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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y 19. 2019

끝모를 치킨게임과 자영업자들의 무덤..


요즘 소셜온라인 쇼핑업체 빅3의 치킨게임이 절정에 올라 그야말로 서로 죽기살기로 할인경쟁을 펼치는 바람에 공산품 특히 옷 가격이 거의 재료비 수준이다.


가격으로 경쟁이 한계를 보이자 이제는 업체마다 배송경쟁이 붙어 XX 배송,XX배송.. 무료배송은 기본이고 밤세 일해야 하는 직원들 노고를 생각하면  당일배송 까지는 안해도 되는데 서비스 가격들도 주문한 사람이 미안할 정도다. (심지어는 스마트폰 악세사리 필림등은 가끔 천원밑 가격에 무료배송도 있다!)


누구나 아는 대기업 브랜드 정장,정가 499.000 원 판매가 배송비포함  6.930원 실제로 이 가격에 구입했다.배송비 빼면 4천원 정도에 산셈이다

 신발 가방등 공산품 가격만 따진다면 물가는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싸졌다. 십몇년전 국내에 명품바람 불었을때는 옷 가격들 정말 미쳤었다. 짝퉁옷도 온라인에 몇십만원 우습게 널려있었고 같은경우도 그때 여름티셔츠 한장에 10만원 가량을 지불하고 명품 셔츠는 40만원 가량을 주로 위즈위드 라는 온라인 마켓에서 지불 했는데 지금은 소셜 온라인에서 브랜드 옷들도 배송비포함 4,900원,9,900원 이상은  산다.(만원을  안 넘긴다.) 배송비 빼면 실제는 공짜나 다름없다. 부분이 정상유통이 아닌 재고처분 말 그대로 '땡처리' 제품들이다. 생필품은 오르고 공산품은 재고떨이가 한창이고.. 모양새가 상당히 불안하다.


보통, 재료비값으로 옷을 대량으로 날리면 일반인들은 업체가 손해보고 판다고 생각하기 쉽다. 의류 유통구조를 보면 그렇진 않다. 내가 몇년 파주에 있으면서 땡처리 바닥에서 놀아봐서 공산품 유통 피라미드 구조는 제일 밑바닥 까지 잘 안다.


보통 브랜드 옷의 경우 생산량의 10분의 1만 백화점에서 정가에 팔려도 충분히 이익실현과 더불어 90프로 나머지는 처치곤란한 재고가 된다. 망해서 싸게 파는게 아니라 이미 유행장사 다하고 이익실현이 끝난 찌꺼기인 셈이다. 그 이후는 판다고 들고 있을수록 창고비용만 손해난다. 그때부터 가격은 업자들이 얼마에 매입하느냐 (피라미드 구조에서 어느 위치에 있느냐)가 좌우하게 되는데 땡처리라 함은 그야말로 정상 유통의 제일 마지막 단계(쉽게 말하면 정상 매장에서 끝내 안 팔려 남은 재고) 무게로 달아 매입해서 무조건 속도전으로 날려 버려야 돈을번다. 재고를 얼마나 빨리 순환 시켜 유통비 보관비를 줄이느냐가 문제지 얼마에 팔아야 이익이 남느냐는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창고 유지비가 들기 때문이다.



명품옷 가방 신발등 개인이 병행수입 하다가 유통을 못해 망한 물건들, 브랜드 대리점 매장이 망해서 나오는 물건들은 땡처리 업자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진다. 브랜드 라는 믿을만한 보증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정가 2백만원 무스탕이 2만원, 나XX 같은 스포츠 브랜드 물품은 옷 신발 구분없이 갯수당 천원.. 그런식이다. 문제는 물량이 매장이나 창고단위로  일괄매입 해야 하므로 유통라인이 없는 개인은 접근할수가 없다는 점.


유통기한 있는 물품들은 그야말로 폭탄이다. 유통기한 임박한 화장품 재고등은 그야말로 쓰래기 치우는 가격이 형성된다. 소비자 정가 5만원 10만원 짜리도 백원단위다. 보통 번화가 깔세매장(한달 단위로 임대하는 매장) 가진 사람이 이런것을 대량 매입해 길거리에서 매직으로 폐업정리 써붙이고 천원 2천원에 날린다. 


유통기한 있는 음식, 약품들도 그렇다. 온라인에선 배송비만 받고 날려도 된다.대량일 경우는 역마진 이라고 해서 배송비 에서도 남겨 먹으니까. 누군가는 망하고 누군가는 흥하는데 폐업하는 자영업 매장이 많을수록 땡처리 업계는 활성화되는 구조다. 


땡처리 업자가 유통을 못하면 엄청난 쓰래기 (땡처리 업자 입장에서는 안 팔리는 물건은 무조건 쓰래기다)를 떠 안고 운송료 창고보관료 때문에 망한다. 금 형세가 땡처리도 경쟁이 심해져 딱 그런 모양세다. 지금 뛰어들면 십중팔구는 망한다. 


대형 매입업자는 억 단위의 자본만 가지고 땡물건을 공장단위로 매입 하자마자 동시에 그 자리에서 밑의 중소 업자들에게 쪼개서 나눠판다. 물건은 그 자리 그대로고 서류상으로만 계약이 이뤄지므로 그야말로 리스크 전혀없이 앉아서 싸인만으로 몇배수 큰 돈을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을 실감한다.) 


대자본이 없는 중소 단위의 업자들이 그것을 나눠 사가지고 운송료를 들여 창고에 보관 하면서 다시 밑의 소자본 개인깔세 매장 체들에게 나눠팔게 되는데 피라미드 단계가 밑으로 내려갈수록 리스크는 커지고 일도 험해진다. 맨 밑바닥은 일반인들을 상대해서 장사를 해야 함으로 시장바닥처럼 자 골라골라 하던가 온라인에선 정신없이 하나하나 패킹해야 하는 쌩 노가다가 된다.


이렇게 굴러가던 땡처리 유통 구조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면서 지금은 대기업이 소셜업체와 손을 잡고 백화점부터 마지막 땡처리 시장까지 전부 온오프 독식해 버리고 있는중이다.


소셜업체도 현재 마지막까지 누가 살아남느냐 치킨게임으로 인해 누적 적자들이 어마어마 하다. 매년5천억 이상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총알을 더 쏟아붓고 있는중이다. 더 이상 총알 확보(투자 유치)가 안되는 순간 끝장 다. 밀리면 죽는다 전부 절벽앞에 서 있는 기분일 것이다.



인터넷 초창기에 야후가 주식으로 대박나자 온라인 이라는 신세계 포털을 차지하려고 수많은 업체가 달라 붙어서 빠진 독에 물붓기 하며 치킨게임을 벌였던 과거를 본다. 라이코스,심마니,천리안, 까치네, 코리아,야후,..(코리아 닷컴은 도메인주소만 50억에 개인에게 사들였다).결국은 박 터지게 싸우더니 국내포털은 네이버와 다음 둘만 살아남았다.


지금의 소셜할인 업체들 싸움 경쟁업체 다 물리치고 살아남은 빅3 셋이 싸워 결국은 승자 혼자만 독식 하겠다는 싸움이다. 할인 경쟁이 지나쳐 파는만큼 손해보는 짓을 하느라 누적 적자가 조단위를 넘어서도 끝까지 버티는놈이 살아 남는거다. 


버틸 자금이 없으면 아예 진입 엄두도 못낸다. 이런 싸움은 포털 전쟁에서 보았듯, 대부분 상대가 죽어야 끝이난다. 요즘은 아예 노골적으로 상대 1위 업체 이름과 가격을 공시하고 자신들이 더 싸다고 전면 전쟁을 치루고 있다. 누가 살아 남을지는 시간이 말해주겠다.



결국 자본주의의 끝은 거대 자본을 가진 승자 독식구조로 몰릴수밖에 없음을 본다. 그겻이 경쟁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함과 이익으로 다가오기 때문인데 그 업에 종사하는 많은 자영업자들은 설 자리가 사라질수 밖에 없다.


얼마전까지 파주 일대에 건물 한동짜리 대형마트나 백화점 만한 규모의 아울렛 건물들이 즐비해서 호황을 이뤘는데 놀이동산 크기의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서면서 졸지에 전부 구멍가게로 전락, 다 같이 몰락하는 중이다. 롯데 아울렛은 주변을 초토화 시킨후 사람들이 몰리자 현재는 가격대가 백화점과 별반 차이가 없다.


조금 불편하고 손해 보더라도 같이 공생하느냐, 자영업자들 망하던 말던 편리하고 더 싸게 사느냐 일반인들이 선택하는 문제인데 이미 답은 나왔다. 소비자 입장에선 재래시장 상인들 살린다고 일부러 편리한 대형마트를 놔두고 재래시장을 갈 이유는 없다. 식당, 커피점 뿐만이 아닌 농산물과 공산품등 대량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 물건들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들 역시 점점 더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고 공룡과 경쟁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의 무덤이 되어가고 있다. 정해진 패턴, 정해진 결과, 정해진 행동, 누구나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


자본주의의 한계와 끝은 거대 자본이 마지막 모든 시스템을 장악하게 되는것이 필연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소규모 업자들은 서로 상대방이 죽을때까지 버텨야 하는 치킨게임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결국 승자도 대자본의 부속이 되던가 자신도 더 큰 공룡에 의해 벼랑으로  떨어지던가 이다.


인터넷으로 유발된  거대한 시대적 흐름을  되돌릴길은 없다. 대통령 탓을 하고 기존의 방식에서 아무리 해법을 찾아봤자 마땅한 답은 안 나올것이다. 정치와 상관없이 시대와 자본주의 자체 흐름이 그런쪽으로 가고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 과거의 패턴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열어야만 공존 공생이 가능해진.


공룡들이 조금은 양보하고 제일 밑바닥까지 훝어먹는 포식을 멈추게 해야 그나마 당장은 숨통이 좀 트일듯..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그것이 불가능하다. 기업이 이익을 포기하고 사회적 도의를 내세우면 주주들이 주가 떨어진다고 또 난리칠테니까. 우리는 이익을 위해 양심을 배제하고 무조건 돈을 벌어다 주는 법인 이라는 괴물을 키우면서 그 괴물로 인해 스스로의 목을 죄는 모순의 시스템 속에서 살고있다. (대기업 욕하면서 자식은 그 대기업 들어가길 원하는것 처럼)사회 전체가 치킨게임으로 끝모를 절벽을 향해 몰려 가고 있는듯 하다. 


얼마전 동네 주변 십년 넘게 폐업정리 써 붙이고 옹기종기 모여 장사하던 땡처리 매장들이 진짜 하나둘 전부 폐업했다.! 일반 자영업자들이 망할수록 호황이던  유통 시장의 마지막, 자영업자 땡처리 업계까지 막바지에 몰린것 보면 그 벼랑 끝이 얼마 안 남아 보인다.



Pink Floyd - Comfortably Numb ( original members ):

https://youtu.be/QrWZNAQrkf4

Pink Floyd - The Great Gig in the Sky (Live)

https://youtu.be/_1jL8A20H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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