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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un 12. 2017

상업지구로 변질된 '헤이리 예술인마을'

따스한 햇살속에서 오랜친구와..

 

몇십년전, 내가 음악할때 나중에 여유있게 은퇴하면 살고 싶었던 마을이 바로 헤이리 였다. 성공해서 여유있는 예술인들이 갖가지 예술적인 건축물 집들을 지어놓고 숲속에서 안한국처럼 살고 있어서 젊은 예술 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중에 꼭 살고싶은 꿈의마을 이었는데...


슾속에 자리한 모든 집들이 아트적이라 외지에서 조용히 데이트 코스로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카페가 하나둘 생기더니 헤이리 예술인 마을은 더이상 예술인들이 사는 마을이 아니게 급격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몰리니 본격적인 상업지구로 탈바꿈해서 이제는 거주민이 사는 주택가가 아닌 완벽한 쇼핑 유흥의 상업 지구가 됐다.



멀리사는 오랜친구가 휴일이라고 나보겠다고 찾아온지라 헤이리 예술인마을에 찾아가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맛있는 식사대접을 하리라 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 장난이 아니다. 야외 장터까지 생겨서 그야말로 자연속의 쇼핑거리가 됐다.


물론,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겐 ? 만평의 볼거리가 많은 이색 낭만 지역이겠지만 예전의 헤이리를 아는 사람들에겐 동화속 꿈의 주택가 에서 철저한 상업지구로 변모한 한국적 사고방식에 씁쓸함을 함께 갖게 된다. 지중해 마을도 그렇고 인사동도 그렇고 한국사람들에겐 문화보다 중요한게 '돈' 이니까..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엔 어김없이 대자본들이 들어와 고유의 정체성들을 사업이라는 명분하에 없애 버린다.



헤이리의 모든 박물관과 음식점 카페등은 가격이 결코 싸지않다. 박물관도 보통 입장료가 7-8천원 이라 아이들 데리고와서 몇군데 박물관들만 들락날락 해도 일인당 몇 만원은 그냥 나가게 된다.


음식점들이 분위기도 낭만적이고 메뉴들도 깔끔한 서구식 메뉴들만 주로 파는데 만원 이하로 먹을수 있는 음식은 없다고 보여진다. 수제 햄버거 15000 원 치킨 샐러드 하나에 17000 쥬스는 7000.. 사람들이 몰리니 겁도없이 가격들을 마구마구 올려댄다. 그래도 날씨좋고 휴일엔 사람들이 미어 터진다.


야외 테라스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저녁은 건너편 프로방스 마을에서 먹기로 했는데 가보니 역시 차들이 미어 터지는지라 그냥 시장 바닥의 오리지널 배트남 쌀국수를 먹기로 한다.



두번째 먹어보니 확실히 알겠는데 배트남 아주머니가 딸이랑 둘이 오리지널로 하는건 맞는데 확실히 배트남에서 아마도 시장음식 수준인듯 하다. 모양새도 그렇고 국수와 국물의 양 조절이 안돼 양만 많고 돼지고기 덮밥같은건 밥이 넘쳐나고 한마디로 한국의 쌀국수 체인점들은 나름대로 고급스런 마무리들을 신경쓰는데 그냥 시장 자판에서 먹는 싸게먹는 막국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오리지널이 더 날까.. 좀더 고급화시킨 한국적 배트남 쌀국수가 나을까.. 각자 취향 차이겠지만 오리지널 이라는 타이틀만 없으면 시장바닥에서 먹는 음식치고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쌀국수 8000원) 일단, 국수에서 가장 중요한 면이 그냥 시중에서 파는 인스턴트 쌀국수 면이다. 앞으로는 오리지널 보다 제대로 잘하는 체인점 가서 깔끔하게 먹는것이 낫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차는 동생에게 넘겨주고 나는 친구차를 타고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쏘다니다 집에 와보니 네비게이션도 없이 알아서 쇼핑도 하고 잘 돌아 다녔다고 한다.  


뒤에서 조카들을 케어해줄 사람만 있으면 동생이 직접 운전도 가능한데 오늘은 큰 조카들이 왔으므로 어린 조카들은 큰조카들이 알아서 케어해 줄수있다. 한국에선 파킹을 못하겠다고 하는데 좁은 주차공간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게다.



내일은 동생이 한국에 있는동안 쓸만한 중고 스마트폰 하나를 알아봐야겠다. 한국 번호가 있어야 GPS 가 작동돼고 네비게이션이 뜬다.


예전에 초등생 조카 쓰라고 만들어준 스마트폰이 두개나 되는데 두개다 침수해 망가져서 유심만 가지고 있는중인데 번호는 아직 해지를 못하고 있다. 나도 동생도 아이폰인지라 유심을 넣을수가 없다. 기기만 있음 바로 작동되므로 제일 싼 구형 알아봐야겠다. 네비게이션만 돼도 왼만한 근교는 주말에 큰조카들이 오면 내가 안따라가도 충분히 돌아다닐수 있는것 같다.


집에 와있는 열흘동안 흡연실이 된 내방에서 하루종일 담배연기를 맡고 온갖 불량식품에 줄담배를 피며 생활하니 폐가 한계치에 도달했다.


어머니 같은 경우, 아이들이 없으면 그냥 혼자 생활 하시는지라 겨울에도 문닫고 거실에서 하루종일 중국 드라마를 보면서 맘껏 담배를 피시며 생활을 하신다.


현재는 내방이 흡연실이 돼서 내가 담배를 안펴도 담배연기 맡는건 마찬가지 인지라 숨쉬기가 너무 거북해 진짜 당장이라도 죽을것 같은 위기감이 생긴다.


엄마는 절대 담배를 못 끊는다고 해서 나도 같이 줄담배로 맞서다보니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간 것인데 뭔가 방법을 찾아야만 하겠다. 그렇다고 침대방에서만 생활하기도 뭐하고 뭔가 호흡에 지장을 주지 않고 집에서 지낼만한 방법을 찾던지 정말 죽을것 같다고 엄마를 설득하던지..내가 미드를 보느라 지내면서 아예 흡연실이 된 내방은 출입을 삼가하던지..이도저도 아님 동생도 봤겠다 그냥 시골 내려가던지.. 뭔가 해법을 찾아야만 내가 집에서 매일같이 먹게되는 온갖 불량식품과 하루종일 맡아야 하는 담배연기속에서 살아남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내가 문제인데 매일같이 눈앞에 보이는 온갖 과자 아이스크림 고기등의 유혹을 못이기고 담배피는 엄마를 보면서 나도 같이 따라피게 되는 행동들을 하는지라 집에서도 나에대해선 전혀 신경을 안쓰게 된것이다. 내가 담배를 안피면서 내방에서 담배피지 말라고 요구해야 말이된다. 나는 피면서 남은 피지 말라면 내말은 무시할수밖에 없게 된다.


먹는것도 마찬가지.. 내가 안먹으면서 나 먹을거 따로 해달라고 요구해야 하는데 뭐든지 너무 잘먹으니 따로 나를 위한 음식배려는 완전히 식구들 의식에서 사라져 버릴수밖에.. 동생이 먹고싶다는 위주로 모든 식단이 짜여지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아이스크림을 눈앞에 두고 내손이 저절로 가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


어쨋든 아무리 멀쩡하고 건강한 사람도 하루종일 담배연기 속에서 머물면 건강이 나빠지는건 상식이다..열흘을 그렇게 미드를 보느라 담배연기 속에서 나도 줄담배를 피며 지냈더니 폐가 감당할수 있는 한계치에 다다렀다. 숨쉬기가 거북한게 당장이라도 죽을수 있을것 같다. 그렇다고 나를위해 따로 배려해달라고 신경쓰게 하기는 싫고 집에서 가족들과 생활하려면 뭔가 해법을 찾아야 내가 살겠구나...생각이 든다..


단 한명의 가족이라도 원하는 생활방식이 너무 다르면 좁은집에선 함께 생활하긴 힘들어진다..부부간에 그렇게 원하는 생활방식이 완전히 다른채 같이 붙어살아야 한다면..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하다..


뽕짝을 즐기는 사람과 클래식을 즐기는 사람둘이 만나 음악들을 틀어대면 서로에게 고문이 된다. 생활방식이 비슷해지던지 한쪽 또는 양쪽 모두가 서로를 희생해야만 무난한 동거가 가능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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