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를 인스턴트 커피만 계속 마신 이유는 환자인 상태에서 움직이기가 귀찮아서 였다.그 동안은 죽고사는 마당에 커피 내려마실 정신적 여유가 부족해서.. 그 정성이면 약제를 다려 먹는게 낫다. 다행히 요즘은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이런것도 봉지만 뜯어 물에타먹는 인스턴트 제품들이 잘 나와있다. 인스턴트가 편하긴 해도 제대로 커피를 다양하게 즐기기엔 많이 부족하다.
매니아들은 집에서 직접 로스팅을 하고 분쇄하는 경우도 있는데 방금 볶은 커피맛의 향기를 즐기기 위해서 그정도 번거로움은 감수할만큼 시간적 감성적 여유를 누리는 경우이다. 요즘은 다양한 원두를 당일 로스팅 분쇄해서 파는 업자들이 온라인에 많아져서 그냥 뜨거운물을 내려먹기만 해도 된다. 캡슐이 요즘 대세인것 같기도..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커피들을 다양하게 주문해서 인스턴트 막커피 시절을 탈피한다. 요즘 하루에 커피를 열잔이상 이전처럼 끊임없이 마시는지라 테이블 위에 커피잔이 항상 한가득이다. 믹스커피는 종이컵에 먹는게 제맛같아서 종이컵..믹스 아메리카노는 대형 텀블러, 머그컵..
45킬로..달라진 몸에 입을 옷들을 온라인 에서 이것저것 주문했다 모조리 안 어울려 실패..버리지도 못하는 애매한 짐덩이만 됐다. 그냥 커다란 트랜치코트 스타일로 몸을 최대한 가리고 고무줄 바지로.. 그리고 마지막, 패션의 완성은 구두다..아직 개봉안한 구두들도 몇개 있고 신발이 넘쳐남에도 새구두를 또 샀다. 오로지 신고나갈 설레는 기분을 즐기기 위해..몇년을 잠옷차림으로 지낸 폐인모드 에서 하나씩 벗어나기 위해서다.. 새 기분을 누릴려면 몇년 묶은 구두보다는 조금 낭비더라도 새구두가 낫다.
나의 평범한 일상과 단순한 정보들은 오고가는 유입 방문객들에겐 그저 한번 읽고 지나가는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개인의 일상 기록이지만, 사소한 나의 일상 기록들이 사실은 3년에 걸쳐 연속성으로 이루어지는 감춰진 '기적'과 같은 것임을 아시고 나와 '공명' '공감' 하시는 분들도 있을것이다. 그런분들을 위해 계속 내가 '살아있음' 의 사소한 생활 기록을 계속 남기기로 했다. 단지 내가 살아 생활 하는것만으로도 용기를 얻는 분들이 많았음 좋겠다. 봄날이여 오라오라오라.. 케냐 더블에이 콜롬비아 슈프리모 커피한잔에 행복감이 충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