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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Feb 14. 2018

‘삶’ 펼쳐논 짐들을 꾸리며...

정리의 시간들...


마지막 항암 주사바늘을 꼽은채 사람들 만나고 돌아다닌 이후 삼일동안 거의 기절해 있었던것 같다. 약물을 다 맞고도 바늘 빼러 갈 힘이 없어서 하루동안 그대로 기절한채 지냈다.. 시간을 놏쳐 응급실로 가야만 하는데 응급실 실려갈 기력마저도 없어서 그냥 빈주사 바늘을 하루종일 방치...


일요일 오후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자력으로 운전해 병원을 찾아가 바늘을 뽑은후 돌아와서는 다시 기절.. 12시간 이상 계속 자는걸 이해못하는 어머니가 강제로 깨우고 뭐라도 먹으라고 몇번 다그쳐 일어나 커피와 흡연을 잠시 중간중간 해가며 일드 갈릴레오를 다시한번 정주행으로 보고 릴렉스 의자에서 삼일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고 지낸듯 하다. 오늘이 수요일 이니까 토요일부터 지금까지 깨어있는 시간보다 잠들어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그대로 의자에 시체처럼 뻗어서 삼일동안을 지냈는데 중간중간 흡연을 하면서 바깥공기를 마셔보니 마치 놀러와서 집에 돌아갈때가 돼면 짐을 꾸리는 심정과 똑같은 맘이 들기 시작한다.. 지구라는 유원지에서 삶이라는 놀이와 휴식을 끝마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안개가 걷히듯 지나온 시간들이 하나둘 그 의미와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삶은 영화처럼 정해진 시나리오가 없다..”


폭탄을 해체해야 하는 액션 영화에선 항상 50프로 확율에서 주인공의 선택이 폭탄을 항상 1초를 남기고 무사히 해체시키게 된다. 잘못 선택해서 다 죽고마는 허무한 스토리의 영화는 없다.. 내가 영화를 하두 많이봐서 그런건지.. 항상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자르는 선이 잘못된 선택이라는걸 그동안 꿈에도 의심해본적 없었다. 나의 삶에서 주인공이 나니까.. 주인공이 잘못 선택해 다 망하는 영화가 있을리 없잖아.. 하지만 삶은 영화가 아니다.



지금의 내 모습은 그런 무수히 크고작은 삶의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항상 최선의 선택을 한것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어쩌다 내가 이런 꼴이 된거야 ?? 냉정하게 되돌아 보고 내가 다른 선택을 했을시 어떤 모습으로 삶이 흘러갔을지를 상상해 본다. 지나고나니 각자 선택이 가져올 길들이 보인다. 인생은 남들 보기에 행복한 모습으로 성공할수도 실패할수도 있다. 확율은 50프로 반반이다.


나같은 경우 선택권이 참 많았다.. 선택의 기로에서 선택을 달리해 때부자가 됬을수도 있었고 유명인사가 되었을수도 있었다. 남들처럼 결혼해 아이들 낳고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살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미 지나온 길이기에 어떤 선택이 이런 결과에 이르게 했는지 그 과정과 길들이 또렷하게 보이게 된다. 결국 젊은 시절, 스스로에게 자만하고 도전을 좋아하며 고생을 두려워 하지 않는 성격이 나를 이런 고난의 삶위에 놓이게 만들었음을 알수있다..


당시엔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소중하다고 생각치 않았다.. 원할땐 언제든 가질수 있는것들 이라고 자만했었다.. 폭탄이 터진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항상 내 스스로의 선택이었으니까..




원래는 오늘 뮤지컬캣츠를 보러가기로 마음먹었던 날인데 위약금 내가며 다 취소했고 발렌타인 데이라고 어머니 돌봐주러 오는 아주머니가 방문을 두들기고 나에게 초콜렛 상자를 내민다.. 구정이라고 이것저것 챙겨 드렸더니 이런 감사한 선물이...


운명이란 정해진 치뤄야할 카르마 같은건 애당초 나에겐 해당사항 없다. 정말 백지위에 그려지는 그림처럼 나에겐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었고 지금의 모습이 그동안 내가 선택해온 결과물이란걸 확실히 깨닫게 된다..


최후 마지막 까지 나를 몰아세운결과 지금은 더이상 선택권이 남아있질 않다. 전혀 다른 삶을 향해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려면 육체가 지금처럼 간당간당 해서는 안되는데 .. 폭탄해체 순간에 나는 호기심에 폭파되는 선을 여러번 잘라버린 것이다.. 영화가 아니라 충분히 그럴수 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냥 운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다.. 어떤선이 폭탄을 해체시킬수 있는지 애당초 알수가 없었으니까 운에 맡길수밖엔 없고 지나고 나서 결과를 알았을때는 이미 타임 아웃이다.


설령 자신의 인생이 엉망으로 망가졌더라도 누구탓을 할 필요가 없다. 삶이란 게임은 미래를 내다볼수 있게 프로그래밍 된것이 아니고 인간에게 감춰진 결과를 내다보는 그런 능력따위는 애초에 주어지지 않게 짜여있다. 어떤 짜증나는 결과가 펼쳐지더라도 잘못하지 않았다 가 내가 내린 결론이다..


운좋게 해체되는 선을 잘랐을수도 있고 실패해 폭탄이 터질수도 있다.. 영화가 아니기에 실패는 얼마던지 가능하다.. 되돌릴수 있는가 없는가.. 다시한번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삶은 무한의 선택권이 주어지는 게임은 아니다.. 도박판에서 돈을 다 잃었더라도 툴툴 털어버리고 ‘ 재밌게 잘 놀았네’ 해야 하는게 최선이다.


그렇게 재밌는 게임판에 놀라와 비록 졌지만 짐을 꾸리고 미련을 버려야 할 시간.. 삶이란게 그런것이었다는걸 지나봐야만 깨닫게 된다.. 어떤 선택도 잘못한건 없다. 애당초 도박판엔 돈을 따는 사람도 있고 잃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결국 누구나 본전치기로 놀다 시간돼면 다 팽개치고 떠나야 하는것..


삶이란건 그런것이다.. 잘 놀았다..선택에 대해 아쉬운건 어쩔수 없지만 미련이 없음 돼는거야. 도박판에서 다 잃었어도 그 시간동안 재밌게 놀았다면 만족할수 있어야 한다.. 남은시간...아쉬움을 없애기위한 짐꾸리기는 계속된다..


Consuelo's Love Theme:

https://youtu.be/Hmbtp_UPW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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