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들 사회에서 신생아 바꿔치기라는 엽기적 사건을 다뤄 세계적인 충격을 준 베스트셀러 소설이 있다. 친자확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게 만드는 소설.
바로 안돼-르센 작가의 '미운오리새끼' 라는 작품이다.
내용은 오리고기 인줄 알았던 왕따 오리새끼가 커서보니 먹지도 못하는 백조 였다는 충격적 반전으로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내용인지라 스포일러도 아니다.실체가 겉보기와는 완전히 다른것 이라는것을 알려주는 유명한 이야기 이다.
흔히 우리 사회에서 일 안하고 놀고 먹는 사람들을 백수라고 하는데 당근이지 처럼 진화를 거쳐 백조라고도 부른다.
인간은 손을 사용해 생활하는 종족으로 그 사람의 손을보면 대부분 무슨일을 하는지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백수'란 '하얀 손'을 말하는것으로 아무일도 안하고 놀고먹는 사람을 '백수건달' 이라고 칭한다.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빈손을 뜻하기도 한다. 숨쉬고 살아남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환자 생활 몇년돼면 하기 싫어도 백수가 된다.돈이 없는 환자는 그야말로 백수건달 되기 쉽상이다.
펜을쥐고 글을 쓰던 옛날 작가들은 검지 옆구리에 굳은살이 배기는데 요즘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작성하니까 그럴일도 없다. AI 가 사람이 하던일을 대체하게 돼면 백수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백수라도건달만 돼지 않도록..
가진것 없는 백수가 돼면 대부분 사회속 인간 관계들의 실체가 적나라 하게 드러나게 된다. 대부분 돈벌게 해주겠다며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만 접근하던지 잘 나가고 있을때 사람들이 달라붙는 것과는 반대 현상이 주로 벌어진다. 누가 진짜 자기편인지 알려면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백수이고 가진것없이 죽어갈때 누가 진짜 이해득실 관계 없이 순수하게도움을 주려하는지 지켜보라.
이상한 일이다.. 정말 오랜기간 가깝게 붙어 지내던 관계들도 이익관계가 사라지면말끔히 정리되고 내가 잘해준 기억이 없고 서운하게 대하기만 했던 동생들이 도리어 더 이 지경이 된 나를 기억해주고 챙겨주려 한다는점.
20년이 넘게 흘러 나는 기억을 못해도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꽤 있다. 살아온 인생의 기억 데이터에서많은 부분이 지워졌음을 새삼 알게된다. 그들이 백수가 된 나를 위해 일부러 넉넉치 않은 형편임에도 수십만원 마음들을 아낌없이 내서 이것저것 챙겨주려 한다..반면,내 밑에서 일하다성공들한 친구나 동생들은 내가 더 이상 자신들에게 해줄것이 없다는것을 알자 인기척 조차 없이 싹 정리됐다.
부부도 이혼하면 원수처럼 남이 돼는 세상인데 20몇년전 헤어진 여친 남동생과그 친구인 동생들이 누나와 집안의 반대를 거스르면서 까지 죽을병 걸렸다고 찾아 준다는것이 더 고맙다.. 내 입장에서는옛 연인에게 가급적 이렇게 망가진 모습 감추고 싶어 부담가긴 하는데 누나가 장기간 외국 나가 있을때만 눈치 안보고 찾아오는것 같다.
그중 한 동생은 나 주려고 일부러 수소문 해서 40만원 어치 몸에좋은 물이랑 효소등을 사놨다고 한다.양이 많다고 직접 지방에서 차로 실어 공수해 주겠다고 한다..그런것들이필요하지는 않지만 마음들이 고마워 받게된다. 이미 정성들여 물색해서 산걸 무르라고 할수는 없으니까..돈이 많이 남아돌아서 그러는것도 아니고 힘든 노동일로벌은며칠일당치(?)를연락단절 된지20년이 넘은다리건너인연에선뜻 쓴다는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그 동생에게 나는 친구 누나의 옛 남자 친구였던 형이다.) 얼마전 생긴 커피 머신도 그렇고그마음들이 고맙다.밑바닥에 와봐야 알게되고 보이게 되는 고마움 들이다.내가 가장 낮은곳에 쓰러져 있을때 찾아주는 사람들이 실상은 가장 나와 가까운 사람들 이다 라는것을 알게된다.같이 있을땐 짜증나고 별볼일 없다고 구박하던 사람들이 사실 가장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 일수도 있다는것..
내가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드러나게 되는 시기..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 보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정말 가진것 없고 죽음앞에 섰을때진짜 내편이 되어주는걸 보면서 인연이란것이 이어지고 떨어지고 흘러 가는걸 지켜본다. 그 연결이 인위적으로내마음처럼 되는것은 아닌것 같다.상대방의 마음도 중요하니까..돈주고는 절대 배울수 없는 인간과 인생을 바라보는 '진실의 눈'을 얻으려면 그만한 댓가는 필요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