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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02. 2018

장기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어떻게 어떤고통을 얼마만큼 감수해야 할까..


이제 몇십시간 후면 나는 위장 췌장 비장 대장을 잘라내고 장기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향후 인간을 나누는 기준은 장기를 다 갖춘 사람과 장기없는 사람두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장기가 있나 없나 둘중 하나 이므로 반반 50:50 확률 이다.


장기없는것도 서러운데 얼핏 따져봐도 일반 장기 가진 사람들에 비해 장기가 없으면 차별이 이만저만 아닌듯 하다. 장기없는 사람이 재벌되기는 상당히 어렵다는걸 통계로 알수있다. 장기 안가진 재벌보다 장기 가진 재벌이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압도적으로 많다. 대통령도 마찬가지.. 역대 전 세계 대통령을 다 뒤져봐도 장기 가진 사람들이 권력을 가지게 된다는걸 확인할수 있다. 로또 당첨도 장기없는 사람이 되는것보다 장기를 다 갖춘 사람이 될 확률이 크다. 역대 당첨자들 조사해 보면 바로 알수있을것이다. 올림픽 금메달의 꿈도 포기해야 한다. 장기 안가진 사람이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경우는 거의 없는듯 하다.그 많고 흔한 유명 스타 배우들과 결혼하기도 쉽지 않다. 장기없는 사람과 결혼한 스타들 누가 있나..


장기없는 사람들이 갑부되기 너무나 힘든 세상임을 통계가 알려주고 있다. 전세계의 대부분 재벌들은 장기가진 사람들이 독차지 하고 있고 권력도 독차지 하고있고 이런 차별이 없으려면 장기없는 사람들이 모여 국가라도 하나 따로 만들어야 할텐데 재벌되는 길도 장기없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 장기가 없으면 재벌되기 쉽다라고 한다면 너도나도 멀쩡한 장기들 잘라내려고 난리들 칠텐데..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일단 로또1 등도 매주 장기 가진 사람 한명 장기없는 사람 한명 그렇게 두 인종 차별없이 각자 배출돼야 할것이다.우주 비행사도 장기 없으면 불가능 할것 같고 장기없는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경우도 극히 드문것 같다. 여배우들은 장기없는 사람 차별하지 말고  장기가 없는 사람과 결혼도 하고 그런 뉴스좀 나오게 해달라..


 일단 나라에서 시범케이스로 겉치례 일지라도 차별없는 세상 장기없는 사람도 재벌이 될수있다는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명 시범케이스로 찍어서 일반 재벌급의 무지막지한 금액을 지원해주면 되는데 그게 무조건 처음 주장을 펼친 나 이어야 한다는 억지가 아닌데 무리라고 하지 않으려 하면서 영광스러운 미래를 심어줄수 있을지도 모르는 선택이 될수 있음을 찬란하게 공표할수도 있을것 같고 내가 아닌 경우의 지독히 패망스런 억지스런 선택은 지독한 절망감과 쓰래기같은 정책의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처럼 보일수도 있을테지만 선택은 자유이면서 그럼 안되는 후회를 할수도 있고 멸망과 전쟁으로 가는 지름길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대충 분위기 이렇다고 한다면 나에게 지원해주는것이 찬란한 문명을 꽃피울수 있는 미래로 향하는 문이 될수도 있음을 정박아가 아닌 이상은 알아차릴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선택이므로 무조건 나이어야 한다는 정당성을 훼손시키지는 않아야 하겠다.


별의별 개소리 를 농담삼아 망상의 나래를 펼쳐도 그다지 위안은 되지 않는군..



며칠간 잠자는데 주력할것인데 답을 모르는 상황에 골치아프게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이다. 어차피 시간이 답을 말해주겠지만 되돌릴수 있는 선택권 따윈 없다.


누군가 장기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유명해지기도 하고 기록도 남기고 해서 나같이 장기를 도려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뭔가 어렴풋한 희망이라도 주길 바라는데 정보가 너무나도 없다.인터넷을 뒤져보니 비장이 없으면 면역력이 제로가 돼서 에이즈 환자같은 상태가 된다는 말이 있고 췌장을 잘라내고 평생 인슐린 주사로 버티며 살아야 한다는 말도 있고 위장이 없으면 음식을 소장으로 바로 넘길시 덤핑 증상으로 혼절까지 하게 된다는 끔찍한 정보들만 보여지게 된다. 비장이 없으면 피를 걸러내지 못해 피부가 탁해지고 어둡게 변한다는데 실제로 그렇게 변해가는걸 요 근래 확인할수 있다. 나라도 기록을 남겨서 장기들을 뭉터기로 도려내야 하는 절망스런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에 있어서 도움이 될수 있다면..


어쨋든 병실에 누워서 개소리 한번 지껄여 봤는데 아무런 정보가 없어 막막한데 위장 췌장 비장 대장을 모조리 잘라내야 하는 시간은 계속 다가오고 있다.. 텅빈 뱃속을 도데체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궁금할 따름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남을수도 있다는데 과연 어떤 형태로 살아가야 하는것인지..예측 불가이기에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냈다 할것인지.. 답이 없어서 그냥 집에서 하던대로 잠자는데 치중할수 밖엔 없다.


어젯밤 엄마가 가슴이 찌릿찌릿 무슨말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무슨말을 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하신다.


나는 “ 엄마 그게 정답이야.. 모르는걸 괜히 위안준답시고 입에발린 소리 해봤자 전혀 위안이 되지 않아..모르겠다가 딱 솔직한거지..”


동생도 아침에 카톡으로 안부통화를 나누면서 꼭 수술 마치고 연락해 달라고 신신당부.. 내가 나아서 미국에 놀러갈께 했더니만 질색을 한다..


“ 오빠 괜히 여기와서 쓰러지면 답도 없어 차라리 내가 그냥 한국에 나갈께..”


“ 우리 아들 수술 잘 받고 건강해서 보자 한번 안아보자..” 그렇게 군대가듯 식구들과 엄마에게 인사하고 후배차를 타고 병원에 와서는 간단한 조사 마치고 그냥 누워버린다..


자다가 수술이 끝나고 난후 느낌이 아닌듯 싶으면 안 깨어날수도 있고 선택하면 실제 그렇게 될것만 같다. 그 지독한 고통을 주는 코에 관 삽입하는 검사만 피할수 있었음 한다. 위 내시경 검사 하면서 시간 없다고 수면 내시경을 안하고 그냥 일이분 견디면 되는것이라 그냥 받았던 경험이 있는데 단 이분 이었어도 바로 수면 내시경을 선택안한 어리석음을 후회할만큼 지옥의 고통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런 고통을 거의 하루종일 받아야 한다면... 아무리 혼수상태 였어도 고통을 느끼기에 맘편히 혼수상태를 즐길수가 없다. 한번 해본 경험이 있으면 좀 쉬울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해봤기에 더욱 겁이나고 고통을 참기가 힘들것 같다. 첨에는 뭣도 모르고 그냥 당한것이고 지금은 몸에 구멍을 뚫고 코에 관을 삽입하는게 어떤 고통인지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아이 정말 하기 싫은 것들만 줄줄이 대기중이다..몸을 째고 자르고 관을 심고 내 의지로 내몸을 컨트롤할수 없으면서 마냥 주사만 맞아야 하는  식물인간적 경험..


봄날 다시 정든 내 기록들 브런치를 접하게 될지.. 한달동안 별 소식 없으면 안 깨어난것이라 생각하면 되고 막상 잘라보고 해보니 살기엔 영 아니더라 라는 판단을 내가 내린것이라 보면 된다. 정말 봄날을 맞을수는 있는건지 어떤 봄날이 다가올지 나도 궁금해.. 일단은 잔다 잔다 깨어나는 날이 언제일지.. 몰라몰라...


Granados, arr. Agresta: Escenas Romanticas, No. 6…

https://youtu.be/rU6XSs7xu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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