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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ug 08. 2019

3차 CT 정기검사 결과


 6개월만에 이제는 아주 친숙해진 CT 방사능 맞으러 왔다. 수술하고 3번째 맞는 정기검진이다.  6개월 마다 정기적으로 CT 를 찍어 검사해 봐야 한다고 해서 맞아주고 암수치 본다고 또 피 뽑아서 넘겨주고..


결과는 이번에도 깨끗.. 의사 선생님 두분다 군말없이  '아주 좋아요'  한마디 내뱉는다.


더 이상은 항암 받기 싫어서 용기내 포트 뽑았는데 다시 포트 심을일 안 생겨서 다행이다. 위장 전절제술 받은 사람이 하는 정기 검사란것이 또 있다고 해서 피를 또 뽑아 달랜다. 그건 다음에..  


작년까지 가망 없다고 죽을준비 하라고 모질게 짜증내던 항암 선생님도 연수 다녀오시고 나서 CT 랑 혈액수치랑 깨끗해졌다고 환하게 웃어주니 서로 기분이 좋아진다. 작년보다 너무 말랐다고 커피맛 엔커버 같은거 처방해준다고 해서 맛없어서 안먹고 다 버렸다고 괜찮다고 하니 웃으면서 6개월후 다시 보자고.. 신경써 주셔서 진심 감사합니다. 나의 경우, 연초와 전담 두가지를 하는데 줄담배에 줄커피 불량식품 먹어도 암과는 별 상관 없음이 확인됐다.



조영제 약물 맞는것이 싫어서 이전에 부작용 있었다고 엄살부리니 조영제를 빼고 CT 찍는것이 아니라 조영제 부작용 방지 약물이 하나 더 추가된다. 뜨끈한 약물들이 혈관으로 들어올때.. 냄새는 꼭 코로 맡는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된다. 몸안에서 비릿한 약물 냄새를 느끼면서 기분이 몽롱해진다.


암센터는 여전히 돗데기 시장판이다. 암센터는 오로지 나처럼 최후의 최후까지 몰려 아무데도 받아주지 않는 환자들 우선 위주로 운영된다.  1기나 2기 3기등 일반 대학병원등에서 치료 가능한 분들은 그곳에서 VIP 대접받으며 치료 받는것이 훨씬 유리함에도 궂이 이 주차난에 돗데기 시장판으로 오는 이유를 모르겠다.


암센터에서 1기나 2기는 환자 취급도 안한다. 의사들 로테이션도 심해서 담당이 수시로 바뀌고 검사 하나만 하려해도 공장에서 줄서듯 해야한다. 수술해도 빈자리 날때까지 한참 대기하다 3일안에 입원에서 퇴원까지 일사천리다. 사람이 많을땐 항암주사도 피난민처럼 대기실 의자에 앉아 맞아야한다. 어차피 치료비야 산정특례로 나라에서 다 지원돼니 VIP 대접해주며 오래오래 있어달라고 붙잡고 보험비 타내려고 고가의 불필요한 치료들 강요하는 일반 병원들과는 정 반대다. 


암환자는 VIP 라고 지방 병원에서 가벼운 수술후에도 안 놔주고 쓸데없이 방사능 치료받다 새로운 암이 또 생겼다고 흥분하는 사람도 봤다. 좋은제도를 돈벌이에 악용하는 병원과 공짜 의료 좋아하는 환자들이 만들어내는 부작용들인데 선진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국민성' 이라고 말할수 있겠다.



남보기 안 이상하고 가장 자유로운 행동이 가능한것이 자신의 패션이 된다. 올 여름 패션어쩌다보니 하늘거리는 치마바지가 됐다. 50킬로 몸무게로 이것저것 시도해본 결과  편해서 5천원 짜리 치마바지만 계속 입게된다. 


50대 중년 남자가 치마바지 입고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나만큼 마르지 않으면 불가능 하다. 그말은 너무 말라서 어울리는 옷이 없다면 맞는옷보다 반대로 더 헐렁거리는 옷을 입으면 해골  체형이 많이 커버가 된다는 말이다. 여름이라고 반바지나 나시로  뼈를 드러내고 걸어다니는 해골로 빈약해 보이는건 사양이다.


60대로 오인받고 아버님 소리 듣던 올봄에 비해 형태도 많이 양호해져다. 3년간 시체처럼 지내던 시간들을 건너와 점점 사람 몰골로 돌아가고 있다. 태아가 물고기 모양에서 점점 눈코입이 만들어지면서 사람 형태가 되어가듯 다시 재생 시작이다. 내년쯤이면 완전하게 사람 몰골로 다시 돌아갈수 있으리라 본다.


비장 췌장이 없으면 혈액 정화가 안돼 피부가 검어지는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정석이랑 반대로 가는것이 부작용이니까..  나의 경우는 부작용인지 안 검다.내장이 없으면 이런저런 현상들이 생긴다고 하는데 나름 적응하면 되는 문제들이다.


무더위 속에서 가급적 안 돌아 다니려고 하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다면 조금씩 동 반경을 넓혀간다. 다음주는 부천 만화축제 가볼 예정.. 


자동차를 조립해본 사람이 그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처럼 시체같은 몸을 하나씩 복구하면서 배워 가는것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한국말로 이야기해 봤자 곡해없이 귀 기울여 듣는 사람 아무도 없다는걸 경험으로 충분히 알기 때문에 미친소리는  안하는것이 낫겠다. 아직 지금의 인류는 새로운 진실을 배울만한 자격을 얻지 못했다.


훌륭한 진리도 종교처럼 인류에게 카르마와 짐이되고 아인쉬타인의 핵이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처럼 지금의 인간종에게 에고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지식은 선물이 아니라 오히려 죽음을 재촉하는 독이 될뿐이다. 양극화와 사회의 지옥화를 가속 시키느니 차세대 인류를 위해 봉인 하는것이 옳다.


지금의 인류세대는 무엇보다 죽음이 찾아왔을때 대책없이 당하기만 하지말고 극복하는법을 먼저 배우는것에 올인하는 것이 다. 다들 너무도 허약해 쉽게들 죽어 버린다. 삶에서 느끼는 고독 외로움 질투 시기 원망.. 부자도 돼던 뭐가돼던 다 좋은데 엉뚱한거 신경쓰다 병걸려 절없이 죽느니 뭐든지 일단은 생존 하고나서 생각해볼 일이다. 


Tribute to the Innocent:

https://youtu.be/r_Lu07FKV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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