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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pr 19. 2020

5해인건 아는데 말이지.

아무일도 없었다.


더 이상 개인 불행을 기록 하는것이 별 의미가 없는지라 공개를 꺼려 했는데 그간의 기록들을 위해 지금의 몇달간의 사회 테스팅 과정중  ㅈ됨 역시 기록에 남기는것이 맞겠다..


어쩐지 .. 잘라내지 않고서야  이렇게 아플리가 없지.. 수술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집안에서  자식이 옆에서 죽어가도 티비 삼매경 미스터트롯 보며 탈바가지 처럼 웃고있는 부모에 대한 서운함은 만성이 돼서 괜찮다... 나홀로 쓸쓸히 119 불러 응급실 다가 진짜 ㅈ 됐다. 결국, 압박 감당선이 어디까지 인지 이번 사고로 그 한계를 잘 알게됐다.


* 매일 저녁 일과 스트래스 푼답시고 고기에 술한잔씩 하다가 장 유착증으로 응급실 실려왔다. 배를 갈라보자는 말에 동의했다가 깨어나보니 멀쩡하게 단 하나남은 소장을 이번에 일부 잘라냈다 한다.


실제로 수술용칼 손에쥐고 근질근질 거려서 실습 쌓아 가려고 칼질 기회만 벼르는 의사 많다. 나와 동갑인 가수 신해철이 장유착 수술받고 년전 괜히 죽었겠는가.. 내가 그 입장 되고보니 극도의 고통속에서 죽었다는것만 알겠다. 유명인 이라서 그나마 억울한 사고사에 주목이라도 받았다고 본다.


어찌됐던 이제 멀쩡한 내장은 진짜 하나도 없는 망신창이 몸이 돼 버렸다. 매일 남의 내장  르는게 직업인 의사 선생님은 과연 칼을 댄것과 안댄 내장의 차이를 어느정도나 자각하고 을까.. 그저 얼만큼 잘라내면 환자가 산다 죽는다 거기까지만 대부분이 데이터로 생각하며 생존에 대한 고통은 전적으로 환자의 몫이다.



새로오신 선생님인데 두루마리 휴지 한두장 정도 잘랐다는듯  별것도 아니라고 웃으면서  "아직 소장 많이 남았어요" 말하는것 보면 자신 내장도 그렇게 취급할란가... 몇년전 단체전에서 위장파트   맡았던 치아에 교정기 낀 젊은 여의사가 위장 조금 남겨봤자 의미도 없고 해서 그냥 다 잘랐다고 무성의하게 말하고 그 뒤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게된 때와 기분이 비슷하다. 날씨가 안 맑아서 그냥 다 잘랐는지.. 의사들은 내가 쇼크를 안 먹을거라고 생각 하는걸까.. 다들 별것 아닌것처럼 쉽게 잘랐다고 물어봐야 말을 하네..  


개복해보니 상황이 잘라 낼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믿는다, 그것이 맞을것이다. 기증했다고 샘플 얻자고 자르거나 귀찮다고 자르진 않았을테지. 고통에 대한 섭섭함이 억지로 억측과 오해를 만들어 내려 한다.


소장 하나는 그래도 멀쩡한 유일한 소화기관 이라고 하이브리드로 가자고 위안 받았는데 그나마도 잘라 붙이는 바람에 누더기가 됐다. 유일하게 누더기 짜깁기 내장이 되어선 안된다는 나의 바램 의사 에게는 전혀 중요한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는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병원에서 도망쳤을 것이다. 되돌릴길이 없으니 황당한거다. 어쩐지 배 가르자고 할때 부터 도망치고 싶었어 ..명성이 자자한 선임의 실력을 눈으로 보고 싶었던걸까.. 전부 수술 안한다고 했다가  한번 시작하니 집단으로 자기칼들 내몸속에 집어넣은 의사들 도데체 몇명인거냐.. 그래도 이번엔 살리겠다고 담근건데... 부활 하려는 시간대에 또 칼맞음 ㅋ 


장 마비란게 개복해서 그냥 주물럭주물럭 하면 해결 될줄 알았어.. 나 정말 운 나쁜 사람 맞지? 내장이 이전엔 하이브리드 소장 이었다가 프랑켄 소장 하나인데 인간은 맞는걸까나.. 마약 범벅속에 며칠간 시간이 없어지는 시체놀이중.. 덕분에 간만에 푹 원없이 잤다.조금만 움직여도 창자 끊었다 이어붙인 고통이 따르니까 가급적 안 움직이는것이 장땡. 배에 호치키스는 이전의 이쁘게 아물었던 자리를 다시 개복해 몬스터처럼 징그럽게 붙여놨다. 끔찍해..


아무일도 없었다..

껍데기는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시 47킬로 해골로 복귀 그대론데 뱃속이 다시 온통 난장판이 되었네.. 위장 비장 췌장 대장이 없는데다 하나남은 소장까지 잘라 이어붙인 상황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고 넘길수밖에 없음을 알게된다. 에고가 어찌해볼수 있는 문제가 아냐.. 장을 너무들 쉽게 잘라내고 아물길 바라는데.. 본인이 직접 해보면 정말 기절할만큼 아프다는걸 실감할거다.. 요즘은 외부는 호치키스 마무리라 더 아픈거 같다. 삼년을 잘라냈음 그만 했어야지 소장 하나 남았다고 그것마저 해먹고 ㅈㄹ이니.. - 나한테 스스로 자책해 하는말이다 -


 상태를 알면서 자기 칼도 마저 대고 싶어하는 의사심리는 무엇일까.. 겁이 안나나.. 아니면 반대로 죽어도 탈없다고 여겨 더 홀가분한걸까..


웃음만 나는건 삶에서 바짝 독이 올라간다는 증거다.  이전의 자신 에고가 어리석고 웃겨서 이기도 하다. 어떤 형태로 어디로 몰고갈건지 인간이 아니어도 좋아 거기까지 갈수도 있어.. 소장하나에 의존하는것도 임시였고 이젠 진짜 멀쩡한 소화장기가 하나도 없는데 앞으론 어떻게 해야 할까나..  답없다. 살아보면 알까나.. 금식 일주일 넘었는데 담배도 끊었다 !!!  흡연 욕구도 생존욕구와 물림 한방에 깨갱임을 알았다. ( 암센터는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이 노인 환자들 인지라 외부면회 금지에 외부와 차단 철벽방어 진지 구축중이다. )


조로의 아무일도 없었다.

 

창자 잘라내기, 끊어서 이어붙이기를 삼년동안 할만큼 하니 이젠 익숙한지라 덤덤을 넘어서 농담 여유까지 있다. 그저 아무일 없던것 처럼 시침 뚝 때고 살아야 한다. 고난을 넘을수록 또렷해 지는것이 삶의 마스터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어간다. 


그냥 일상이 지나갈 뿐이야..



Ballade pour ma mémoire:

https://youtu.be/EWnjP8xkuG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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