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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y 05. 2019

안식처'고향'이 사라진 세대..

돌아갈 고향이 있나요?


우리 윗 세대까지는 대부분이 '고향' 이라는 것이 있었다. 주인공이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해 온갖 풍파를 겪는다는 것이 70년대 한국 문화의 주요 테마여서 호스티스 라는 직업여성 영화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자의 전성시대' '별들의 고향' 부류가 우리 윗세대들의 공통 감성이다.  


험난한 도시 서울에 상경해서 온갖 사기와 부조리 풍파를 겪은뒤 '나 시골 고향으로 돌아 가리라' 가 산업혁명을 겪은 70년대 대표적인 문화 컨텐츠로 소설도 그러했고 같은 주제로 영화도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의 70년대 문화 컨텐츠중 아닌것 찾기가 더 힘들 정도다.


그 당시 사람들에게 고향 이라 함은 언제든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낄때 실패 했을때 마지막 받아주는 언제든 돌아갈수 있는 그리운 부모님이 계시는 정든 시골 '집' 을 의미하는 단어 였다. 시골에서 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은 산업화 되기 시작한 인간 문명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팝송도 'Take me home Country read' 가 대표적인 70년대 문화로 전세계 사람들 사랑을 받았다.


우리 세대들중 많은 대다수 아이들 열명중 여덟명 정도는 방학이 돼면 할머니 할아버지 집을 찾아 시골로 가곤 했는데 어린 내 입장에서는 그것이 참 부러워 보였다. "왜 우리 친척들은 다 서울에만 사는거야?" 다 자라 성인이 될때까지 방학이 돼도 내려갈 시골이 없어서 불평을 했던것 같다.


그런 나와같은 아이들 입장에서 고향 이라함은 당연히 어릴때 뛰어놀던 동네일수 밖에 없다. 옛날이 그리워 고향 생각? 에 어릴적 동네를 찾아가 보면 서울 이라면 기억속의 그 동네는 이미 사라졌을 확율이 크다.. 전부 재개발로 아파트 천지로 변했을테니..


우리 자식들 세대는 말할것도 없다. 그 아이들 에겐 아파트 단지가 고향이다.나중에 사회생활에 지쳐 찾아간다는 고향이 콘크리트 아파트 단지라니... 그나마 아파트 값이 비싸 아무때나 돌아가고 싶다고 갈수도 없다. 사업실패 해도 그래도 받아주는 시골집 고향이 있는 사람들과 돌아갈 곳이 아무데도 없이 낙오하면 절벽을 맞아야 하는 세대들...  현재의 대도시 집중 포화 상태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는 의미로 이전까지 쓰였던 '고향' 이라는 단어를 앗아가 버렸다.



서울 사는 사람들도 요즘은 대부분이 집안 경제 사정이 조금만 삐끗하면 집세 때문에 서울에서 경기로 밀려난다. 그러고도 서울에 모든 행동반경을 둘수밖에 없게되니 자연히 지금 사는 동네에 대한 애착이 잘 안붙게된다. 동네 주변에 연고나 할것이 아무것도 없는경우 더욱 그렇다.


나의 경우도 집안이 몰락 하면서 서울 에서만 살다 갑자기 경기도 민이 된지 십여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 동네가 우리 동네 같지가 않고 성인이 돼서 내려온지라 여전히 낮설고 정이 잘 붙질 않는다. 모든 사람 만나고 하는 행동 반경은 여전히 서울 이다.


강남쪽 경기로 간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내 나이또래 강남권에서 지내온 많은 사람들이 강남을 떠나면 아무것도 할수 없다고 믿는다.. 성인이 돼서 지방으로 내려간 대부분의 내 나이때 주변들이 거의 비슷한 심정으로 강남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는 집안이 몰락해도 강남권을 절대 떠나지 못한다. 강남이 고향이고  생활해왔던 모든 기반이 강남에 있기 때문에 그런 이들은 서울 강남을 떠나 산다는것에 대해 끔찍한 공포감 까지 갖고있다. 그런 사람들이 밀려나간 강남권 안에든 경기지역도 집값이 폭등해서 경제적으로 실패하면 거기서 또 밀려 나간다. 그럴경우 출퇴근 시간만 지옥같은 교통난 속에 하루에 3-4간씩 때우게 된다.


아버지가 이혼하신후 따로 혼자 나가 살던 시기, 분당 땅값도 강북 경기와 비숫했다. 아버지가 집값이 폭등한 강남쪽 경기를 마다하고 파주 지역으로 옮기신 이유는 선친들 묘소도 그렇고 비무장 지대 그나마 남에게 빼앗기지 않고 남아있다는 대규모 문중땅 때문에 종가집 장남인 아버지 에게는 그나마 이 부근이 고향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따로 사신다고 해도 부근에 있어야 가끔씩 들여다 볼수라도 있을것 같아  나 역시 집안 몰락후 부모님 때문에 파주시로 이주했다.


이미 서울을 떠나온지 십몇년이 흘러 서류상으론 완전한 경기도민이 됐는데.. 아직까지 나는 여기 오기전까지 가장 오래 살았던 아파트와 그 주변 동네가 그나마 고향처럼 느껴지고 마을버스 타고 고등학교 다녔던 옛날 고등학교 산꼭대기 자리 (지금은 그 산비탈에 서경 대학교 건물이 들어서 있다.)가 우리 동네 인것만 같다. 돈암동과 대학로 모퉁이돌 미술학원을 다녔고 대학로가 내 놀이터였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대학로 가장 번화가 건물에 작업실을 차려서 매일같이 찾아오는 후배들과 매일밤 술자리로 대학로 터줏대감 놀이도 몇년 했다. 그 다음은 홍대, 강남 신사동 청담동, 일산에 작업실과 사무실을 옮겼고  모든  중요 추억들이 대도시 번화가에 다 몰려 있으니 그곳에 나가면 원래 있던 자리 고향에 온듯한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불행히도 사업 망한후 번화가에 자리잡던 내 아지트는 사라지고 들어가 내가 쉴곳은 사라져서 현실속에 마음속 고향 이란 느낌을 주는 장소는 현실에서 모조리 사라져 버린 셈이다. 마치 고향에서 밀려나고 쫒겨난 느낌?



지금의 대도시 포화 상태에서 대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 역시 어른이 돼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그들에겐 고향이란 단어는 사전에서만 나오는 단어로 성인이 됐을시 단순히 태어나 자란곳에 대한 추억은 차들 혼잡한 거리와 아파트 단지이고 청년이 됐을시는 술집과 환락 유흥가가 될것이다. 우리 세대가 어린시절 많은 드라마 소설 영화속에서 보아왔던 그 시골 고향에 대한 감성은 이제 점점 사람들 마음에서 지워져 간다..  


현재 시골에 내려가 보면 알겠지만 노인들만 남아 할일없이 세금만 잡아먹는 관공서 들이 아무리 기를 쓰고 젊은층을 유입하려고 해도 젊은층에서 시골에 대한 추억이 없고 연고나 생활 정보가 없는데 아무리 자연이 좋다한들 허허벌판에 내려갈 이유가 없다.. 젊은층들에겐 가난해도 더럽고 비좁은 도시 뒷골목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기 때문이다.


사전에 나와있는 '고향' 이란 단어에 대한 뜻은 같을지라도 감성은 이제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바뀌었음을 본다.. 대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젊은 세대들에겐 달리 돌아갈 대 자연속 시골 고향이 없다는것, 지금 살고 있는 이 자리가 현실적인 고향이다. 세대가 바뀌며 테이크 미 홈 컨츄리 로드의 시대가 끝났음이다..


나 역시 현실속에 돌아갈 고향이라고 할만한 곳이 정말 없다. 대부분 그렇듯 어디가 돼던 명절날 찾는 부모님 사는 집이 그냥 고향이고 몸 하나 편히 쉴곳이 있는 방 한칸 홈 이면 족하다. 현실속에 마음이 안착할 고향이 없다면 인간은 의지할 마음속의 고향을 찾게 된다.. 마음속의 돌아갈 집, (Home) 안식처를 찾는것.홈..Ohm..그것이 바로 인간의 신성에 대한 열망 이자 본성이 돌아갈 유일한 '고향' 이 된다.


Limelight

https://youtu.be/NBLupE9-M9o

Going Home - Libera

https://youtu.be/Qmw5-a7ch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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