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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ul 07. 2017

잠못드는 열대야..

아무런 생각없이 잠들지 못하는 날들..


요즘 본격적으로 열대야가 시작되려는듯 하다. 오늘부터 일주일 정도 장마가 시작이라는데 한번 얼마나 비가 오는지 지켜보기로 한다. 날씨와 상관없이 몸이 불편해 잠을 못자는 날들이 한달이상 이어지는듯 하다.


통증으로 날밤을 꼬박세우면 이틀에 한번 자는건 기본이고 잠들어도 한시간 간격으로 빈뇨증상으로 깨게되서 하루에 총 세시간 이상을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 몸이 아프면 당연히 사는게 즐거울리가 없다.


동생과 조카들이 한달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지도 일주일이 다 돼어가는데 머릿속은 그런 일상 생활속 여파가 아직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번 생활속에 빠진 에고 의식은 여간해선 정리돼지 않는다.


에고가 좋아하는 잡스런 원숭이 다운 생각놀이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계속해서 치킨, 피자, 자장면, 아이스크림, 과자,  냉면등 한달간 먹어오던 몸에 무리가 가는 음식들만 관성의 힘에 끌려 계속 찾게된다.


동생이 방문할동안은 멀쩡히 살아야 겠다는 목적의식을 잃은 에고는 요즘 얼이빠진 상태로 멍청하게 음악이나 듣고 영화랑 드라마만 보면서 지내게 되는데 육체가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자니 몸무게가 드디어 50키로 밑으로 떨어지는 사태까지 왔다.


175 키 중년 남자 몸무게가 40키로 대라는건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해골인지라 누가봐도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란걸 알수있다. 그나마 하얀색 테의 커다란 미러 선그라스로 조금은 커버하고 다니는데 검은색 선그라스를 쓰면 그야말로 저승사자처럼 죽음의 냄새가 폴폴 풍겨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연로하신 부모님들은 내가 해드려야만 하는 뒤치닥거리 일거리를 계속 만들어 주시니 스트래스가 매일같이 이어진다. 갑자기 새로 전화기를 바꾸겠다고 위약금 물고 통신사를 바꾸어야 하는 아버지 일처리를 위해 하루종일 쫒아다녀야 하질않나 아버지가 저지르는 사고들 뒤처리 하는것이 어린아이 보살피는것보다 배는 힘이든다.



어제는 무더위를 피해 하루종일 극장에서 영화를 두편 연달아 봤다. 트랜스포머 관람은 에고가 꼭 하려던 일이어서 보러가야 겠다 맘만먹고 몸이 반 가사상태 인지라 엄두를 못내고 있던차에 이번 트랜스포머가 역대급 망작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개봉관이 하루가 지날수록 빠르게 없어지는 바람에 더이상 미룰수가 없어 무리하게 극장을 찾아갈수 밖에 없었다.  막 개봉한 스파이더맨도 극장에서 보려고 했던터라 이왕 내친김에 같이 연달아 티켓을 끊었다.


며칠전만 해도 트랜스포머가 상영관을 거의 휩쓸더니 이제는 스파이더 맨이 상영관을 다 차지하고 트랜스포머는 스파이더맨 사이에 끼어서 극장마다 하루에 한번 상영이 고작인 신세가 되 버렸다. 하루 한번 상영에도 관객이 없어 며칠내로 극장에서 철수할 모양새다.



황금알을 낳는 트랜스포머 이번 시리즈가 왜 사람들에게 급속도로 외면받는지는 영화를 보면 팍 감이온다.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은 시각적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엉망진창 이다.


다섯명의 작가가 달라붙어 마이클 베이 감독의 대미를 장식하겠다고 너무 열의를 보인 나머지 심형래 감독의 디워 수준의 개연성을 마구 남발한다. 안타까운 트랜스포머여.. 그렇게 망작으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손을 떠나게 됐구나..


소니에 입양돼 있다가 드디어 마블사로 홈커밍한 스파이더맨 같은 경우는 소니의 기존 스파이더맨과 차별화를 두겠다고 마블사의 다른 히어로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보낸다. 특히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로 첫선을 보인 연장선상에서 아이언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최첨단 슈트와 더불어 아이언맨까지 등장 어벤져스팀에 합류할수도 있음을 내비친다. 극중 스파이더맨의 나이를 15세로 설정해 스파이더맨 청소년판이라 보면 되겠다.



막간에 짧은 20분 동안 극장을 나와 일식집에 가서 우동을 한그릇 시켜 먹다 남기고 다시 극장에 들어가 밤까지 에어콘 바람을 쏘였더니 냉방병이 걸릴만큼 피서는 잘 했다. 두 영화가 전부 상영시간이 인도영화처럼 두시간 반 정도 되는지라 여섯시간 정도를 극장에서 보낸셈이다. 밤에 극장이 있는 쇼핑몰을 나오려 하는데 주차요금이 꽤 나왔다고 하길래 극장표 두장을 내밀었더니 "두편을 보신거예요? " 정산원이 좀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평일날 정말 할일없는 백수만이 할수있는 짓거리 니까..


영화티켓 가격보다 영화를 안봤을 경우 주차요금이 더 나오는 상황이 된다. 세시간 주차요금을 내느니 그냥 영화티켓 한장을 끊는것이 더 싸다.


하루종일 영화를 보고 밤에 집에와서는 밤새 음악을 들으며 잡생각놀이를 하다 또다시 잠못드는 열대야를 보내고이렇게 아침에 쓰잘데 없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번에 새로 스피커를 장만했는데 역시 스피커가 좋아야 음악은 들을맛이 난다. 클래식과 재즈를 밤새 듣다 날밤을 또 꼬박샜으니 오늘도 잠자는건 글렀고 커피나 마시고 아침 해장국이나 사먹으러 나가봐야 겠다.



집에는 근처에 먹이가 있으니 먹을것이 없는 시골 거처 내려가기가 몸상태도 그렇고 엄두가 안나고 있는데 이제 보고싶은 영화까지 봤으니 더이상은 정말 할짓이 없다.. 당장 코앞에서 알짱거리는 죽음마저도 심각하지가 않을만큼 얼이 빠진 상태인지라 뭘해도 손에 잡히지가 않고 할맘도 안생기고..


이런 의식 상태로 살아가는걸 사람들은 얼이 빠졌다, 아무 생각이 없다.. 라고 표현한다. 죽음의 문턱을 매일같이 들락날락 했더니 이제는 죽는것도 시큰둥해지고 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서 할말이 없다. 방안도 난장판인게 깔끔하게 죽어야겠다는 생각도 안들고 뭔가 의식이 정리가 되려면 시간이 좀더 걸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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