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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Dec 20. 2017

브런치 독자분들과 조촐한 망년회..

멜이 크리쓰마쓰  햅휘뉴이얼 쌩큐벨이머치

 

눈이 내린다. 먼곳까지 찾아와 맛있는 피자와 파스타 샐러드...함께 나누고  멋진시간 만들어주심에 감사 드린다.



내일부터 대설주의보와 함께 강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소식.. 오늘이 아니면 올해 망년 모임을 갖기 힘들것 같다는 예감에 급히들 먼곳에서 나를 보기위해 일산까지 달려와 주신 브런치 독자분들과 일산 외진 주택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멋진 식사시간을 가졌다.


강추위임에도 내가 외출한다는 말에 친구도 연락오고 후배까지 달려와 함께 했는데 밥사먹으라고 카톡으로 돈까지 부쳐준 친구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술못먹는 환자가 맞는 쓸쓸한 연말연시 임에도 생각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좀 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다들 덕담들을 해주셔서 왠지 죽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칭찬을 들으면 왠지 지금보다는 더 멋진삶을 막 살아야 할것같은 착각에 빠진다..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내가 정신력이 강하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정신력이 강하다는 말은 마치 뭔가 힘든걸 억지로 참는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나의경우는 힘든거 참지 않고 아픈거 억지로 안아픈척 하지는 않는다.그런거 못한다. 아프고 힘든건 질색이야.. 그냥 견딜만 하니까 지내는거고 우울할 일이 없으니 우울증이랑 관계맺기가 어색할뿐이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우울할 틈이 없다. 현 상황을 벗어날 선택권이 없으므로 고민할 이유도 없다. 대부분의 정신적 우울증은 육체에 귀속된 에고가 호르몬 작용에 영향받는 단순한 물리 현상이기 때문에 의식이 육체에 종속되지만 않으면 충분히 벗어날수 있다.


3차 항암 마치고 이틀 정도 죽었다 깨어났고 주사 맞으면서 운전해 집에 오는것보다 다 맞고 주사바늘 빼러 운전해서 병원가는게 더 힘들다는것을 알았다. 피를 쏟고 내장이 녹아내리는 생생한 느낌에 손가락 하나 움직일 기력이 생기질 않아서 그야말로 맘따로 몸따로 둥둥떠서 운전하는 느낌이다. 후유증이 삼일은 간다.


오늘은 마약패치 부작용으로 이틀동안 한잠도 못자고 집을 나섰는데 잠못자면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같은 경우는 요즘은 그냥 며칠에 한번 세네시간 자는게 일상생활화 되서 이틀 잠안자고 운전하면서 돌아다니는게 그다지 힘들거나 하지는 않다.  힘든데 쓸데없이 정신력으로 버티고 그런거 절대 아니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강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나를 보기위해 먼길 와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멜이 크리쓰마쓰 햅휘뉴이얼 쌩큐벨이머치 인생에 있어 환자가 아닌 다른 삶의 선택권이 찾아올 기회가 오기만을 바라며.. 망년회도 했으니 당분간은 미드와 함께 방콕으로 따뜻한 연말연시 고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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