도 있다. 같은 음식으로 서로 다른맛을 느끼는거다. 특정 음식을 먹고 체한 경험이 있을땐 남들은 맛있다해도 생각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리고 거부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오로지 살기위해 먹을수 있는것을 찾아 헤매는 실험(?)의 날들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MSG가 조금만 들어가도 정확하게 그 맛을 구분할수 있는것은 몸이 심하게 그 맛에 이질감을 느끼고 거부 한다는 말이다. 프리미엄 이라 홍보하고 사람들이 맛있다는 평에 잘 팔릴수록 화학 조미료 맛이 강하다. 많이 들어갈수록 잘 팔린다는 데이터가 제조사에서 점점 화학 조미료 량을 늘려가는 근거일것이다.


외눈박이 세상에선 두눈가진 사람이 별종에 기형이 된다. 대중들과 다른 입맛을 가지게 된것에 대해 맛에 대한  인지감각에 이상이 생긴것인지 MSG 중독에서 벗어나 과거 사람들처럼 본래의 감각을 되찾은 것인지 아직 확실한 결론은 내지 못했다. 대부분 스탠다드 기준은 다수결이다. 소수일수록 별종이 되고 아웃사이더의 삶을 살아야 한다.


삶이란게 그렇다. 각자의 방식이 다르고 정석이란게 없다. 틀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것과 다른것이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는 직접 경험해 봐야만 실감을 한다. 대중들 선호하는 맛집이 더이상 나에겐 맛집이 아니다. 반대로 이전에 맛없다고 여겼던 것들에 입맛이 끌리는것이 확실히 이전과는 체질과 종이 달라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동물들 처럼 무 배추 오이등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야채 날것 그대로가 맛있고  4-5세 아이들 식사량 인지라 찬이 많은것이 번거로워 물말은 밥에 장아찌류 한두조각 1찬이나 2찬식을 즐겨한다.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 내가 선호하는 식단이다.)


음식들 냉장고에 넣어놔도 상해 버리는것이 반복되면 스트래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간단한 생선초밥이 별식으로 가장 선호 음식이 됐다. (생선보다 진짜 와사비 쓰는곳 찾기가 더 어렵다.)


중년 이상이 되면 먹는 즐거움이 삶의 즐거움 거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미식의 즐거움이 거세되고 남들과 식생활 방식이 달라 어울리지 못함이 단순 사회적 불편함인지 장애인 것인지는 오로지 본인의 마음가짐이 결정하게 된다. 시간이 많이 흐르다보니 지금은 식생활 제한을 불행과 연관 지으려 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베지테리언 처럼 좀 별나더라도 종이 다를뿐이다 여기면 불편한건 장애가 아니라 적응의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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