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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11. 2018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새로운 환경에 적응 못하는 육체..


위장을 조금이라도 남겨두는것과 아예 완전 절제한것과 삶의질과 방향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이나 크다. 초비만인 사람은 일부러 위 일부를 절제해 몸무게를 줄이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즉, 위는 일정부분 조금만 남겨놓아도 시간이 흐르면 얼마던지 정상식사와 사회적 식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맛있는것 먹는 낡으로 사는 환자들도 많고 노인들도 많다. 충분히 위를 조금만 남겨놓아도 맛있는것 찾아다니며 미식가로서의 삶을 누릴수가 있다.


반면, 완전 절제인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위 완전 절제한 사람에게 자기나 남 누구도 반이상 잘랐다고 아무것도 아닌양 동질감을 말하고 위로 하고자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실상을 모르는 어리석은 말을 하는 것이다.



위를 완전 절제한 삶에 적응해보려 계속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미음 몇숟가락 넘기니 덤핑증상에 호흡곤란과  통증 열이 오르고 결국 물도 마시지 못하는 금식으로 다시 돌아왔다.


밤새 화장실 들락날락 하다가 결국 새벽 세시에 휠체어에 실려서 엑스레이를 찍고온다. 장이 멈춘게 상태가 너무 심하다고 물도 먹어선 안된다고 하니 다른약품 없이 수액과 진통제 주사를 주식처럼 맞으면서 버텨나가고 있다.


음식물을 조금이라도 잡아두고 삭히는 위라는 장기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 역활인지 깨닫게된다. 위가 없으면 소장으로 모든 음식물을 바로 들이 밀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거나 먹을수도 없고 누우면 역류도 해서 상체 각도를 올린채 수면에 들어야 한다.


위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가 너무나도 큰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다 잘라내 버려서 의사들에 대한 서운함이 크다. 실제 열어보니 그럴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런거겠지만 조금이라도 남겨둘수는 정말 없었나 따지고 싶다.. 그런다고 다시 붙일수 있는 재수술이 가능한것도 아니고..



몸통 절반을 갈라 배에 호치키스 박아논거 보면 정말 무성의한게 눈에 보인다. 차라리 예전에 바늘과 실로 꼬맬때가 훨씬 의사들이 성의가 있었을것 같다. 대부분 뒷마무리 호치키스는 집도의가 아닌 갓 졸업한 실습생이나 새파란 나이의 보조 의사들이 하던데 대부분이 사람 생살을 호치키스로 박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떨려서 안정감있게 박질 못하는 의사들 태반이다.


중간에 박지를 못하고 한쪽으로 쏠린게 너무 많아서 봉합후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피액 호스 뽑을때 마무리도 마취없이 그냥 호치키스로 꾹 박는데 잘못박아서 두번 세번 생살을 찝는 경우도 흔하다. 초년병들에게 실습이 필요 하다는건 알지만 실전에서 너무한거 아닌가.. 조여주지 못하고 피어싱처럼 매달린 호치키스 끝부분들이 소독할때마다 흔들 거리면서 상처부위를 건드려 엄청난 통증을 준다...


소독도 대부분 새파란 젊은 의사들이 맡게 되는데 자기는 확실하게 하기 때문에 아프게 한다고 하는 의사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불가능인 개떡같은 논리인것 같다.  기껏해야 소독일뿐인데 수술하는것과 똑같은 통증을 꺼림낌없이 주면서 참으라고 한다..


같은 소독을 해도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가며 최소한으로 통증을 줄이려 하는게 의사가 가져야할 기본 마음자세 아닌가.. 젊은 의사들 마인드 문제 정말 많은것 같다..


장기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게될지 잘은 모르겠고 겉모습이 일자 통나무처럼 만들어졌는데 운동을 해도 식스팩 이런거는 이미 물건너간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내장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일텐데 피부가 수분이 하나도 없이 종이처럼 말라간다. 이건 비장을 완전 절제한 영향일듯 한데.. 어떤 형식의 인간 육체가 나에게 주어진건지 시간이 흘러봐야 그 실체가 드러날것 같다..



내일 경과를 보기위해 CT 를 찍는다 한다. 금식을 열흘이상 하고 있으니 내일까지 금식이 풀릴 이유가 없겠다. 조영제도 몸안에 집어넣겠지.. 그리고 태어나 처음으로 저혈압이 왔다. 여태껏 매일 재는 혈압만큼은 단한번 예외없이 항상 정상이었는데 두번 세번 침대 각도를 달리해가며 시간차로 재봐도 79-48  67-38 역시 저혈압 이다..


*WHO 가 제시한 정상 (표준)혈압은 139-101  89-61 이다. 내 수치는 극 저혈압 수치다.


뭐든지 처음이란것,,,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자주 받아 들이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몸의 체계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어.. 어떻게 진행돼 가는건지 매일매일 예측불가로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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