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Ah Mar 18. 2018

같은세상을 살아가는데..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시간..


이 세상이 여태껏 내가 살아왔던 그 세상이 맞다..


세상이 온통 내 발밑에 있다는 자만감속에서 잘난척 까불고 활개치던 그 세상이 맞다.


달라진건 오직 나 하나다..

병아리와 맞붙어 싸워도 이길 자신이 없다..김두환급 병아리가 싸우자고 달라붙으면 나는 도망갈힘도 없고 잡아서 내던질 힘도 없다..


 기다시피 수액 링겔 기둥을 끌고 몰래 병원밖을 나와 차도를 건너 반대편 골목의 편의점까지 담배를 사러 나왔다.. 그렇게 담배를 피며 이글을 적고있다..


수액으로 버티는 한계가 어디까지일지...하루 세번 다가오는 식사시간이 지옥과 같다..억지로 젖가락으로 죽을 밥알세서 한숟가락 분량을 먹는데 그것만으로도 숨이막힐 지경인지라 한시간 이상은 돌아다녀야 한다.


소화기관이 달랑 소장 하나만 남아있다는것.. 이런거였군..  위장 비장 췌장 대장 없이도 다 적응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의사들이 말은 참 쉽게들 하는데 그 적응하기 까지의 시간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단촐한 내장기관들에서 하나만 더 망가져도 인간이라고 말하기 민망해진다..


의사가 한달정도 여유있다던 간병인 아주머니 지인 딸은 전염때문에 독실에 옮겨가더니 어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4일동안 7명이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어 나갔다는 말을 들었다.. 얼굴도 모르지만 울컥 눈물이 나려는걸 간신히 정신을 수습해 아무렇지도 않은듯 진정 시킨다..내장들이 꿈틀대는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가급적 울컥 울먹 울울 거리는건 금지....고요히 숨을 쉬면서 이 시간들이 지나가기만을 바랄뿐... 이 또한 지나가리라... 눈만 감으면 빠져드는 끝없는 환상속에서 온갖 경험들을 하면서 눈뜨고 맞이하는 세상이 바로 내가 살아왔던 그 세상임을 느낀다... 지나가리라..무조건 지나가리라..



작가의 이전글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