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던70년대, TV 만화영화중 '신조인간 캐산'을 무척 재밌게 봤고 캐산의 마스크 코스프레를 무척이나 하고 싶어 했었다. 우리나라 에서도 캐산과 바벨2세를 짬뽕한 마스크맨 황금날개 1.2.3 이 태권브이와 함께 인기를 모았다.
요즘은 코로나 사태로 모든 사람들이 캐산 마스크 코스프레를 한다. 바깥에 나갈때 마다 나는 어릴적 '캐산'이 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던 동심을 떠올린다.어린애는 왜 인간을 포기하고 기계(?)로 전투머신이 된 캐산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자학하고 괴로워 하는지 이해하기는 불가하다. 인간으로서 그만큼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인데 로보캅처럼되고싶어 하는건 어린애들 밖에 없을것이다.인간은 나약해 보여도 역시 기계보다는 이 감각적이고 유기물질인 지금의 육체가 더 좋다.(캐산은 세포가 나노(?)물질로 바뀐 초인 신조인간 이다.)
엉망인 실사판으로 영화는 팬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봉합 마무리가 잘못돼 벌어져 다시 재치료를 받아야 하는데도 임시로 테이핑 하고 퇴원을 했다. 마무리 호치키스 봉합 or 제거한(?) 어린 초보 의사의 판단 미스다.
배가 아픈것 같다고 하니 한마디 들은듯 속이 아픈거 아니냐며 자신은 억울(?)하다는 듯 이야기 하길래 깜짝 놀라서 " 속이 아픈거면 더 큰일 아닌가요??" 했더만 그건 그렇다고 하면서 호치키스 때문에 아프다는 말 듣기 싫다고 생각했는지내 생각엔 너무 일찍 심을 제거해 버렸다. 일반적으론 아물 시기는 지났지만 나의 경우 가른 자리를 또 덧 가른지라 재생이 늦다는걸 의사가 몰랐다고 본다. 진피가 고름처럼 흐르고 벌어져 버렸다.그렇다고 퇴원 하기로 한것을 무르기도 뭐하고 해서 이틀후 다시 외례로 소독하기로 하고 나왔는데 .. 담배 한대 피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나의 경우 일반 연초를 즐기고 전담도 기기별 액상별로 잔뜩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담배는 '롤링 타바코' 라고 직접 손으로 말아피는 종류다. 전담 50 연초40 롤링 10 % 비율로 즐기는것 같다. (가끔 시가와 물담배도..) 20대 유학 시절 유럽에서 내내 필터도 없이 찬송가와 영어사전 앞뒤를 뜯어 전부 말아폈던 골초 였던지라 어지간히 인이 배겼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드럼'인데 한국에선 구하기가 쉽지않다.
찬송가와 사전을 뜯어 말아핀 이유는 5시 이후 매점들이 모두 문을 닫아서 저녁때 예기치 않게 말아필 종이가 떨어졌을 경우 살곳이 없어서다.
나의경우는 자전거 타면서 한손으로도 쓱 침한번 발라 원하는 굵기로 순식간에 말 정도로 담배 마는법에 대해선 도가 텄다.20대 이후엔 마는것이 귀찮아서 기존의 연초를 피고 롤링은 요즘 구하기가 쉬워서 하루 한두가치 정도 생각날때만 가끔한다. 2주간의 금연기간 동안 담배 생각이 안나서 끊을수도 있었지만 뭔가 생존과 퇴원을 기념할만한 액션이 담배 한모금 외엔 안 떠올라 병원 밖을 벗어나자 마자 다시 흡연을 한다.
퇴원 하자마자 집에 도착해 이것저것 청소를 시작하고 경기도 재난 기본 소득이 지급된다는 소식에 목매달고 기대하고 계시는 아버지 카드를 발급받아 아버지 집을 방문한다.
2주 밖에 방치하지 않았음에도 얼마전 새로 갈은 자동차 밧데리가 방전돼 버렸다. 재생 밧데리에 사기당한것이 분명함에도 업체가 아니라 발뺌하면 그것을 소비자가 입증하기는 결코 쉽지 않음을 긴급출동 기사에게 물어보니 알겠다. ( 알게된 사실, 장기간 방치시 자동차 밧데리 방전의 가장 큰 요인은 블랙박스 다.) 어쨋든.. 다음날도 봉합 치료를 위해 병원을 계속 방문해야 하므로 당장 운전을 안할수가 없는 상황인지라 다시 운전대를 잡는다.
내가 방문하자 아버지가 해골로 다시 변모된 나를 보고 어린애처럼 울기 시작한다. 다시 입원해 또 절제 수술을 받았다고 소식을 들었던지라 이번엔 틀림없이 죽는다고 생각 하셨었나 보다.
미국에 있는 동생은 방금 큰 수술 받은 사람이 퇴원하는날 부터 돌아 다니며 밤새고 드라마 보냐며 난리를 친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고 한다. 곳곳에 발견되지 않은 시체들이 무더기 쌓여 있다고 한다. 요양원에 경찰이 가보니 시체만 잔뜩 쌓여있고 간호사들은 전부 도망간 상태였다고 한다. 드라마워킹데드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것 같다.
어설프게 돈 번다고 나댔다가 병원비가 더 든다는것이 증명 되었으므로 당분간 사회생활은 접는다. 집에서 요양겸 방콕을 해야 하는것이 필요할것 같아 가장 저렴한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넷플릭스 라는 신개념 괴물을 즐기는 비용은 한달에 만4천원 정도면 된다. 과거 백수가 즐기던 비디오 대여점 시절보다도 싸다. 퇴원하자 마자 넷플릭스에 가입해 나만이 없는 거리 일본 만화 원작 드라마를 12회 까지 이어보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인 지금.. 새벽에 침대로 옮겨 두세시간 자고 일어나 보니 온몸이 노곤노곤... 그동안 온갖 약물에 쩔은 육체의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함을 느낄수 있다. 다시 일상 복귀 시작.. 육체 복원은 이전에 이미 해본것들이라 시간이 점점 단축됨을 알수있다. 퇴원한지 하루만에 벌써 통증이 아물고 움직이는데 그다지 고통 스럽지 않음을 느껴본다.
내장도 상태가 그런데다 치통으로 얼굴뼈 반쪽이 아파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 어떻게 47킬로 해골이 된 육체에 살을 다시 채우는가.. 가 막막하다.. 하지만 다시 사람 몰골은 될것이다. 해봐서 안다는건 바로 그런거다..이전 수술땐 지금처럼 움직이는데 6개월 이상 걸린것 같은데 이번엔 수술하고 열흘후 퇴원해서 움직일수 있으니 회복기간이 익숙해진만큼 빨라졌다. 밀림에서 벌레 먹는것 보다 나같은 사람을 '생존' 전문가 라고 하는것이 더 맞는것 같다.
운이란 것은 누구도 예측 불가능 하기에 무슨일이던지 예행과 베타테스트는 그래서 꼭 필요한것이다. 삶에 있어서 아는것이 많아지는 만큼 의문은 줄어들고 실수를 줄이고 실패 확률을 줄일수 있다. 회복하는데 있어서 유일하게 필요한 시간.. 그 시간을 어떻게 무사히 유영하는가가 현재의 내 눈앞에 놓여진 관건이다.잘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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