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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ug 17. 2019

만화를 좋아하는 50대 어른이 즐기는 축제

부천 만화 패스티벌 현장에서..


날씨가 선선하니 움직이기 딱 좋다. 어제 새벽에 술먹고 하소연 하는 동생 전화 받다가 날밤 꼬박세고 부천 만화축제 보러왔다. 물론, 남이랑 같이 가자고 하면 욕먹을게 빤해서 혼자왔다.


작년 일년간을 시체처럼 원피스 애니메이션과 만화책 천여권 속에 파묻혀 지냈던지라 아직 내방은 만화책과 영화 DVD가 주인이다.정상 공간에서 생활 하려면 전부 갖다버려야 될일만 남았기에 축제 왔어도 더 이상 책을 사는건 금물이다. 안경닦이 손수건 하나 샀다.


스파이더맨 이다-.. 내가 이 옷 사고싶다고 했다가 꼰대타입 친구에게 한시간 설교 듣고 포기해야 했다. 샀으면 오늘 스파이더 맨 두마리 될뻔했다.. 만화를 좋아하는 중년 어른이..  갖가지 코스프레 한 청소년들과 아이들 보면서 우리도 저럴때가 있었는데... 단지 우리땐 새벽부터 밤까지 입시준비 자율학습에 올인하는 지옥교 생활 이었지. 만화 코스프레는 꿈도 못 꾸던 시대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헬로인 파티를 한다고 한다. 경직된 사회가 그만큼 풀렸다는 반증..  이 무더위에도 두르고 감고.. 온갖 아이들 코스프레가 눈을 즐겁게 하는데 주최측에서 무단 사진 찍는것을 경계해 찍지는 못했다. 요즘 인기 만화에 민감하지 않은 중년 어른이인 내가 알아볼수 있는 캐릭터는 몇개 안된다. 코스프레 정성과 수준들이 우리나라도 이제 장난이 아니다.


요즘 반일 감정이 극에달해 일본 컨텐츠가 강세인 만화축제는 어찌될까 했는데 주최측 행사엔 일본 컨텐츠는 모두 빠진거 같고 아이들 코스프레는 그다지 개의치 않는것 같다. 만화는 만화니까.



아직 사람 몰골이 다 된건 아니지만 나온김에 근방 근처에 있는 고마운 지인들 만나 커피 나눠야겠다. 암환자라고 벌레보듯 하던가 절연한 많은 사람들과 반대로 죽어가고 가장 힘들때 일부러 찾아와 여러 도움도 주고 격려해주신 분들도 있다. 나를 벌래보듯 하는 사람들은 나 역시 원숭이 보듯 할수밖에 없고 도움주고 찾아준 사람들에겐 고마운 마음을 가질수밖에 없다. 


축제를 즐기면서 2년전 죽음과 함께 누워있을때 생각하면 감개가 무량 하다.얼마전 CT 검사하러 암센터 병원가니 코끝이 찡 울컥.지금도 누군가는 그때의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을테니까. 같은 세상 공기지만 그때완 너무도 다르게 느껴진다.죽음의 편안함도 나쁘지 않고 피곤해도 나름 육체속에 살아있다는 것도 좋은것 같다.


퇴원하고 처음 접하는 대중 축제인데 모처폭염도 멈추고 날씨가 좋다. 안자고 안 먹고도 충분히 해피한 날씨다. 만나서 행복한 사람들과 마시는 커피 한잔이면 더는 바랄게 없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더 이상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50킬로 약점을 개성으로.. 올 여름은 해골 컨셉이다.


Song Of Our Homeland:

https://youtu.be/kPa_UKtfy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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