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Ah Mar 25. 2018

병원 생활을 더이상 하고싶지 않단 말이야..

현실과 바램사이의 몇발자국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 엉성한 호치키스 마무리가 문제가 돼서 퇴원이 늦춰지는것 같다. 그보다 더 중요한건 아직 음식물 소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있어 수액없이 어떻게 영양을 보충할지 병원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답이 안보인다는 현실때문에 퇴원이 마냥 기약없이 늘어지기만 하고있다.


입원일수 20일 제약은 나같은  중환자에게는 예외가 적용되는것 같다. 워낙 큰 대수술이었던지라 병원에 있겠다고 하면 더 머물러도 괜찮은것 같은데 문제는 감옥같은 병원 생활에 내 인내심이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 스트래스를 받으니 몸 상태가 점점 호전되는게 아니라 점점 더 가라앉는것 같다..


어차피 소장이 하이브리드로 슈퍼 기능을 발휘하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한듯 싶다. 소화 기능이 올스톱 정지돼 있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


혈압은 시도 때도 없이 팍팍 떨어질때가 있어서 원인이 무엇때문인지 감도 못잡고 있다. 소장이 충격먹고 기절 상태에서 점점 제 역활을 하려면 최소 몇달은 걸릴것 같아서 병원에서 해결하고 나가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영양 공급이 안돼 다시 실려오는 상황이 오더라도 일단은 퇴원해서 바깥 공기를 좀 쐬면서 살아야 숨이좀 트일것 같다.



간병인 아주머니는 필사적으로 퇴원을 말리는데 나같은 환자 만나기가 간병인 입장에선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간섭을 싫어해서 거의 하루종일 간병인을 때놓고 혼자 돌아다니는 지라 (사실은 흡연때문에..) 자유시간 항상 누리고 각자 생활하면서 간병비는 다른 환자들보다 중환자라는 핑계로 더 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침대 정리만 해주고 환자가 하루종일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라 사실은 하루종일 자유시간 으로 있는셈이다. 돈받으며 동료아줌마 들이랑 놀고 있을수 있어서 내가 퇴원 안하길 바라는듯 하다. 나같은 환자도 가끔 있어야 간병인도 할맛 날듯 싶다.


어쨋든 다음주엔 무조건 퇴원해야 겟다는 생각을 한다. 식사시간마다 나오는 죽한숟가락 생선한토막.. 어촌도 아닌데 식판을 보기만 해도 스트래스 샘솟는다.. 나갈거야..병원문을 나서기 위해 또 부지런히 운동할겸 스탠드 밀고 병원 안팍을 돌아다닌다.. 이제 직립보행도 가능해졌고 환자 모양을 대충 감출수 있을듯 싶다.. 다음주 무슨 요일이 될지는 모르지만 다시 실려들어오는 것 감수하고 퇴원목표를 잡는다.


작가의 이전글 같은세상을 살아가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