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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pr 28. 2019

3년만의 대중교통.. 세상 속으로..


지인이 보자고 연락이 와서 날씨 보아하니 좋을듯.. 얼마전 사고났던 차를 폐차해서 당장은 차가 없는데 운전기사 대동하고 여러명이 큰차를 같이 타고 이동하기.. (버스를 탔단 이야기다.)  


2016년 6월 피 쏟고 쓰러지고 난후 3년만이다. 불안한 마음과 어색한 마음과 긴장.. 대중교통 이용해 외출하고 막차 타고 귀가 하기.. 뜨거운 물에 목욕 하는것도 즐겁고 대중 교통을 이용해 외출하는것도 불안하지만 좀 재미나고.. 사람들 많은 축제 분위기 난장판속을 거니는것도.. 감옥에 몇년 갇혔다 형기 마치고 풀려난 기분이 이럴듯...  누구도 내가 내장이 없는 노약자 임을 모르니 노약자 석에 앉기는 뭐하고.. 날씨가 좀 춥다는걸 모르고 봄옷 입고 나갔다 약간 떤거 빼고는 성공적인 정상 외출 이다. 


그동안 대중교통 이용을 못했던 이유는 한가지, 외출해서 뭔가 돌발 상황이 생길까 겁났기 때문이다. 6개월간 배를 갈라 놓고 주렁주렁 봉다리 매달고 있을때는 목욕도 못했고 당연히 대중교통은 꿈도 꿀수 없었다. 그러고도 항암 주사바늘 꽂은채 운전하고 다니며 세상과 거리를 둔채로 사람 만나고 할건 다 했다.


광화문 쪽에서 만날까 하다 빨강당이 모인다길래 원래 약속대로 일산으로... 일산 호수공원 꽃 박람회장 밖에 음식축제장.. 위장이 없는 나에겐 고문이나 다름없는 못된행사가 열리고 있다. 커피만 주구장창 마셔대는 하루..



원마운트 부근에 도깨비 시장도 열리고 구경 꺼리는 많지만 그냥 커피만 마시다 저녁때 귀가 하기는 뭔가 허전하고 아쉽고.. 역시 만남에 술자리 분위기가 끌리는건 어쩔수 없다. 술은 못 마시지만 분위기만.. 막차 시간까지..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녓고 하루종일 인파속을 걸었고 커피는 나가서만 네잔 마셨고 창정이 노래만 주구장창 나오는 창정가게 에서 족발에 소주향을 맡았고..나와서는 또 커피.. 막차타고 밤12시 정도 귀가.. 별다른 사건이나 탈은 벌어지지 않았다.



달라진 헐렁이 패션에 적응하는 것만 남았다. 몸에 맞는 옷을 입으면 젖가락 처럼 빈약하고 노인 발레리나 처럼 흉칙보여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뱃속이 텅비니 허리 사이즈가 26 -27 이다.)젊었으면 늘씬 하다는 소리라도 들었을텐데.. 추리닝만 3년 내내 입었더니 아직 내 모습이 아닌듯 많이 어색하다. 조금씩 맞아 들어가겠지.. 집에 와서 또 커피 마시고 있는중.. 하루종일 커피만 마셔대는게 카페인 중독? 뭐 그거라도 냄새만 맡는 술보단 낫다..의사가 에로사항 말해보라 해서 술 못먹어 괴롭다고 하소연 하면 미쳤다고 하겠지..


3년만의 첫 대중교통 이용.. 내장 부속들은 많이 부족한 빈몸 이지만 시침 뚝때고 사람들 속에 다시 섞여들기.. 하루종일 인파속을 걷고 커피 마셔대고.. 비록 술은 겁나서 아직(?) 못먹는게 아쉽지만 지난 시간들 생각하면 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 봄날..세상속에 내가 다시 들어가고 있다.. 


Andrea Bocelli - Ali di libertà (audio)

https://youtu.be/-8S4GttKp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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