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란 존재는 어떤 악 상황 에서도 살아있기 위해 할수있는 모든것을 스스로 강구한다. 그것을 '생존 본능' 이라고 하는데 주위환경에 적응을 쉽게 할수록 이 수치는 높아지게 된다.
위장,비장,췌장,대장, 내장을 다 잘라내고 이 녀석 사는지 지켜본다. 처음에 적응이 힘들어 그렇지 소장 하나로만 연결된 소화기관이 그럭저럭 생명을 안정되게 유지시켜 가는것을 지켜봤다. 부활하는가 싶더니 소장을 마저 잘라 다시 연결해 보고 또 다시 살아나는가 지켜본다. 이번엔 충격이 큰지 꼼짝 않는다.
"야 움직여봐..움직여.." 막대기로 쿸쿸 찔러본다 "이상하다... 움직여야 되는데...?"
14일간의 금식을 마치고 다시 연결된 창자가 작동 하는지 Testing 중.. 미음을 넘긴걸 보면 조금씩 다시 살아날 것이다. 자꾸 자르고 붙이고 하니까 소장이 화가 난거였어.. 감정이 상하면 삶을 포기 하기도 하니까.. 창자를 세번이나 잘랐다 붙였다 하니까 점점 약해져 가는것도 있고 최소한의 에너지로 연명해야 하는 상황에 능숙해 지는것도 있다.
키우던 어린 거북이를 연못도 없는 도심에서 내다 버리면 어떻게 될까?
하수구에서 살아남으면 닌자 거북이가 된다는걸 우리는 안다. 물론, 쿵푸를 할수있는 늙은 스승쥐를 만났을 경우에 한해서다. 악어새끼를 하수구에 버리면 거대 괴물 악어가 된다. 악어 버린 애 사는 주변엔 분명히 이상한 화학 공장이 있을테니까.. 실제 그럴 확률이 얼마 인지는 몰라도 모든 영화는 그렇다고 하네..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해 살아 남으려 하는것이 생명이 가진 본능 이란것은 명백하다.
"어라.. 그래도 살아난다. 신기하군... "
내가 내 몸속의 내장들이 불평하는 말들을 들으며 지켜보고 있는중이다. 에고의 말장난같은 "이 몸으로 살아 뭐해" 이 따위 넋두리는 아랑곳 없이 생명은 꿋꿋하게 꿈틀대고 다시 살아 나려고 하는 순수한 의지가 있다. 경배할 일이다.. 주변에서도 이젠 모두 내가 다시 툴툴털고 일어날것을 안다. 또 잘랐다고 해도 걱정들을 안해.. 나는 그냥 지켜보는 중이다. 니 뜻대로 해봐.. 죽겠다고 하면 그냥 내버려둘 생각이었는데 몸뚱아리가 살려고 꿈틀대는것을 보면서 이번에도 살겠구나 생각한다.
도배할때 쓰는 벽지풀을 식용으로 쓸때 미음이라고 하는데 오랜기간의 단식후 처음 식사를 할때 테스팅 음식이다. 내장 다시 재가동 미음 테스팅을 하는중..
몇년전 두번째 수술할때 만약, 몇년후 한번 더 내장을 잘라내야 한다고 지금을 미리 알았다면 그때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분명 다신 못한다고 그때 그냥 포기 했을것이다. 넘겼더라도 다가올 미래에 두려움속에 살아야 했을테지.. 지금의 내 인생을 미리 알았더라면 아예 태어나는것 자체를 보이콧 했을수도 있다. 어쨌든, 결론은 죽던가 내장 없이 살수 있는 방법을 찾던가 해야 한다는 것..
지난 3달간의 사회적응 베타 테스팅을 통해 내 육체로 감당할수 있는 한계와 요령을 알았으니 이제 무리할 일은 없다. 고작, 식탐에 대해 오만했던 댓가가 너무 크다. 더 이상 칼맛 보는짓은 싫다. 지긋지긋 하다.
이전엔 원피스 애니메이션을 보느라 시체처럼 지내야 하는 기간을 흥미진진하게 보냈는데 이번엔 무엇에 홀려 통증을 잊고 시체처럼 보내야 하는 시간을 사용 할지를 생각해 본다. 몇 가지가 있다.
PS는 2십년전, 2 건그래이브 에서 멈췄는데 년말에 5가 나오면 이번엔 다시 질러볼까... 지금은 4 프로인데.. 좀 더 기다려 PS5 출시 날짜 소식에 귀 기울인다. (마지막 버전일것 같아서다.) PS5 출시된다고 하면 다시 게임판에 뛰어들 생각을 해본다. 본 게임이 시작 되리라.. 온 라인이나 모바일 게임은 COC 경험으로 봤을때 한번 빠지면 과금이 장난 아니다. 몇백 금방 나간다. 게다가 스트래스 유발과 함께 잘 만든 게임일수록 중독성이 강해 시간 때우기로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것 같다.
다시 기타를 연주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근데 워낙 할만큼 해봐서... 게임이나 악기연주 할 정도의 에너지 여력만 돼도 땡큐다. 책장 넘기기 힘들수도 있으니까..
병원에 시체처럼 있는 기간 와중에도 원피스에 빠져 지내던 생각이 나서 원피스를 다시 볼까 하다가 직구로 맘에두고 있던 피규어 9종 세트 주문해 버렸다. 퇴원 하게되면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야.. 이거 만지고 싶어 퇴원하려는 의지력이 조금은 더 높아졌다.
원피스를 한번 더 보면 이번에도 지나가 버릴거야.. 내가 잊고 지낸동안에도 아직 루피네는 카이도랑 한판 붙고 있을테니까.. 아니면 죠죠를 다시봐도 되겠지.. 이번에도 시간은 무리없이 지나갈 것이다.. 그 이후 무엇이 될지는 나도 몰라 그냥 가보는거다.. 이번 봄날은 지구촌 인류 모두에게 잔인 하지만 나에겐 특히 더 그렇다.. 그래도 어쩌겠나.. 붙잡아도 하늘에 구름 떠가듯 봄날은 간다.
.. 역시 봄날엔 왈츠가 제격이다.
Katherine Jenkins - Ancora Non S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