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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an 19. 2018

나를 위해 내가 해주어야 할일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지금 상황에서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얼까.. 선택권이 그다지 많기 않기에 무엇을 해줄지 결정하기가 그렇게 어렵거나 까다롭지는 않다. 대부분 시한부 삶에대한 타임 리미트는 막판쯤 오면 스스로가 대충 언제쯤 끝날지를 감지할수 있다. 어떡게든 몸에서 신호를 보내주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위가 암에 거의 잠식된 바람에 호흡이 벅차고 숨쉬기에서 무겁게 누르는 강도로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 신호를 받아들이고 에고가 허락하고 끝이다 마음 먹으면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돼 며칠안에도 세상을 뜨는것이 가능하다. 생각에 따라서 시간대별로 통증의 강도가 오락가락 편차가 크다.


끝내기 아쉽다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육체가 죽음으로 가는 행로를 바꾸어 증상을 완화 시킬 필요가 있다. 죽는거구나 하는 마음에서 조금 더 살아보자 라고 생각을 바꾸는게 가장 핵심이다. 뭔가 살아야 하는 목적과 이유가 있으면 살려고 마음 먹기가 훨씬 수월하다..


우선 살기위해 첫번째 할일은 스트래스 받는일 없애기.. 타인의 상태를 이해할 생각없고 공감하기 싫어하는 에고이스트 소시오패스 싸이코패스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내몸 상태를 이해못하고 여행가자고 떠보며 엄살핀다고 빈정대는 친구나 스트래스 주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는 자기에게 관심 달라고 징징대는 에고들의 에너지 피딩에 같이 치고받으며 놀아줄 여유가 없다.


내몸이 돌봄이 필요한 상태인데 나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봐달라고 징징대는 이기적인 에고들과 사회생활 하듯 대화하고 호의를 베풀어봤자 지치고 감정만 상하고 예의라는 헛방만 서로 날릴뿐이다.


근래들어 계속 생각나게 만들고 가장 짜증나게 만드는 일을 해결하기로 했다. 작년에 빌려준돈을 안갚고 연락도 없고 전화도 잘 안받는 사람때문에 신경쓰이고 감정이 많이 상해서 돈을 돌려받기로 마음먹었다.급하게 며칠만 쓰고 준다는말에 병원비 비상금을 빌려줬는데 반년이 지났다.


한달에 두번정도 안부 묻듯 사정 설명하고 돈 돌려달라고 말하니 번번히 약속을 안지키면서 연락도 없고 줄 생각을 안한다. 몇달간 큰소리만 치고 약속을 어기는것에서 무시당했다란 감정이 들고 화가 나서 혼자 스트래스를 받던참이다.


계속 나혼자 끙끙앓고 스트래스 받느니 감정 상해도 해결하는게 낫다. 돈달라는 말은 정말 하기 싫고 서로간 감정이 상하는 일이지만 좋게 대화로 한 약속을 안지키는 사람에겐 어쩔수가 없다.


그런 스타일의 사람에게는 당사자에게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다. 주변을 자극해 자존심을 건드리는것이 직방이다. 와이프를 통해 그런말 하는건 사실 남자들 사이에선 해서는 안될 치사한 방법이지만 이런 상황에선 어쩔수가 없다. 돈이 없어서 못주는게 아니라 신경 안쓰고 줄맘이 성의있게 안생겨서 안주는것이기 때문이다.


연락이 안되서 그런데 작년에 빌려간돈 필요하다 내가 형수라 부르는 와이프에게 문자로 보내고 병원 영수증 사진찍어 보내니 한시간도 안돼 바로 해결된다. 와이프에게 후배 환자돈 때먹는 치사한 남자가 되기는 싫었을테지.. 와이프에게 일러바친 내가 치사한게 아니라 약속 안지키고 연락도 끊고 돈빌려준 사람만 바보 만들어 몇달간 감정 상하게 만든사람 잘못이다.


몇달간 스트래스 받던 큰거 하나를 아침에 일어나서 문자 한통으로 간단히 해결했지만 정말 하기싫었던 짓을 해서 맘이 찝집하다. 적극적으로 기분전환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새로 산 가방도 태스트할겸 간만에 외출에 나선다. 항암 부작용으로 손끝이 칼로 베인것처럼 쓰라리고 아픈데 갈라져서 피까지 난다. 내가맞는 약물을 맞은 대부분 사람들이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고 하니 쓰라리고 아픈게 정상인것 같다. 아픈걸 해소하려면 가급적 물건에 손대지 않는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고 한다.


날씨가 추워 소풍은 불가하고 외출해서 내가 선택할수 있는 것은 쇼핑, 영화관람, 외식, 이 세가지가 제일 만만하다.  물건은 사도 쓸일이 없어서 그저 고르고 사는재미가 끝나면 바로 애물단지 짐이 된다.


환자가 되고나서는 옷 차려입을 기회도 없어서 작년까지 사놓고 개시도 못한 옷과 가방 신발 잡화가 집안에 한가득이다.. 사는것보다 쓰고 버리는것에 더 치중해야 할 상황이다 보니 쇼핑은 정말 할맘이 안생긴다. 올해 대유행인 그 흔하디 흔한 이부자리 패딩도 안산다. 어차피 한해 지나면 내년엔 또다른 유행이 와서 촌스런 복장이 될것이기 때문에 유행타는 것은 절대 안산다는게 나의 철칙이다. 몇년전 등골 브래이크 라는 명칭이 처음 붙으며 학생 사이에서 대유행했던 검정 노스페이스 패딩은 거저 준다해도 안 입을것 같다. 단체로 입고있는걸 보면 펭귄때들을 연상 시킨다.


이부자리 패딩은 이십대때 내가 즐겨입던 스타일인데 다들 그렇게 똑같이 입으면 서로 민망할거 같은데 남들은 아닌가 보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은듯 하다. 남들 입으면 나도 입어야 하고 남들하면 나도 따라해야 마음이 놓이는 집단 징후군이 한국사람에겐 심한것 같다..개때문화라고도 한다. 남들이 어떻건간에 나는 아니다. 남따라 하는건 왠지 민망하고 불편하다.


쇼핑을 하려고 쇼핑몰 매장을 기웃대다 아무리 좋은옷도 쓰래기 짐처럼 느껴지는게 정말 사고싶다는 맘이 안생기고 재미없어서 그만두고 밥이나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주변 식당들을 검색해 본다. 혼자가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걸리는 음식점들이 많다. 고기나 요리 위주는 대부분 술자리 안주용으로 상이 차려지는지라 혼자가서 먹기가 쉽지가 않다. 혼자가서 눈치 안보고 이것저것 골라 먹을수 있는 회전초밥 전문 부페 낙찰..



괴상한 맛이나는 과일을 처음으로 발견, 모양은 해삼내장을 닮았는데 맛도 시고 괴상해 먹다말았다. 과식을 한듯.. 스타워즈 영화를 보러 밥먹고 극장간다 라고 생각한건 무리... 결국 밥만 먹고 헉헉대고 가뿐 숨을 쉬면서 집에와서는 의자에 널부러져 식곤증으로 대낮에 깊은 잠에 빠져든다..


운전하면서 자꾸 눈이 무거워져서 왜 그럴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틀동안 영화 파일들 정리하느라 잠을 안자서 그런거였다. 컴퓨터를 안켜도 그냥 TV로 검색해 영화 드라마들을 맘껏 볼수 있게끔 2테라 바이트 외장하드에 영화 드라마들을 한가득 쟁겨놓고 TV에 고정으로 달아놀 예정이다.


며칠만에 기분좋게 잠이든건 좋았는데 엄마가 걱정된다고 자정무렵 강제로 또 깨운다..며칠동안 잠을 못잔걸 모르시기 때문에  낮에 잠들면 밥먹으라고 깨우고 죽었나 걱정돼서 깨우고.. 엄마는 낮에 내가 조용히 있으면 죽었나 걱정돼서 강제로 불을키고 안깨우곤 못 배기신다..


자다가 일어나서 밥을먹고 다시 잔다는게 일반인들에겐 가능할지 몰라도 나는 아니다.. 간만에 곤하게 잠들다 강제로 깨워지면 엄청난 짜증이 몰려온다. 그냥 놔뒀으면 아침까지 푹 잘수 있었을텐데.. 결국 밤에 강제로 깨워지는 바람에 다시 불면의 시간이 시작된다..


밤에 내가 잔다고 생각하는 엄마에게 사실은 밤에 잠을 안자니 낮에 자게되면 제발 내버려 달라고 다시한번 신신당부를 한다.. 나는 깨워놓고 엄마는 자러 방에 들어가시고 .. 나는 또 그렇게 강제로 깨움을 당하곤 커피와 줄담배 영화 파일들을 정리하면서 날밤을 지샌다.. 며칠을 안자게 될지는 ...


하루가 지나면 졸립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나는 안 그렇다는걸 납득 시키기가 불가능하다.. 엄마도 아무리 설명해도 납득이 안돼니 이해를 못하신다.. 마약 패치 부작용까지 겹치면서 정말 며칠 안자도 피곤하지 않고 잠이 안온다..


에고들의 집단 고정관념들에 맞추려다 보면 나는 그냥 죽는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숨이 가파지면 더욱 그렇다.나를 위해 내가 할수있는 모든걸 하려는데 불면과 낮에 잠들면 몇시간 못자고 강제로 깨워지면서 생기는 짜증도 해결해야 겠다.. 엄마에게 내가 낮에 자더라도 죽은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도록 달라진 내 수면생활 패턴에 주변도 적응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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